급성장한 저가항공사 시장

▲ 저가항공사 에어서울의 출범이 가시화됐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 에어서울 출범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저가항공사 과다경쟁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에어서울 설립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저가항공사들은 과다한 경쟁과 함께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저가항공사들은 올 상반기 국내선 시장에서 54%의 점유율로 대형항공사를 압도하고 있으며 국제선에서도 13%를 웃돌며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국내 제주항공 등 5개 저가항공사들의 올해 1월~9월 운송여객수는 지난해(2043만명)보다 22.6% 증가한 2505만명으로 늘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같은 국내 대형항공사의 이용객이 2141만명에서 2191만명으로 2.3%증가한데 반해, 저가항공사는 이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운항편수도 대형항공사는 감소하는 반면 저가항공사는 이보다 늘었다. 대형항공사의 운항편수는 15만2544편에서 15만419편으로 감소했고 저가항공사는 13만편에서 15만편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저가항공사의 이러한 성장세는 공격적이고 다양한 노선확보와 저비용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등을 꼽는다.
 
◆아시아나항공, 저가항공사 통해 실적 개선 나서
 
이에 아시아나항공도 저가항공사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서울이 LCC 사업 면허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저가항공사에 점유율을 뺏겨 지난 2분기 영업 손실을 본 아시아나항공이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에어서울 설립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 3분기 영업이익이 600억 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지난 19일 국토교통부에 LCC 사업면허를 신청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에 이어 국제선을 기반으로 한 일본, 동남아 등 운항을 맡을 에어서울 설립을 추진해 왔다. 지난 8일엔 금호석유화학이 떠나면서 공실이 된 금호아시아나 본관 일부층에 에어서울 본사를 입주시켰다. 지난 13일에는 에어서울이 145억 원 규모로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 100%를 확보하는 동시에 국토부 국제항공운송 사업면허 신청요건인 자본금 150억 원을 채웠다.
 
이르면 내년 중순 일본노선부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서울은 사업면허 신청과 함께 신입공채도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동남아와 일본 등 현재 아시아나가 운항중인 중·단거리 노선을 에어서울에 분산시켜 운영효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계 저가항공사들까지 대거 국내에 진출해 시장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에 맞설 수 있는 새 저가항공사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합리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기 때문에 에어서울이 출범했다고 해서 아시아나항공이 곧바로 장거리 노선을 확대하거나 신규노선을 취항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에어서울 출범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방향도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들, 지속적 반대
 
에어서울의 가세로 국내 저가항공사 업계는 6개사 경쟁 구도로 확대 될 전망이다. 기존에 있던 제주항공과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에 이어 에어서울이 가세한다. 국내 저가항공사들은 시장 포화를 우려하며 에어서울의 출범을 반기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은 국토교통부에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또 다른 저가항공사 설립은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국적 항공사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이 과열된다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에어서울 출범소식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은 전혀 변화가 없다”며 “현재 외항사들의 국내 진출도 그렇고 대형 항공사들이 계속 이렇게 저가항공사들을 출범하면 그렇지 않은 저가항공사들은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항공사들이 자신들의 경영 효율성을 위해 저수익 노선을 저비용항공사로 분리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결국 대형항공사들의 독과점 체제를 야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의 자회사 진에어 관계자는 “아직 에어서울이 취항하게 될 노선과 운항할 항공기 모델, 좌석의 수, 항공료 등 결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에어서울에 대한 섣부른 평가는 하지않겠다”며 “경쟁을 하게 된다면 경쟁을 할 거고 다만 에어서울이 어떤 전략을 갖고 나올지 좀 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 시사포커스 / 이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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