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 싱가포르항공 투자금 안받기로

▲ 한국거래소는 20일 제주항공이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연내 상장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제주항공
제주항공이 국내 저가항공사들 중 처음으로 증시 상장에 나선다. 한국거래소는 20일 제주항공이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연내 상장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한국거래소가 제주항공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한 후 현지 심사를 거쳐 두세 달 내로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제주항공은 예비심사 통과 결정이 내려지면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제출하고 공모를 진행한다. 공모가 마무리되면 상장신청서를 제출하고 최종적으로 거래소가 상장 승인을 통보하면 주식 매매거래가 시작된다.
 
당초 제주항공은 투자금 유치를 위해 싱가포르항공과 협상을 진행해왔었다. 지분 20%에 대한 투자금을 받는 조건으로 싱가포르항공의 동남아시아, 호주 노선 등으로 진출 범위를 확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결국 외부 투자자금을 받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올해 2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외부 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8%나 증가한 323억1460만원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항공사업계에서 2분기는 비수기로 분류되지만, 제주항공은 당기순이익을 112억원이나 냈다.
 
따라서 제주항공은 향후 외부 자금 유치 없이 현재 주주구성 그대로 상장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주구성을 보면 최대주주인 AK홀딩스가 지분 68.37%를 가지고 있고, 애경유지공업이 16.32%를 보유해 애경그룹이 지분 총 84.69%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최근 애경그룹이 제주항공 상호를 ‘AK제주항공’으로 변경하는 안을 추진했던 이유가 이해된다. 제주항공 상장 전에 애경그룹의 계열사로써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제주항공 지분 4.5%를 가지고 있는 제주도와 제주도민들의 반발이 심해지면서 상호 변경은 결국 불발됐다. 제주항공은 상호 변경과 관련해 “법인명만 바꾸는 것”이라면서 “항공기와 홍보물 등 고객이 실제 접하는 상표명인 제주항공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제주항공은 2005년 애경그룹과 제주특별자치도 합작으로 설립된 저가항공사로 지난해 5106억원의 매출과 32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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