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지지 선언에 친족 vs 임직원 구도 형성

▲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다툼에서 양 측을 지지하고 있는 세력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다툼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양 측을 지지하고 있는 세력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5일 롯데그룹 계열사 노동조합 위원장 19명으로 구성된 ‘롯데그룹 노동조합 협의회’는 잠실 롯데월드에 모여 “신동빈 회장에 무한한 지지와 신뢰를 보낸다”고 선언했다.

노조 협의회는 “경영 능력과 자질조차 검증되지 않은 자와 그를 통하여 부당하게 그룹을 침투하려는 소수의 추종세력들이 불미스러운 수단 방법으로 그룹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이들의 행태를 더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경영 능력과 자질조차 검증되지 않은 자’가 사실상 신동주 전 부회장을 가리킨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신동빈 회장의 경영 능력이 이미 검증됐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4일에는 한국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 37명과 일본 롯데홀딩스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의 사장단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롯데 사장단의 단체 행동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문경영인들이 재벌 오너 일가의 후계 다툼에서 공개적으로 한 쪽의 손을 들어준 것은 이례적이다.

사장단도 역시 신동빈 회장의 능력을 거론하며 “롯데그룹을 이끌어 갈 리더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라고 밝혔다. 같은 날 신동빈 회장 측근으로 분류돼 온 쓰쿠다 사장 역시 “법과 원칙을 기본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신동빈 회장을 존경한다”면서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틀에 걸쳐 직원들과 경영진이 모두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나선 셈이다. 적어도 내부 기강 단속이라는 측면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완승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동빈의 남자로 불리는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부회장과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 사장, 그리고 소진세 그룹 대외협력단장도 신동빈 회장 측으로 분류된다. 이들 세 사람은 최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자필로 쓴 해임지시서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의 롯데캐피탈 대표이사와 일본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을 겸임하고 있는 고바야시 마사모토 대표도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분류된다.

반면 사태 초기부터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해 온 세력으로는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한 친족들 정도가 꼽히는 데 그치고 있어 양적으로는 대조적인 모습이지만, 그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널리 알려진 대로 신격호 총괄회장은 현재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마음을 돌리고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최근 공개된 동영상에서도 신동빈 회장을 성토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 측이 건강이상설을 꾸준하게 제기하고 있지만 여러 정황상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복 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경영권 분쟁 사태 초기부터 조명을 받아 왔다.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주요 계열사 지분이 비슷한 만큼 신영자 이사장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속속들이 제기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역시 신동주 전 부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신선호 사장은 최근 어느 한 쪽을 지지하고 있지 않다며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기도 했지만 업계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행도 신선호 사장의 설득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5촌 형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 역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출국시 함께 동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난 주 입국했던 두 형제의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 씨는 아직 어느 쪽을 지지하고 있는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우리사주 관계자들도 우호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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