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로 옮겼던 서울사무소,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원대복귀

▲ 지난해 11월 취임한 강원랜드 함승희 사장이 취임 6개월 만에 비싼 임대료를 국감에서 지적받았던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서울사무소를 다시 옮긴 것을 두고 국회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1월 취임한 강원랜드 함승희 사장이 취임 6개월여 만에 서울사무소를 마포에서 강남으로 원상복귀시켜 구설수에 올랐다.

30일 강원랜드 등에 따르면 지난달 강원랜드는 마포에 위치한 서울사무소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원대복귀’시켰다. 국정감사에서 비싼 임대료를 지적받고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서울사무소를 마포로 옮긴 지 6년여 만으로, 해당 건물은 강남에서도 사무실 임대료가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곳이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2월 기획재정부에 의해 방만경영 중점관리 기관으로 선정됐다가 지난해 10월 30일에서야 해제됐다. 이에 방만경영으로 질타를 받은 지 반 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굳이 서울사무소를 강남파이낸스센터로 다시 옮긴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강원랜드 서울사무소는 과거 2008년 국정감사에서 지나친 임대료 지출을 이유로 호된 질타를 받은 뒤 마포로 이전한 바 있어, 함승희 사장의 조처가 국회를 무시한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강남파이낸스센터 임대료 최고 수준
강남파이낸스센터는 강남에서도 임대료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지난 2013년 한 매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위가 당시 을지로1가에 위치한 삼성화재 본사의 ‘3.3㎡ 당 13만3000원’으로 조사되는 등 주로 강북 도심에 위치한 빌딩들이 임대료가 높게 형성돼 있다.

다만 강남권은 상대적으로 강북 도심에 비해 임대료가 밀리는 편이다. 이는 강북 도심의 빌딩들 주변에 주요 관공서, 언론사, 금융기관, 외국계 회사 등이 위치해 업무 접근성이 좋고 전용률이 10%p 정도 높아 계약 면적 대비 공간을 더 넓게 사용할 수 있어서다. 당시 조사에서 중구 을지로 롯데빌딩이 12만6000원, 중구 회현동 스테이트타워 남산이 12만2000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과거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던 테헤란로 중심에 위치한 강남파이낸스센터는 강남권에서는 군계일학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오피스 빌딩이다. 단일 빌딩 중 최다를 자랑하는 31개의 엘리베이터, 건물·사무 자동화와 정보통신의 결합 등 통합관리 시스템, 화상회의시스템 등 빌딩자동화 시스템 등을 자랑한다.

이렇다보니 중소형 빌딩의 평균 월 임대료가 5만원 선인데 비해 강남파이낸스센터는 지난해 말 기준 3.3㎡당 10만5000원선으로 파악된다. 입주 초기 IT기업이 주력이던 강남파이낸스센터는 벤처 열기가 가라앉은 후에도 구글코리아 등 IT업체들이 입주해 있고, 이베이코리아, 월트디즈니, 삼정KMPG 등 유명 법인들이 바글바글하다.

부동산프랜차이즈 RE/MAX(리맥스)의 국내 지사인 리맥스 코리아가 지난해 대한민국 최고 오피스 빌딩에 서울파이낸스센터와 함께 강남파이낸스센터를 꼽기도 했다. 입주 대상을 선정할 때 자체 심사위원단을 구성해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국감서도 비싼 임대료 지적
강원랜드 최대 주주가 정부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이처럼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다시 원상복귀 시키고 강남에서 비싼 임대료를 굳이 지불하는 것이 방만 경영의 일환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강원랜드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광해관리공단과 강원도가 설립 주체인 강원도개발공사, 정선·태백·삼척·영월 등 도내 폐광지역 4개 시·군 등 정부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마포로 서울사무소를 옮기기 이전인 2008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홍장표 새누리당 의원이 강원랜드 조기송 전 사장에게 지적한 내용을 살펴보면 당시 강원랜드의 서울사무소에는 사장 집무실,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세일즈팀, 대외협력팀, 스포츠단 등이 위치했다. 당시에도 강원랜드의 서울사무소는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있었다.

홍장표 의원은 이를 두고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가 가장 비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하고 있는데, 한 달 임차료가 무려 7350만원이고 관리비가 매달 2800만원으로 한 달에 1억 가까이 되는 금액이 지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을 받은 조기송 전 사장은 “옮길 검토를 하겠다”고 답했고, 뒤이어 취임한 최영 전 사장은 2009년 2월 강북 마포로 서울사무소를 이전했다.

당시 최영 전 사장은 이 과정에서 사무실 면적을 60~70% 줄였고, 월 임대료 등을 줄였다. 서울 상주 직원도 60명에서 30명으로 절반 가량 줄였다. 함께 마포로 이전했던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는 2010년 강원랜드 KL중독관리센터로 이름을 변경하고 2012년경 정선으로 옮겨졌다. 마케팅·판촉 부서는 이번에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옮겨지기 전에 강남 캐피탈타워에 있어 분리된 상황이었다.

당시 최영 사장은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아 6본부 14실 52팀이던 기존 조직을 3본부 9실 37팀으로 줄이면서 “본사가 정선에 있는데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같은 곳에 임대료를 연 12억원이나 내면서 사무소를 두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평하기도 했다. 현재 강원랜드 조직 부서는 4본부 13실 52팀 1위원회 1단 1센터로 다시 늘어났다.

◆함승희 사장, 국회 무시 지적도

▲ 강남에서 가장 비싼 임대료를 자랑하는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옮긴 것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업무 및 마케팅 효율성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아울러 강원랜드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면적 등에 관한 사항에도 오류가 있다며 의혹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국감에서 지적된 사항에 따라 전임 사장이 취한 조치임에도 지난해 11월 취임한 함승희 사장이 강원랜드 KL중독관리센터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서들을 ‘원대복귀’시킨 셈이다. 일각에서는 “함승희 사장이 국회를 무시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이 강원랜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강남파이낸스센터로 다시 서울사무소가 원대복귀하면서 늘어난 임대료는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자료에는 기존 마포에서 임대면적 612.82㎡에 보증금 2억원, 월 임대료 2000만원, 월 관리비 800만원 수준이었다고 돼 있다.

반면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이전한 후에는 임대면적 1209.39㎡, 보증금 3억9500만원, 월 임대료 3900만원, 월 관리비 1500만원이다. 모든 면에서 2배 가량 늘었고 한 달 지출액만도 2800만원에서 5400만원으로 껑충 뛴 것으로 알려졌다.

박완주 의원은 “강남에 있던 사무실을 철수하고 마포로 이전한 것은 업무를 원활히 추진하고 국회 밎 정부기관 출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냐"며 "서울사무소를 다시 강남으로 이전한 것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원랜드 “자료에 오류 있어…그 정도는 아냐”
하지만 강원랜드 측은 강남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한 측면이 컸고, 자료들에도 오류가 있어 지나치게 의혹이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이날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면적이 두 배가 늘어났다고 하는 것은 오류”라며 “마포와 강남으로 나뉘어있던 면적을 합하면 총 964㎡이며, 이번에 늘어난 면적은 243㎡정도(약 35평)”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마저도 늘어난 부분은 회의실 부분에 불과하다”고 덧붙이고, 인원에 대해서도 “현재 30여명 정도만 남아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마케팅·판촉 부서가 위치했던 강남 캐피탈타워에 비해 3.3㎡당 임대료는 9% 정도 인상된 수준”이라면서 지나친 지출이라는 의혹에 반박했다.

그는 강남 통합 이전 배경에 대해 우선적으로 기존 체제의 불편함을 들었다. 이 관계자는 “서울사무소가 마포에 있을 때는 같은 사무실을 두 군데서 운영하다보니까 아무래도 불편했다”면서 “미팅이나 큰 회의를 하려고 해도 공간이 확보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회의실이 없어 사회공헌위원회나 자문위원회 고객 거래처 회의등의 수요가 증대됐고 이사회라든가 각종 계약 심의를 할 때의 필요성이 늘어났다”면서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업무의 집중도라든가 효율성 증대를 위해 통합 이전이 된 것이며, 실제 늘어난 부분은 회의실 정도”라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업무상 효율성 측면에서도 강남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세일즈 판촉 대상인 주요 기업 및 동종업계가 주로 강남 지역 테헤란로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MICE활성화 차원에서 외국인 고객 유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도 강남으로의 이전이 필요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강남으로의 통합 이전이 필요했기 때문에 임대료 등의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빌딩 소재 위치에 따라 퀄리티가 달라지지 않느냐”면서 “우리는 마케팅적 측면에서 아시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지향하는 복합 리조트를 표방하고 있고, 동종업계 등이 전부 그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영업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강남으로 옮기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더구나 마포와 강남 모두 임대차 만료 기간이었으며, GS빌딩, 강남 캐피털타워 등 강남 세 군데를 포함 총 네 군데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강남파이낸스센터를 선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마포같은 경우는 공간이 없다보니까 전용률이 52%인데, 강남캐피탈타워나 강남파이낸스센터는 46%대”라면서 “그러다보니까 마치 임대 면적이 엄청 늘어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