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무용론 제기…“결정적 자료 제출 거부, 청문회 형해화 되고 있어”

▲ 새정치민주연합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검증을 위한 결정적 자료들을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청문회가 무의미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맹성토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야당은 황 후보자가 결정적 자료들에 대한 제출을 거부함으로써 제대로 된 청문회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맹성토했다. 언론 등에서 야당에 ‘한방이 없다’고 지적한데 따른 해명성 성토기도 하다.

황교안 후보자가 결정적 자료들에 대해 제출하지 않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메르스 국가적 비상사태가 발생하면서 황교안 청문회가 상대적으로 이슈에 묻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NS 등 일각에서는 메르스 사태로 황교안 후보자가 수혜를 입고 있다는 비아냥거림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제출 거부,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것”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여러 의원들이 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자료를 제출 안 해서 청문회가 어렵다고 말씀하신다. 언론에서는 ‘한방이 없다’고 하는데 자료가 없다”며 “마치 레포트도 내지 않으면서 학점을 달라고 하는 학생이나 마찬가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부의장은 그러면서 “총리가 되고자하는 자는 누구라도, 청문회를 위해 청문회 위원들이 요청하는 자기 신변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며 “국무총리는 나라의 중요한 자리다.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는 애국가 4절을 외우는 정성보다도 엄정한 검증을 받기 위해 자료를 내놓는 정성이 더 큰 애국심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원식 의원도 이 자리에서 “한방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자료가 없었다”고 성토했다. 우 의원은 “그러나 전관예우 비밀의 문을 열 빗장이 풀렸다. 황교안 후보자 119건 수임사건의 내용을 검증해야 되는 이유”라며 “국민이 원하는 국무총리는 전관예우 덕이나 보는 유능한 변호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형 로펌에서 고위 공무 퇴직변호사가 어떻게 벌었는지는 법을 위반하지 않는 이상 문제가 될 게 없지만, 국무총리 후보자라면 다르다”면서 “황 후보자가 대형 로펌에서 수임한 사건을 국회인사청문회가 검증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후보자 본인이 변호사로서 전관예우 덕을 본 것이 아니라면 당당하게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검증에 임하는 길밖에 없다”며 “끝내 자료제출을 거부한다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것을 말하는 것일 뿐이다. 국회에서 이런 일을 검증하자고 인사청문회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석 수석부대표는 “불리한 자료는 제출하지 않고 이미 있는 자료인데 끝가지 제출하지 않다가 현장에서 공개해 청문위원들의 뒤통수를 치고 있다”며 “수싸움은 앞서서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청문회에서 무수히 있어왔던 일들이다. 그러나 이는 총리 후보자가 따라 할 일은 결코 아니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춘석 부대표는 “황 후보자는 늘 법과 원칙을 중시하며 법치주의의 수호자임을 자임해 왔다. 이것이 황 후보자가 총리로 지명된 유일한 이유”라며 “이런 후보자가 편법적 행위를 일삼는 협의회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옳지 않다. 평소 소신대로 법치주의를 존중한다면 정정당당하게 자료를 제출하고 공직자로서 적격성을 검사받으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 부대표는 “이를 거부하는 것은 황 후보자 스스로 총리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계속 그러한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당도 황 후보자의 총리 인준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상태로 청문회 진행 무의미”
박광온 의원은 청와대를 향해 “인사검증팀에서 황 후보자의 변호사 수임자료를 비롯해 국회 인사청문위원회에서 요청한 자료를 황 후보자에게 요청했는지, 했다면 황 후보자는 관련 자료를 제출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밝혀주기 바란다”며 “만일 청와대에는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국회에는 제출하지 않았다면 이는 오로지 대통령만 쳐다보고 국민을 무시하는 자세라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만일 청와대에도 자료를 내지 않았거나 청와대에서 처음부터 자료를 요청하지 않았다면 청와대의 인사검증은 할 필요가 없는 구멍 난 검증이라는 것을 스스로 실토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황 후보자는 자료 정보를 성실하게 제공하고 진지하게 검증받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이언주 원내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을 통해 “황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아 검증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이번 청문회의 최대 쟁점인 변호사시절의 전관예우 및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된 결정적 자료가 제출되지 않고 있어 청문회가 사실상 형해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황 후보자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며 발뺌해 왔다. 그런데 정작 검증을 위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을 보니 그간의 말은 곤경을 회피하기 위한 거짓에 불과했던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이 상태로는 인사청문회를 계속 진행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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