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유통·건설 비상…제약업계는 줄줄이 상한가

▲ 메르스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항공·유통업계는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이용객 및 매출 감소가 일어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고, 건설업계는 수많은 중동 임직원들의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시스

중동호흡기증후군, 일명 ‘메르스’ 공포가 국내에서 날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항공·관광업계와 건설업계에는 비상이 걸린 반면 제약업계는 때 아닌 ‘특수’를 누리는 등 산업계 전반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스 전파의 매개체가 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항공·관광업계는 메르스 확산의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정을 취소하거나 메르스 전파의 주범으로 몰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메르스 전파의 주요 경로로 지목될 수밖에 없는 항공사들은 의심 환자 발생시 처리 절차와 예방 수칙 등을 엄수하도록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바이러스 오염 가능성이 있는 항공기를 철저하게 소독하는 등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중동 직항 노선 3개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중동 노선과 중동 지점에 마사크, 손 소독제 등을 비치하고 승무원 교육 강화, 기내 보호구 탑재 등의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현재 중동 노선 객실승무원들을 대상으로 감염예방수칙을 주지시키고 해당 기내에 마스크와 손세정제 같은 제품들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6일 인천발 홍콩행 여핵기에 탑승했던 국내 승객이 메르스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보건 당국의 늦은 통보 탓에 이틀이나 운항을 지속해 원성을 산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항공사로서 해야할 부분에 대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면세점,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여행객의 입국 동향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이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입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화권에서 우리나라의 방역 체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까닭이다.

실제 최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대만 관광객 1200여명이 한국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은 중국인이나 일본인 관광객 추이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국내 입국자 감소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유통업계의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다.

◆건설업계, 중동 현장 직원 단속 사활
업계 특성상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항공·관광·유통업계에 더불어 중동 현장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건설업계는 주요 감염원으로 지목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해외 공사의 70% 이상을 중동에서 진행하는 건설업계는 파견 임직원이 많고 현지 출장도 잦아 비상이 걸렸다.

해외건설협회는 오는 8일 중동으로 나갈 계획이 있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메르스 예방 교육을 진행한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바레인·카타르 등 중동 8개국에 나가 있는 국내 건설업체 직원 수는 총 6972명에 달한다.

삼성물산은 중동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일단위로 체온을 측정하고 이상 증후 여부를 면밀히 확인 중이다. 현대건설은 중동 건설 현장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에 대해 메르스 예방수칙과 대응지침을 전달하고 낙타 체험을 금지했다. 복귀 후에도 검사를 받도록 했다. 대림산업은 중동 지역 현장에 마스크 착용 지침과 대응 방법을 공지했다.

중동 출장이 잦은 정유·석유화학 업계 역시 사내 게시판을 통해 출장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 반면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을 개발중인 일부 제약사 및 관련 업체들은 소위 메르스 수혜주로 분류되며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메르스 예방 DNA백신 개발 계획을 발표한 진원생명과학을 필두로 한올바이오파마, 이글벳, 유니더스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뉴시스

◆‘메르스 수혜’ 제약업계, 줄줄이 상한가
한편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을 개발 중인 일부 제약사와 방역관련 업체들은 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지며 오히려 주식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르스 예방 DNA백신을 개발한다고 발표한 진원생명과학은 2550원(14.74%) 오른 19850원으로 장을 마감, 상한가를 기록했다. 특히 진원생명과학은 관계사 이노비오와 메르스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DNA백신을 개발키로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며 이틀 째 강세를 이어갔다.

메르스 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터페론’ 특허가 있는 한올바이오파마 역시 1230원(14.91%) 오른 9480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730원(14.99%) 오른 이글벳, 1550원(14.98%) 오른 바이오니아, 330원(4.33%) 오른 웰크론, 760원(14.84%) 오른 오공 등도 강세를 보였다.

의료용 라텍스 장갑 등 제조업체인 유니더스도 메르스 관련 매출 증가가 기대되며 전 거래일보다 625원(14.95%) 오른 4805원을 기록, 상한가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콘돔제조업체인 유니더스는 의료용 장갑을 OEM방식으로 전량 수입해 국내 대학병원 및 의료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제일바이오, 파루, 케이엠, 중앙백신 등도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한편 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검사결과 양성으로 확인된 3명을 추가해 메르스 환자는 총 18명이며 격리대상자는 682명인 것으로 1일 집계됐다. 추가 양성으로 확인된 3명은 B병원에서 최초 감염된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입원해 있던 환자 및 그의 가족들이다. 이들 3명은 모두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사망자는 없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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