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도 거의 변동 없어…카드사 “잘못된 해석” 반박

▲ 지난 1분기 전업계 신용카드사들의 카드론 금리가 거의 내리지 않거나 오히려 올라갔다는 주장이 제기돼 비난이 집중된 가운데, KB국민카드 등 카드사들은 해당 주장이 잘못된 해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해부터 3차례나 인하했는데도 신용카드사들의 카드론 금리는 거의 변동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배짱 영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오해에서 비롯된 분석이라는 주장으로 이를 반박하고 있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합병으로 기준이 변경된 통합하나카드와 대출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비씨카드를 제외한 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현대카드 6개 전업계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대출 금리는 1분기 말 기준으로 평균 15.5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카드사의 지난해 2분기 말 기준금리는 15.74%였다. 그 사이 한국은행은 0.25%씩 세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0.75%p 인하했지만, 카드론 대출 금리는 0.21% 낮아지는 데 그친 셈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금리도 이에 상응하는 만큼 낮아진다. 한국은행이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p 낮추면서 카드사의 조달금리(여신전문금융회사채)는 지난 3월말 기준으로 3년물 1.876%, 5년물 2.011%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0.5%p 이상 떨어진 상태다.

특히 일부 카드사들은 아예 카드론 금리를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대출금리를 재빨리 올리고 내려가면 그대로 버티는 카드사들의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KB카드는 같은 기간 카드론 금리를 14.26%에서 14.69%로 무려 0.43%p나 올렸고, 삼성카드도 15.68%에서 15.96%로 0.28%p 인상했다. 금리를 내린 곳 중에서도 기준금리 인하폭에 미치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대카드는 16.92%로 0.41%p 내리는 데 그쳤고, 신한카드는 15.75%로 0.11%p 내려 거의 차이가 없었다.

다만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0.75%p, 0.70%p 등 기준금리 인하폭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낮췄다.

◆KB국민카드 “해당 수치는 결과값” 해명
하지만 가장 카드론 금리를 많이 올린 곳으로 지목된 KB국민카드 관계자는 21일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수치의 해석이 잘못된 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오히려 지난해 3분기부터 선제적으로 꾸준히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등에 대한 평균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다”면서 “해당 수치는 적용하고 있는 금리 수준이 아니라 ‘수수료 수입비율’이라고 해서 한 분기가 끝난 뒤 카드사들이 거둔 수입에 적용된 금리를 의미한다”고 해명했다.

즉, 대출이 이뤄지고 난 후 실제 어느 정도의 금리가 적용됐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한 분기에 적용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는 저신용자들이 대출을 많이 받게 되면 적용되는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이를 바탕으로 산출된 수치”라며 “결과값임에도 불구하고 잘못 해석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카드사들은 예금을 받아 관리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카드채 시장에서 조달하게 되는데 카드채 시장의 자금은 여러 부분으로 쪼개 3년물, 5년물 등으로 비교적 장기간을 만기로 해 조달된다”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즉각 반영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준금리의 지속적 인하에 따라 최근에 조달하는 자금에 대한 부분들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금리가 적용이 되고 있는 것이 맞다”면서 “이게 쌓이면 나중에 서서히 누적돼 점점 하향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며, 현재도 적용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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