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민원제기 증가율도 최고치로 서비스질↓

▲ 악사 손해보험사가 지난해 민원이 가장 많은 보험사로 꼽혔다 ⓒ악사

악사손해보험(악사)이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은 민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불만이 가장 많은 손보사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악사는 지난해 기준 보유계약 10만건당 37.6건의 민원이 제기돼 조사 보험사 9개사 가운데 최다 민원을 받은 손보사로 기록됐다.

특히, 지난해 악사의 민원은 전년대비 28.3%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보험 서비스의 질이 뒷걸음 치고 있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회사에게 불만이 생길 때 민원을 제기하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민원 최다’ 보험사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이 붙을 수 있다.

◆경영악화가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졌나?

업계에서는 악사의 민원이 늘어난 것과 관련 회사의 경영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악사는 지난해 1분기 27억5600만원 순손실, 2분기 3억원 순손실 3분기 142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보험사지급여력(RBC)이 지난해 9월 말 130.4%로 전년 동기 대비 60.26%포인트 급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손해보험사는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면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보험금 지급을 가능한 미루거나 소송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민원이 많이 발생한다”며 “악사도 최근의 경영악화가 민원제기로 이어진 경우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소비자연맹이 분쟁조정 중 소송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악사는 소비자와 분쟁조정이 진행되는 동안 전체 360건의 분쟁조정 건 중 46건을 소송으로 대응했다.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12.8%로 전체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다.

◆악사 “자동차보험 특성상 민원제기 많아...나아질 것”

하지만, 악사 측은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큰 점을 최다 민원의 원인으로 꼽았다.

악사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악사는 전체 보험 가운데 자동차보험 계약자 비중이 90%로 다른 손보사보다 많다”며 “자동차보험이 다른 보험 상품보다 분쟁이 많은 특성 때문에 소비자 민원이 많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1월과 2월 자동차 사고가 감소했기 때문에 올해부터 민원 역시 감소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자동차손해율은 지난 5년래 최악을 기록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8.3%로 전년(86.8%) 대비 1.5%포인트 악화됐다.

◆“민원증가, 악사만의 문제는 아냐”

▲ 보험사의 민원제기가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의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사진 / 홍금표 기자

악사의 민원제기 증가가 보험사 전체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업계에서 보험업종만 유일하게 민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증권 등의 민원은 감소한 반면 보험사에 대한 민원만 크게 늘었다.

세부적으로 지난해 보험 민원은 총 4만4054건으로 전년대비 12%(4709건) 증가했다. 보험 민원이 전체 민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6%로 절반을 크게 웃돌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보험사들이 손해율 증가에 따른 지급심사를 강화하면서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관련 민원이 13.2%(3879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의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선량한 소비자들이 보험금을 수령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시사포커스 / 박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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