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분신 의사 표시…결국 실행된 ‘비극’

19일 오전 68분께 경기 수원시 권선동 수원소방서 남부119안전센터 앞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20대 장애인 이모(27, 지체장애 5)가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당시 이씨는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였고 바닥에 몸을 뒹굴며 불길이 잦아졌다. 이를 발견한 119센터 근무자들은 옷가지로 이씨를 감싼 채 세척실로 데려가 물을 뿌려 열기를 죽이는 등 응급 치료를 시행했다.

이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치료를 받다가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씨는 이날 오전 548분께 119로 전화를 걸어 사회에 불만이 있어 분신하려고 기름을 샀다고 신고했고 소방당국은 이씨에 대한 위치를 추적, 분신 당시 119센터 앞에서 발견됐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이씨는 돈을 벌기 위해 장사를 시작했다가 5000만원의 빚을 지게 됐고 빚독촉을 받으며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왼손 검지에서 소지까지 손가락 4개가 잘리는 사고를 겪었고 이후 철거작업 등을 하며 생활을 이어갔지만 빚은 줄지 않았다.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수원 지인의 집에서 살던 이씨는 지난 13일 국민신문고에 빚 독촉이 심하다. 분신하겠다는 글을 올리는 등 수차례 분신 의사를 보인 바 있다.

사건을 인지한 경찰은 13일부터 이씨를 도와주기 위해 개인회생 절차 등을 알아보고 있었으나, 19일 분신사건이 발생하고 만 것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심성이 착한 이씨는 성실하게 일했는데 빚독촉 등에 시달리며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전했다. [시사포커스 / 박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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