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가도, ‘광폭행보’ 눈길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김 대표 역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서서히 갖춰가며 최근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최근 실시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5주 만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를 적극 반증하듯, 현재 김 대표는 여권 내에서 대단히 강력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즉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독주 양상을 굳혀나가고 있는 것이다.이처럼 현재 김무성 대표가 보여주는 기세는 상당히 강력하다. 이제는 단순히 ‘당 대표’로 보여주는 존재감뿐만 아니라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까지 동시에 탄탄하게 구축해 나가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 ‘여권 간판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0월 1주차에 실시해 지난 10월 6일에 발표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김무성 대표는 18.5%를 기록하며 16.4%를 차지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띠는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누가 차기 대권주자로 적합한가’를 묻는 각종 여론 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려오던 박원순 시장이 올 하반기 들어 처음으로 김무성 대표에게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한편 3위를 차지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지율은 12.9%로, 1·2위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4위는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7.9%)이 차지했다. 이에 따라 정계에서는 “현 상황을 보면 이번 여론조사에서 1~3위를 차지한 인물들이 대체로 차기 대권 주자의 ‘3강’군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라고 보는 분위기다.

또한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현 정국이 야권보다는 여당에 유리하며, 동시에 그동안 박원순 시장이나 문재인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다소 약한 편이었던 김무성 대표가 올 하반기 들어 여권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을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정치평론가는 “일단 기본적으로 현재 정국 상황이 새누리당에게 압도적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는 점이 김무성 대표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세월호 특별법 타결에서 새누리당이 주도권을 잡았다는 인식은 물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그동안 보여줬던 극한의 혼탁한 난맥상까지 더해져, 김무성 대표가 상당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와 더불어 유독 대중에게 자신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김무성 대표 특유의 스타일도 결코 간과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부쩍 ‘통일 대비하자’ 강조
이 평론가는 “본인 행보를 부각시키기를 선호하는 김무성 대표의 ‘화려한’ 스타일은 전임 대표를 역임했던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보였던 처신과 비교해 보면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황우여 전 대표의 경우 ‘가늘고 길게 가자’는 모토의 ‘관리형’ 대표직에 충실했던 게 사실 아니냐”며 “당시 원내대표였던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기세에 눌린 것도 분명했지만, 무엇보다 본인 성향 자체가 남들이 주목할 수 있는 화려한 행보를 거의 선호하지 않고 처신을 극도로 자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대개 여당 인사가 튀는 행보를 보이게 되면 필연적으로 청와대의 주목을 받게 되며, 이것이 극단적으로 흘러갈 경우 ‘윗쪽’의 심기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평론가는 “황우여 전 대표의 경우는 이런 위험을 철저하게 피해갔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당 대표 이후 교육부 장관 겸 부총리라는 ‘안전한 영전’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김무성 대표의 경우는 전임 대표와 크게 대조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당 대표로 선출된 초기에는 청와대 기색을 다소 살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요즘 들어서는 예전과는 달리 크게 개의치 않고 독자적인 행보를 자신감 넘치게 펼쳐나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김무성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에서 유독 ‘거시적’ 차원의 언행을 보이는 빈도가 잦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현재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소속되어 있는 김무성 대표는 지난 10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식품부 국감에서 첫 질의자로 나서며 통일시대에 대비한 농식품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 자리에서 “농식품부가 통일과 관계없는 부서라는 인식이 있지만 통일부와 함께 통일의 핵심부서라고 생각한다”며 “수많은 주민의 삶, 식량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통일준비위에 농식품부 장관이 참여해야 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내용을 주장해 시선을 받았다.

김무성 대표는 “북한의 식량배급 목표가 하루 573g인데 지난 8월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고 민둥산은 자력으로 재생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복구비용만 30~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김무성 대표는 “통일을 대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비용을 줄이는 것”이라며 “농식품부가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엄청난 통일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한 시사평론가는 “일반적으로 국정감사는 각 정부부처의 업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문제는 없는지를 ‘감사’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그런데 김무성 대표의 경우 농식품부에서 통일이라는 다소 ‘추상적 미래’를 화두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평론가는 “이렇게 김 대표가 통일 대비라는 상당히 거창한 스케일의 발언을 한 이유는 당 대표로서 부처 감사라는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이지 않고, 당 차원을 뛰어넘어 국가의 미래를 가늠하는 거시적 관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내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 새누리당 내 비주류 핵심인 김무성-이재오-김문수 3인방이 13일부터 16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들 3인방이 중국 방문 중에 회동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통해 차기 플랜을 논의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 펑창 동계 올림픽 준비 적극 관여

이렇게 통일 및 남북 관계에 유독 비중을 두려는 김무성 대표의 면모는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8일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안보’를 강조해 주목 받았다.

김무성 대표는 전날 있었던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및 5년 만에 있었던 남북 간 교전상황과 관련하여 “물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서로 대화·협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대화를 통한 협력도 안보가 튼튼하게 뒷받침될 때 제대로 가능하다”며 군과 관계당국의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또한 최근 김무성 대표는 사안에 따라 관련 부처 장관들을 수시로 호출하면서 일종의 ‘군기’를 잡는 듯한 모습도 종종 보여주고 있어 ‘여권 실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김무성 대표가 보이는 거시적 차원의 행보에는 2018년 개최 예정인 평창 동계올림픽도 포함된다. 지난 10월 5일 김무성 대표는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스키점프대 사무소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 준비상황 현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는 “평창 동계 올림픽 준비상황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걱정이 크게 들어 오늘 회의를 소집하고 현장 점검을 하러 왔다”며 평창을 직접 방문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의에서 김 대표는 “각종 경기장 건설공사가 절대 공기(工期) 30개월을 역산하면 이미 그 시점이 지난 8월인데 아직 공사 발주가 안 나갔고, 앞으로도 공개입찰이 사실상 몇 달이 걸리고, 심지어 주경기장은 설계 시작이 안 된 그런 상황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질타했다.

이어 김 대표는 “평창 동계 올림픽은 아주 어렵게 삼수 끝에 유치했다”며 “이렇게 어렵게 유치한 평창 동계 올림픽이 꼭 성공적으로 개최돼야 한다는데 국민적 관심이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무성 대표는 지난 10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창 동계 올림픽 준비 부실 문제와 관해 “앞으로 총리실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결정을 빠르게 진행하기로 했다”며 “이로써 평창 문제의 반은 해결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같은 김무성 대표의 발언은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의에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을 불러 해결책을 약속받은 뒤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사평론가는 “평창 동계 올림픽과 관련하여 김무성 대표가 보여준 행보는 거의 대통령 급”이라며 “김무성 대표가 통일 문제나 올림픽 문제에 유독 신경을 쓰는 근본적인 이유를 헤아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평창 동계 올림픽은 2018년 2월에 개최되는데, 이는 2017년 12월 20일 차기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 시점이다”라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현재 ‘차기 대권 주자’로 유력한 위치를 다져나가고 있는 김무성 대표가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김무성 대표가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3박4일 동안 중국 공산당의 공식 초청으로 베이징과 상하이를 공식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도, 현재 정계 안팎에서 커다란 화제에 오르고 있다.

이번 중국 방문단은 김무성 대표를 비롯 정갑윤 국회부의장·이병석 전 국회부의장·한중의원외교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이재오 의원·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조원진·김종훈·김학용·김세연·박인숙·이에리사·박대출 의원 등 12명의 공식 대표단이 동행한다.

이번 중국 방문에서 김무성 대표가 과연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지 여부가 최고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측에서는 “외교 관례상 확인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김무성 대표가 중국을 전격 방문하는 것에 대해 정계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졸속 진행을 우려하고 있는 국정감사 기간 중에 중국을 방문한다는 게 여당 대표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정가 일각에서는 “김무성 대표의 중국 방문은 차기 대권을 겨냥하는 차원에서는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며 “이번 중국 방문은 김 대표가 최근 들어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장외 행보’의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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