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 집중 공격 돌입
오세훈은 내곡동 땅, 박형준은 사찰관여 등 줄줄이 의혹 제기...의혹제기·반박 핑퐁게임전
김종인 "쓸데없이 과거 비방...민주당, 구태적인 선거운동 말아야"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대위원장(좌)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시사포커스DB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대위원장(좌)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오는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책 선거는 실종되고 남 탓과 '네거티브'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 "다스가 내 것이 아니라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내곡동 사업은 내가 한 게 아니라는 오세훈 후보는 거짓말과 교묘한 사익추구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 닮아도 너무 닮았다"고 비판했다.

김 대행은 "어제 KBS는 노무현 정부가 내곡동 일대를 개발예정지구로 지정했다는 오 후보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도했다"며 "내곡동 일대는 노 전 대통령의 퇴임인 2008년까지 택지 개발 지구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보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실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임 중이던 2009년 11월 개발을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내곡동 가족보유 땅의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과 관련하여 오 후보가 36억원의 보상받은 것을 두고 '셀프보상'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오 후보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거듭 해명에 나섰다. 이날 오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이 문제 삼은 내곡동 땅은 제 처와 처가 식구들이 1970년에 장인 사망으로 상속을 받아 오랫동안 소유하고 있던 곳"이라며 "2006년 7월 제가 시장에 취임하기 전부터 지구 지정에 대한 협의가 진행됐다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박영선 후보까지 나서 공공연히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저에 대한 비방과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허위사실 유포로 제 명예를 훼손하고 서울시장 선거를 구시대적 혼탁선거로 오염시킨다면 천준호, 고민정 의원은 물론 박영선 후보에 대해서도 무관용의 원칙으로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지난 10일 민주당 천준호 의원과 고민정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및 후보자비방죄를 이유로 당 차원에서 고발했다는 사실도 함께 전하기도 했다.

반면 오 후보로부터 고발당한 천준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 후보가 서울시·SH 공사가 내곡동 주택지구 지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주택단지를 건설하는데 현직 서울시장의 관여가 없었다는 해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노무현 정부가 지정했다는 오 후보 해명이 허위사실로 드러난 만큼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한편 민주당은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를 향해서도 공격을 가했다.

조승래 의원은 박 후보가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있을 당시 '4대강 반대단체 사찰 문건'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어제 시민단체가 공개한 사찰 문건의 작성 배경에 '청와대 홍보기획관 요청'이라 분명히 적시돼 있다"면서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이었던 박 후보는 명백한 물증이 있는데 '사찰에 관여하거나 지시하지 않았다'며 잡아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거짓으로 밝혀진다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은 박 후보를 향해 MB정부 국정원 사찰 관여, 자녀 입시비리,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등에 대해 줄기차게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며 "더불어민주당이 퍼트리고 있는 근거없는 허위 사실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섰다"며 지금까지 본인에 대한 흑색선전과 인신공격을 묵묵히 참아 왔다. 하지만 제 가족에 대한 공격과 음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박 후보는 "아무리 선거라지만 최소한의 도리가 있다"면서 "어떻게든 공작적으로 몰아가려는 민주당의 행태가 가련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보궐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로 발생한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선거"라며 "부산시민을 부끄럽게 만들었고 민주당은 계속해서 야비한 흑색선전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근거도 없이,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묻지마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전형적인 흑색선전이자 비열한 선거공작"이라면 "이러한 부당한 선거공작에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에 대해 2020년 4월에 14억원의 융자를 받아 정상 매매한 것이며 자신은 1가구 1주택자라고 해명했다.

자녀의 입시비리에 대해서는 홍대 입시에 지원한 바 없다면서 부정 청탁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해 재보궐선거 기획단을 출범하여 '책임 정치'와 '지역 현안 해결'에 집중할 것을 공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가 막바지로 들어서면서 의혹에 대한 네거티브 폭로전의 양상을 띄며 의혹 제기와 반박이 오가는 핑퐁게임을 하는 것 같다며, 이번 선거도 '정책' 선거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부산을 찾은 국민의힘 김종인 중앙선대위원장도 부산 동행 1차 회의를 열며 "부산 선거를 보면 자꾸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느니 구태적인 선거운동을 민주당이 실시하는데, 부산의 미래가 어떤 모습을 갖출지 말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면서 "쓸데없이 과거 비방이나 허무맹랑한 사업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쉽사리 속는 국민, 유권자가 아니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선거는 이전 시장들의 성폭력 사건에서 기인한 선거라는 점을 언급하며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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