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의학회, ‘노출된 공간이 심신 더 지치게 만든다’
세월호가 침몰한지 14일째인 29일, 여전히 실종자 구조 소식을 기다리며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을 위해 마련된 공간인 진도 실내체육관 내부는 칸막이나 사적 공간 없이 바닥에 담요만 즐비해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29일 “장기간 아무런 칸막이도 없이 노출된 공간에서 야간 조명에 노출되는 시간이 지속된다면 가족의 심신은 더욱 지쳐가고 건강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일수록 안정된 곳에서 숙면을 취하는 것은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다”며 강조했다.
학회는 “실종자 가족을 위한 거주 장소·환경 개선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가족들이 쉴 수 있는 사적 공간이 시급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본의 예처럼 가족들에게 사적인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며 “필요하다면 인근의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학회는 “진도 현장에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 및 심리지원팀이 상시 대기하고 있지만 공동생활 하는 체육관에서는 가족들이 도움을 받는 데 한계가 있다”며 “안전하고 편안한 곳에서 개인적, 신체적, 정서적 필필요에 대해 대화하고 상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해당 학회의 권고를 검토 및 참고하여, 실종자 가족의 심리적 스트레스가 가중되지 않도록 사적 공간을 제공하는 방안을 도입하되, 심신이 지친 실종자 가족들이 필요시 언제든지 구조대나 당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조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