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영도 놀란 '청연'의 한지민

앳된 얼굴의 소녀 같은 한지민. 스물 네 살의 그녀가 첫 영화인 <청연>에서 뒤늦은 성인연기를 펼쳐 화제다. 더구나 당대 최고의 여배우인 장진영과의 불꽃 튀는 라이벌 대결도 관심사. 두 사람은 <청연>에서 조선 최초의 여류 비행사 박경원(장진영)과 그녀를 우상으로 삼은 또 한 사람의 여류 비행사 이정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한지민이 맡은 이정희는 억척스러운 삶을 살아왔으면서도 늘 쾌활하게 웃는 인물. 박경원의 신상명세서를 줄줄 외우고 있을 정도로 그녀를 동경하지만, 자신의 의붓오빠인 한지혁(김주혁)을 사이에 두고 라이벌 전을 보이기도 한다. “정희는 얼핏 부잣집 막내딸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사연이 많은 인물이에요. 그러면서도 그런 역경이나 고통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요. 반면 자신의 우상인 박경원과는 사랑의 라이벌이기도 해요. 먼발치서 지켜보는 이정희의 사랑이 안타깝기 그지없어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정희가 가진 이면의 모습이 가슴 찡하게 다가왔어요.” 특히 한지민은 박경원, 이정희, 한지혁 세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는 취중 연기를 펼칠만큼 극에 몰입하기도 했다. 평소 그녀의 주량을 아는 이들은 ‘무모한 도전’이었다며 그녀의 열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한지민이 취중 연기를 한 장면은 박경원과 한지혁 사이에 본격적인 사랑이 싹트기 이전. 이정희는 자신이 좋아하는 두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사이라는 사실에 너무 기뻐 적잖은 과음을 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이 장면에서 극중 라이벌인 박경원 역의 장진영이 촬영 전 실제로 술잔을 기울이자 자신도 모르는 오기가 발동했던 것. 그녀의 주량을 익히 아는 장진영이 장난스레 술잔을 건네자 뜻밖에도 주저 없이 받아 마신 것이다. “맥주 한 잔을 마셨는데 얼굴이 확 달아오르더라고요. 그런데 촬영이 없는 동안 졸다보면 술이 깨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이왕 마신 김에 또 한 잔을 마시고 연기했죠. 그렇게 몇 잔을 마시다보니 나중에는 취기가 올라서 고생했어요.” 덕분에 댄스홀에서의 춤장면에서의 촬영은 리얼리티가 한껏 살아난 촬영이 됐다고. 또한 그녀의 깜찍한 ‘술투정’은 촬영장의 분위기를 한층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한지혁을 사이에 둔 박경원과 이정희의 몇몇 에피소드는 <청연>의 중후반을 이끌어가는 주된 이야기다. 한지혁으로 인해 헤어진 두 사람이 다시 만나 심하게 다투는 장면과, 눈물 속에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마지막 장면은 가히 압권. 무엇보다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인 장진영을 상대로 한 한지민의 열연은 극의 긴장감을 배가시켰다고. “영화에는 갓 데뷔한 신인에 불과해요. 장진영 언니와의 비교는 과분하죠. 이번 영화로 장진영 언니와 김주혁 오빠에게 연기나 인간적으로나 많은 걸 배웠어요. 모든 배우들이 여러 나라를 돌면서 오랫동안 고생하면서 찍었거든요. 딱 그만큼만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첫 영화인 <청연>을 통해 스크린 신고식을 톡톡히 치렀다고. 많은 드라마와 다른 영화의 제의를 뿌리치고 <청연>에 ‘올인’한 만큼 푸른 제비(청연)의 화려한 비상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단다. 그녀의 열연이 돋보인 <청연>은 오는 29일 극장 개봉, 힘찬 날갯짓을 펼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