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진 "집나간 아내, 남편버릇 고치기전엔 못돌아가"

개정 사립학교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가 더욱 심화됨에 따라 연 내 국회 정상화 가능성이 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29일 사학법 공포 이후 2단계 투쟁에 돌입, 사학법 무효화 또는 2월 임시국회 재논의 등 무효화에 상응하는 정부·여당의 조치가 나올 때까지 국회 등원을 거부키로 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투쟁이 장기화할 경우 당 사학법 무효화 투쟁본부를 종교·사학단체와 연계한 ‘반 노무현 정권 투쟁기구’로 확대, 장외투쟁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내년 1월10일쯤 수도권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는 등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2월까지 중소도시를 순회하는 시국강연 개최 방안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박근혜 대표는"지금 들어가는 것은 완전히 항복하는 것이며, 날치기 처리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면서 "어떤 고난이 오더라 도 힘을 합해서 노력하면 역사에 옳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투쟁을 독려했다. 이계진 대변인도 한나라당의 국회 등원 거부 입장을 가정 폭력 때문에 집 나온 아내의 심정에 빗대 눈길을 끌었다. 이 대변인은 국회 기자실에서 브리핑에 앞서, "이야기 하나 하겠다"고 말문을 연 뒤 "한 가정에서 내외가 잘 의기투합해서 아이들을 잘 먹여 살리고, 이끌어가야 하는데 남편이 너무 주벽과 폭력이 심해서 아내가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집을 나갔다"고 한나라당을 가출한 아내에 비유했다. ‘남편’은 물론 현 정권과 여당을 빗댄 것이다. 그는 "집에 두고온 아이들이 있어서 마음에 걸린다. 남편이 돌아오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또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남편의 버릇을 고칠 수 없고, 평생 불행한 삶을 살 것 같아서 눈을 감고 이산가족 찾기를 할 때나 (아이들과)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국회로 돌아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예산안,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 8·31 부동산대책 후속법안 연내 처리를 거듭 다짐했다. 정세균 의장 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은 더 이상 국민을 선동하지 말고 이제는 국회로 들어와 예산안 심사, 파병안 등 산적한 민생법안을 협의해야 한다"고 등원을 거듭 촉구했다. 정 의장은 "한나라당은 색깔론과 허위사실 유포, 흑색 선전선동을 즉각 중단하고, 더 이상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 구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오후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본회의는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자동 유회 됐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늦어도 오는 30일 본회의에서는 민주,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의 협조를 받아 예산안 등을 반드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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