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의협회장 자해소동…“대정부 투쟁 대열서 물러서지 않을 것”

▲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15일 여의도에서 열린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흉기로 자신의 목까지 그으며 의료민영화에 대한 반대 의지를 다졌다. 사진 / 뉴시스

정부가 철도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있는 상황에 의료민영화까지 추진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3일 의료법인의 자법인 설립과 부대사업 확대 등을 허용하는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 ‘의료기관이 외부자본을 조달해 의료 연관 기업과의 합작투자 방식으로 부대사업 목적의 자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의사협회 등은 이를 사실상 민영화의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좌초됐던 의료민영화가 박근혜정부에서 ‘자법인’ 설립이라는 우회적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전국의사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원격의료 및 영리병원 도입을 위한 의료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개·제정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이날 임병석 법제이사와 추무진 정책이사, 방상혁 기획이사 등은 삭발식을 단행하며 초강경 투쟁 의지를 드러냈고,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단상에서 발언을 마친 뒤 흉기로 자신의 목을 그으며 자해를 시도해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노 회장은 급히 주변사람들에 의해 응급처를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노 회장은 자해를 시도하기에 앞서 “정부가 의료를 살리겠다고 하면서 오히려 의료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다”며 “대한민국 의료제도는 이미 피를 흘리고 있다. 의사들도 피를 흘리고 있다”고 맹성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의협은 ‘잘못된 대한민국 의료제도를 바로세우기 위한 전국 11만 의사들의 대투쟁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을 통해서는 “전국 11만 의사들은 국민건강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잘못된 의료제도를 개혁하기 위한 대정부 투쟁의 깃발을 높이 치켜들었다”며 “바야흐로 의료혁명을 이뤄낼 시기가 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잘못된 의료제도와 의사들을 억압하는 온갖 의료악법들을 개선하는 그날까지 한 치도 물러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싸울 것”이라며 “의사들의 올바른 주장을 외면하고 일방적 관치의료의 행태를 지속한다면 대한민국의 의료는 중단될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의협은 거듭 ‘원격의료를 위한 의료법 개악과 영리병원을 도입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추진을 측각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한민국 11만 의사들은 잘못된 의료제도가 바로서는 그날까지 힘찬 대정부 투쟁의 대열에서 단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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