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열차, '3일 교육' 받은 철도대학생 근무…안전신호수 수신호 발견 못해

철도노조 파업으로 대체 인력이 투입돼 운행된 코레일 열차에서 80대 승객이 하차 중 열차 문에 발이 끼인 채 끌려가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후 9시경 오이도행 4호선 K4615열차에 탑승한 김모(84‧여)씨는 정부과천청사역에서 내리던 중 닫힌 문에 발이 끼였다.

이를 목격한 안전신호수가 수신호로 사고가 난 사실을 알렸으나, 코레일 소속 기관사 오모(41)씨는 그대로 열차를 출발시켰다. 김씨는 문에 끼인 채 1m 이상 끌려가면서 스크린도어 등에 머리를 부딪쳤다. 열차는 김씨가 스크린도어와 충돌한 이후 상당 거리를 운행한 뒤에야 멈춰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구급요원들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승객 승‧하차를 확인한 뒤 승무원과 안전수신호 직원 간 신호만 제대로 전달됐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근무했던 안전신호수는 경찰조사에서 "할머니가 몸이 절반 정도 나온 상태에서 문에 끼였다. 수신호를 보냈지만 열차가 출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안전신호수의 수신호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고 열차에는 대체투입 인력으로 교통대학교 1학년 학생이 전동열차승무원으로 탑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학생은 3일간 교육받고 현장에 투입됐다. 그는 전동열차승무원으로서 열차 맨 뒤 차량에서 전동열차 출입문을 취급하고 여객 안내 방송 등을 수행했다.

이 학생은 열차가 출발하기 전 기관실에 있는 모니터 경고표시등에 이상이 없고, 열차 밖으로 고개를 빼 승객이 모두 타고 내린 것을 확인한 뒤 출입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코레일은 철도대학 측에 공문을 보내 철도 대학생 지원을 요청하고 보조 인력으로 일한 학생들에게는 향후 철도공사 입사 때 가산점을 주겠다는 약속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철도 대학생들은 열차 차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 차장은 출입문 계패 조작, 본부와의 교신 등 기관사의 운전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