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개별 보상금 미끼로 마을 공동체 분열 일으켜

▲ 밀양 송전탑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29일 감사원에 한국전력에 대한 국민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전이 주민들에 개별 보상을 미끼로 공동체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이광철 기자

밀양 송전탑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29일 감사원에 한국전력에 대한 국민 감사를 청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밀양 765킬로볼트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은 경상남도 밀양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전의 보상금 제시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한전이 발표한 개별 현금 보상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미 개별 현금 보상의 범위를 공사가 완료된 밀양시 청도면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전에 완공된 부산 정관, 양산, 창녕 등지 송전선로 경과지 주민에게도 현금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현금으로 개별 보상하는 이번 처사 때문에, 앞으로 다른 국책 사업에서도 동일한 요구가 빗발치게 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송전탑 반대 위원회는 “감사 청구인단 300명을 모집하고 주민 보상과 관련, 마을 공동체의 분열을 일으키는 회유성·협박성 보상금 수령 요청으로 주민들을 고통에 빠뜨린 한전의 행태를 감사원에 고발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은 희망버스가 오는 30일 밀양을 찾는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희망버스를 부정적으로 보는 보수 단체와 보수 언론의 시각에 대해 “주말을 반납하고 자기 돈을 들여 밀양에 오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주민들은 지금 메마른 사막의 한줄기 샘물처럼 온 마음으로 희망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언론 보도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는 지금도 매일 경찰과 주민 간 대치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주민 59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 우리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 오는 희망버스의 식구들은 바로 내 아들, 딸, 며느리, 사위”라 반가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30일에 밀양에 오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11개 마을로 나눠 마을회관, 농산물 집하장, 주택 등지에서 숙박할 예정이며 이들을 환영하기 위해 일부 마을에서는 돼지를 잡는 등 잔치도 준비하고 있다”며 이들을 환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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