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여론 몰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혹 증폭

“여성, 노약자, 어린이”라고 하면 마땅히 사회적 약자가 연상되어진다. 법적으로도, 다양한 사회적 단체에 의해서도 충분히 그들을 보호할 만한 여건을 갖추기 위해 우리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성 단체들이 보호라는 명목을 바탕으로 논란이 될 만한 사건에 대해 구명 활동들을 펼치고 있어, 법과 윤리 사이의 충돌이 불가피하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결과론적인 원칙을 품고 있는 “법”과 동기론적인 원칙을 품고 있는 “윤리”가 어떠한 절충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집중되어지는 가운데, 연일 논란이 되는 사건들은 줄을 지어 드러나고 있다. 과연 여성단체들의 구명 활동이 잘 하고 있는 행동인지 꼬집어볼 필요성이 있어 상황 파악에 나섰다. ◆여성단체는 무슨 생각으로 지난 18일 서울 여성의전화는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러온 남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이 모(36.여)씨에 대해 구명운동에 나섰다. 이씨를 돕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의견서 및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구명운동을 펼치기로 밝힌 서울 여성의전화는 “이씨를 면회한 결과 그 동안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을 고쳐보려고 알코올 중독 치료를 시도하는가 하면, 경찰에도 신고해 보았지만 폭력은 멈추지 않았다”고 말하며 “전형적인 가정폭력의 사례인데다가 우발적 범행으로 보여 구명운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강조하며 구명 사유를 밝히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사건의 경우 피의자 이씨가 겪었을 가정 폭력의 심각성을 생각했을 때, 법원에서의 정상을 참작하는 등 나름의 조치는 취해질 것으로 예견되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객관적인 사실만을 놓고 보았을 때, 이씨는 배우자를 살해한 살인자가 분명하다. 동기야 어떻든지 ‘살인’은 법에 의해서도 윤리에 의해서도 마땅히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중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기에서 바로 여성 단체의 행동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같은 여성으로서’라는 연대의식에 빠져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구명운동을 펼치는 여성단체의 행동이 적잖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나친 감정적 표현으로 “약한 사람 괴롭히는 놈들은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라고 하기는 하지만, 감정이 현실로 발현되어졌을 때의 문제는 결코 감정의 문제로만 남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을 찾고 ‘살인’이라는 현실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 때문에도 여성단체의 행동은 힘을 보여 주고 싶은 것인지, 언론에 이름을 드러내고 싶은 것인지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살인사건은 증가할 수도 여성단체 뿐 아니라, 사회적 여론 또한 만만찮은 동정의 시선을 보내게 된다. 말 한마디 들어볼 필요도 없이 망자들은 죽음과 함께 수 없이 많은 비난의 화살을 맞으며, 소위 두 번 죽어 간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용기를 얻은 탓인지 근래 언론 보도에는 “가정 폭력에 못 견딘 아내, 남편 살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여성단체들의 활동이나, 인터넷 여론 조성의 문화가 확산되기 이전에는 이 같은 사건들이 언론에 드러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설령 있다고 해도 톱기사거리가 된다거나, 비화 속의 이야기들로 다뤄졌을 뿐이었다. 여성의 권익이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하기 보다는 사회적 동정의 분위기를 타고 충동적으로 범해지는 사건이 많아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가까운 지난 16일에 일어난 남편 살인 사건만하더라도 그렇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고 가정 폭력을 휘둘러 온 남편에 격분해 있던 아내가 자식들에게 먹일 돼지고기조차 인근 슈퍼마켓에서 돈으로 바꿔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남편을 보고 화가 나서 참지 못해 줄넘기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아무리 화가 났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자식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못 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남편의 생명이 돼지고기보다 값싸게 인식되어 살해를 한다는 것은 심각한 범죄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여론은 살인의 대목은 모조리 지우고, 아이들과 아내가 그 동안 겪어왔을 고통에 대해서만 한 목소리를 낸다. 참으로 우려할만한 일이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인명에 대한 경시풍조가 너무나 만연해 있다고 하더라도, 여론이 이렇게 움직여서는 안 된다. 사형제도마저도 폐지론이 불거지고 있는 세상에서 법에 의한 잣대도 아닌 개인의 충동적 감정에 의한 살인이 “잘했다”, “잘 죽였다”, “죽어도 싸다”라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어도 커다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여성단체, 하루빨리 각성해야 한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여성단체들은 손발을 벗고 나서서 구명운동 펼치기에 급급하다. 물론 안타까운 마음에서, 측은한 마음에서 목소리는 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영향력으로 행사되어졌을 때는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인터넷을 통해 한 네티즌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도대체 여성단체들이 개입해서 몇 번째 구명운동을 펼치는지 모르겠다. 눈물겨운 사연 있는 여자는 살인을 해도 무죄란 말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구명활동을 펼치는지 모르겠다” 결국 가정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행한 살인 행위는 폭력을 더 큰 폭력으로 해결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 사회는 알아야 한다. 연민이나 동정에 치우쳐 그릇된 방향으로 사회를 몰고 가는 여성단체들의 여론조성 행위는 반드시 심각하게 반성하고 자중해야만 한다. 또한 매스컴을 통해 그들 단체의 사회 활동에 대한 이름을 드높이기 위한 일련의 계획된 행동이라면, 더욱이 문제는 그냥 넘겨버릴 수만은 없는 것이다. 반드시 순수한 의도에 의해 구명활동을 펼친 것이었으며, 초례되고 있는 문제가 예견되어진다면 적당한 선에서 법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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