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크 실행시 '부스터' 기능 몰래 작동해 높은 결과 도출

▲ 갤럭시노트3 / 사진 : 삼성전자

삼성이 ‘갤럭시 노트3’의 성능테스트(벤치마크) 결과를 의도적으로 조작했단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일 제품분석 전문 업체 아스테크니카 등 해외 IT전문매체들은 갤럭시노트3에서 ‘기크 벤치’, ‘안투투’ 등 유명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때 벤치마크 부스터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벤치마크 부스터란 스마트폰의 성능 제한을 강제로 해제하는 기능을 일컫는다.

스마트폰들은 평소 성능을 일부 제한해 둔다. 일반 작업 시에는 일부 코어만 작동이 되고, 성능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시에만 작동이 되는 식이다. 이렇게 사용하면 발열과 전력소모 등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스마트폰 내 부품들의 수명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프로그래밍 코드는 갤럭시 노트3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데, 삼성은 여기에 특정 벤치마크 앱이 실행될 때 핸드폰의 모든 코어가 최대 한계치까지 작동하게끔 ‘벤치마크 부스터’를 내장해 두었다는 것.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벤치마크 결과를 조작했기 때문에 ‘자사(삼성전자)의 제품인 갤럭시노트3가 같은 하드웨어(2.3GHz 스냅드래곤 800)를 사용하는 LG G2 등 타사의 제품보다 애플리케이션 속도 등이 더욱 빠르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꼬집었다.

아스테크니카의 실험에 따르면 기크 벤치로 벤치마크 테스트를 수행할 경우 갤럭시 노트는 2986점으로 LG G2에 비해 20% 가량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벤치마크 부스터가 작동하지 않게 제한한 후 시행한 정상적인 테스트에서는 2487점으로 LG G2와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이들은 또 다른 증거로 갤럭시 노트의 하드웨어 2.3㎓ 스냅드래곤 칩의 4개 코어 가운데 3개는 절전을 위해 대기상태에 있지만 벤치마크 테스트 앱에서는 부스터가 작동해 CPU코어 4개 모두 최대 속도인 2.3㎓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삼성의 ‘조작’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은 갤럭시S4에도 벤치마크 부스터가 포함됐다는 의혹을 받아 한 차례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지난 8월 미국의 IT기기 벤치마크 전문 사이트인 어낸드테크는 엑시노스5 프로세서를 쓴 갤럭시S4가 특정 벤치마크 앱에서 CPU와 GPU속도를 일시적으로 올리는 코드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부품에 무리가 갈 것을 대비해 최대 GPU클럭 속도를 480MHz로 제한했지만, 안투투 등의 앱에서만 532MHz로 작동되게끔 코드를 심어두었다고 밝혔다.

CPU역시 조작은 마찬가지였다. 특정 앱에서는 각각의 코어가 1.2GHz로 고정되는 반면 다른 앱에서는 250MHz로 작동된 것.

어낸드테크는 GL벤치마크 앱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GFX벤치마크를 사용해 성능시험을 재실시 하던 중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GL벤치마크와 GFX벤치마크의 시험 결과가 각기 달랐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특정 앱이 구동될 때 성능 제한을 풀도록 설정해 둔 소스코드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란에 외신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의 IT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포그는 “기만적이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존 팩코스키는 “속임수”, 필립 실러 애플 수석부사장 역시 “사기”라고 비판했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실을 확인 중”이라며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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