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귀환에 주목받는 손학규, 김무성…정치권 요동친다

▲ 청와대가 오는 10월 치러지는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지도부에 서청원 전 대표를 공천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 / 이광철 기자

오는 10월 30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여당의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파문 조짐이 일고 있다.

3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청와대는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를 공천하라는 뜻을 새누리당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29일 “오늘 오전 청와대가 ‘큰 결격사유가 없다면 서 전 대표를 공천해 달라’는 뜻을 당 지도부에 전해 왔다”고 밝혔다. 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 또한 “서 전 대표가 친박을 지키기 위해 친박연대를 창당했고, 그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옥고까지 치렀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박 대통령으로서는 마음의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요청에 새누리당은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이 지역은 현재 서 전 대표와 함께 김성회 전 의원 및 故 고희선 의원 아들인 고준호 씨 등이 공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공심위는 당초 공정한 평가를 통해 내달 4일께 최종 후보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특히, 당 지도부는 지난 27일 공심위로부터 보고받은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 전 대표의 후보적합도가 당내 경쟁 후보에게 뒤지고 야당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도 밀린다’는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서 전 대표 공천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청와대의 공천개입설과 관련해 공심위원장인 홍문종 사무총장은 “공천과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연락받은 게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관계자 또한 30일 “전혀 들은 바 없다”며 “청와대에서 공천에 개입해 누구를 공천하라고 하는 건 분명하게 없다. 청와대는 당에 대해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청와대와 당의 이 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서청원 공천요청설’에 정치권은 비상한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우선, 서청원 전 대표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돌아온 손학규 전 대표의 출마 여부가 최대 관심사항이다. 서청원 전 대표 출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민주당도 급에 맞는 인물을 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 또한 전날(29일) 귀국하면서 “과연 지금이 때인지 의문”이라고 말했지만, “저는 지금까지 우리 당과 민주정치가 저를 필요로 할 때 몸을 사리지 않고 던졌다”며 당의 요청이 있다면 출마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손 전 대표는 “예술인은 예술로 말하고 정당과 정치인은 선거로 말한다”며 “선거를 회피하거나 선거를 왜곡하는 일은 당당한 정당과 민주주의의 길이 아니다”고 덧붙여 말하기도 했다.

여당 내부적으로는 최근 당권 도전과 대권 도전 의사까지 밝힌 김무성 의원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청원 전 대표가 원내 귀환에 성공하게 될 경우, 필연적으로 김무성 의원은 2인자 자리를 두고 서 전 대표와 부딪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차기 당권부터이며, 장기적으로는 차기 대권 가도에서도 서 전 대표는 견제세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청와대에서 서 전 대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당에 전달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김무성 의원과 파워게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은 서 전 대표 손을 들어준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전 대표 귀환을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이 복잡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며 크게 요동치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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