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우정'... 친구와 측근사이 괴로운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이 오는 26일 치러질 경기 광주지역 재선거 지원유세 출범을 앞둔 12일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의 고통스런 심정을 토로했다. 경기 광주 10·26 국회의원 재선거 출사표를 던져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측근인 정진섭 전 경기도 특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40년 지기인 홍사덕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각각 나서 승부를 벌이게 됐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홍 전 의원은 40년 친구이고 정 후보도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사이”라며 “두 사람이 광주에서 싸우게 돼 내가 어떻게 선택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홍 전의원은 서울대 동기로 서로를‘덕아’‘룡아’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하다. 정 후보는 김 의원이 이끄는 21세기 국가경영연구회에서 오랫동안 사무처장을 지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결국 40년 정치우정 대신 자신의 최측근을 택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정진섭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자신의 의원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이 승리하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그렇다고 우리 우정이 변하거나 정적으로 돌아서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홍 전 의원이 이런 고충을 헤아릴 것이라고 본다”고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어“지난 6일 해외 국감에서 돌아오자마자 홍 전 의원을 만났으면 해서 여러 경로를 통해 수 차례 연락했는데 만나지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기회를 준다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저한테 연락이 없는 걸로 봐서는 그 뜻(출마)을 거둘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박근혜 대표는 12일 광주 정진섭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한나라당 후보는 오직 한 명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당선 후 복당 하겠다"는 홍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도 "어찌 한 정당이 두 명의 후보를 내세울 수 있겠느냐"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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