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가끔 검은색 위장 막으로 덮여진 자동차를 본적이 있을 것이다. 앞뒤 유리와 램프만 살짝 노출돼 있고, 번호판은 네 자리 숫자로 써있다. 이런 자동차들은 완성차회사가 새로 개발 중인 신차들이 대부분이다. 간혹 신차를 발표하면서 2000억원을 들였다. 또는 3000억원 들여 개발했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이런 엄청난 개발비용은 대체 어디에 사용되는지 알아보자.

위장막은 말 그래도 위장이다. 위장막을 쓴 채 거리를 질주하는 단계는 이미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황이다. 내부 시험장에서 어느 정도 품질을 검증한 뒤 비교적 거친 노면으로 이뤄진 일반도로를 달리면서 각종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개발과정을 궁금해 한다. 우선 가장 먼저 상품기획을 한다. 일반 제조업체도 대부분 비슷하다. 어떤 계층을 겨냥하고, 어떤 특성을 가지는 차를 만들지 결정한다. 그런 다음 개념만 있는 상품의 구체적인 디자인 작업에 돌입한다. 디자인은 스타일과 인테리어로 나눠 진행되고, 여기에 각종 색상도 만들어진다. 디자인이 확정되면 설계에 착수한 뒤 시험차를 제작한다. 말 그대로 오로지 연구개발을 위한 시험차로 제작된다. 그런데 시험차는 당장 기계로 찍어낼 수 있는 차가 아니어서 수제로 만들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대당 단가를 따지자면 비쌀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시험차가 만들어지면 이때부터 각 파트 별로 각종 시험을 진행한다. 시험은 실험실에서 하는 것과 내부 주행시험장에서 하는 것, 그리고 일반도로에서 하는데, 일반도로 시험을 가장 늦게 한다. 그래서 일반도로까지 위장막을 씌우고 나올 정도면 대략 출시가 1년 정도 남았다는 의미다. 여기서 최종 문제점을 세밀하게 찾아내 개선한 뒤 대량생산에 돌입하고,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것이다.

여기서 여러 시험은 예를 들어 동력성능 시험도 하고, 에어컨이나 난방이 잘 되는지 등을 살펴보는 공조시험, 각종 전차에 전자기기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등을 점검하는 전파시험, 그리고 차가 기본적으로 달리는 상품이어서 각종 부품과 자동차의 내구시험, 안전장치 등의 성능과 작동유무를 살피는 충돌시험, 비포장도로 주행시험 등을 진행한다. 이런 시험에 들어가는 자동차가 대략 400여대다. 모두 별도로 만들어 시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자동차 시험 때 위장막을 씌운 차도 있지만 간혹 이미 출시된 차라도 번호판 숫자가 일반 자동차와 다른 차가가 있다. 후자와 같은 경우는 소비자에게 판매가 됐다 해도 지속적으로 내구시험 등을 진행하면서 찾아내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신차는 구입 후 임시번호판이 6자리 숫자다. 하지만 연구개발용 자동차는 ‘임’자가 붙고 그 뒤에 4자리 숫자로 구분한다. 위장 막을 씌운 자동차도 같은 번호판이다. 이는 연구개발용 자동차라는 것을 표시해 주는 것이다.

이런 시험을 맞힌 자동차들은 원칙적으로 모두 폐차한다. 용도 자체가 시험용도로 만들어져 세금 등이 부과되지 않아 일반 판매는 불가하다. 그래서 완성차회사를 상대로 시험차만 폐차처리해 주는 사업자도 있다. 자동차 폐차가 기본적으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폐차하면 쓸 만한 것은 모두 분리해 재활용한다. 기본적으로 폐차사업자는 고철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요즘은 시험비용을 아끼기 위해 시뮬레이터를 많이 활용한다. 예를 들어 내구 시험을 진행한다고 할 때 10만 Km를 다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시뮬레이터에 자동차를 올려 놓고 네바퀴에 진동을 가하는 것이다. 진동을 줄 때는 비포장도로, 포장도로, 거친 포장도로, 오르막길, 내리막길 등 다양한 패턴을 부여해서 시험을 진행한다. 실제 2만Km만 시험을 해도 10만Km를 다렸을 때의 스트레스와 동일한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완성차회사들은 신차개발에 많은 투자를 한다. 자신의 회사에 자동차 어떤 결함에 의해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많은 실험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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