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 홈 비디오 코리아(www.whv.co.kr 대표 이현렬)가 동성애 멜로드라마의 진수인 ‘크라잉 게임’DVD를 10월11일 국내최초로 무삭제, 무암전 출시한다. ‘크라잉 게임’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 ‘마이클 콜린스(1996년)’로 잘 알려진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감독 ‘닐 조단’의 1992년 작품으로 아카데미상 6개 부분에 노미네이트되어 각본상을 수상했다. 국내에는 1993년 피카디리 극장에서 개봉했는데 지금 봐도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으로 당시로서는 이러한 동성애 코드가 사회적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극장에서는 일부 장면이 삭제된 채 상영됐다. 무삭제, 무암전으로 출시되는 ‘크라잉 게임’ DVD는 ‘본성’은 거스를 수 없다는 주요한 화두를 던지는데 극중 조디(포레스터 휘태커)의 대사 중, “전갈과 개구리”에 관한 일화를 들려주는 대목은 이러한 ‘본성’에 대한 영화의 관점을 잘 보여 준다. 전갈이 개구리의 등을 빌려 강을 건너지만 도중에 개구리를 찔러서 함께 죽는다는 이 일화는 전갈의 비유를 통해 등장인물의 변치않는 본성을 얘기하는 것이다. 나아가 아일랜드인으로서 주인공 퍼커스(스티브 리아)가 갖고 있는 선한 본성은 정치적으로도 많은 것을 은유한다. “전갈과 개구리”의 일화는 영화 마지막에 다시 반복된다. 정치적인 질문에서 성적인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한 영화는 중반 이후 남성의 몸을 지닌 여성 딜(제이 데이비슨)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선회한다. 딜에게는 자신이 왜 여성이라고 느끼고 남자의 사랑을 원하는지 그 이유를 생물학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건 본성이기 때문이다. 딜은 생물학적으로 남성이지만 본인의 성정체성은 여성인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 퍼커스가 딜을 위험에서 지키기 위해 남자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장면은 본성을 거스르는 슬픔을 처절하게 보여준다. ‘크라잉 게임’의 또 다른 매력은 주옥과 같은 영화음악에 있다. 오프닝과 함께 나오는 "When A Man Loves A Woman", 여장 남자 가수 ‘보이 조지’의 동명 타이틀곡 “The Crying Game", 엔딩을 수놓는 감미로운 음악 "Stand By Your Man" 등 팝의 명곡들이 적절하게 배치되면서 영화적 감수성을 자극하고 있다. DVD에는 별도의 스페셜 피처가 들어있지 않지만 16:9 아나몰픽 화면과 돌비 스테레오 사운드로 영화를 감상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시놉시스: IRA에 잡혀온 조디는 총살을 당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조디는 자기를 총살하게 될 퍼커스와 친해지게 되는데 조디의 사고를 목격하고 퍼커스는 런던으로 와 '지미'라는 새로운 이름과 모습으로 건축현장에서 잡일을 한다. 퍼커스는 조디의 애인 딜을 찾아내고 그녀에게 완전히 빠져버린다. 딜의 연인과 보호자로서 조디의 자리를 차지한 퍼커스는 판사를 암살하라는 임무를 받게 되는데 음모와 책략이 이제 딜과 퍼커스 사이를 갈라놓는다. 이 영화는 마침내 다른사람의 진정한 존재를 의식하게 되는 퍼커스와 딜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1992년 제작, 스티븐 리아, 제이 데이비슨 주연, 112분, 18세 관람가, 11,900원). 이밖에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탁월한 작품성으로 마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워너브러더스의 동성애 소재 영화들로는 TV시리즈인 ‘퀴어 애즈 포크’와 수잔 서랜든 주연의 장편 극영화 ‘악마의 키스’ 등이 있다. 미 TV시리즈인 ‘퀴어 애즈 포크’는 케이블TV인 홈CGV 통해 국내 최초로 방영된 퀴어 드라마다. 지금까지 동성애자를 주변 인물로 다룬 TV시리즈는 있었지만, 동성애자 사회의 일상을 정면으로 다룬 드라마는 처음이다. ‘퀴어 애즈 포크’는 미국의 중소도시인 피츠버그에 사는 동성애자들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브라이언 키니(게일 헤럴드 역)는 광고일을 하는 매력적인 30대 남성 동성애자다. 그에게는 오랜 연인같은 친구인 마이클 노보트니(할 스파크스 역)가 있다. 그를 사랑하는 10대 동성애자 저스틴 테일러(랜디 해리슨 역) 가 있으며, 세 사람을 둘러싼 동성애자 친구들이 등장한다. 여성스러운 게이면서 인테리어 전문가인 에밋(피터 페이지 역), 사려 깊지만 사이버 포르노광인 테드(스캇 로웰 역) 등이 ‘퀴어 마을 청년들’이다. 브라이언의 정자를 받아 아이를 출산한 레즈비언 커플, 린지와 멜라니도 퀴어 마을의 주민이다. ‘퀴어 애즈 포크’는 퀴어 청년들의 사랑과 우정을 다루고 있는데, 각각의 에피소드에는 커밍아웃, 에이즈, 동성애 혐오증, 동성결혼, 입양 등 동성애자 사회의 주요 이슈들이 담겨있다. ‘퀴어 애즈 포크’는 동성애자들의 성을 직접적으로 묘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게이 커플의 키스과 섹스신은 물론, 게이 클럽의 백룸(Back room)에서 남성 동성애자들이 익명의 파트너와 성접촉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이 드라마는 ‘동성애는 이해하지만, 동성 섹스는 역겹다’는 이성애자들의 심리에 대해 도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DVD로 출시되지 않았다(2000년 제작, 게일 해롤드, 랜디 해리슨 주연). 이밖에 수잔서랜든이 주연한 장편 극영화 ‘악마의 키스’는 흡혈귀의 사랑 이야기로, 공포 영화라기 보다는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에 가깝다. 아름다운 드누브와 록 스타 보위의 공연이라는 이색적인 캐릭터에, 컬트에 가까운 특이하고 환상적인 영상, 뛰어난 분장술, 공포영화적 영상에 이은 극적인 반전 등 매우 이색적인 느낌의 영화다. 산업 문명의 상징인 고층 건물이 즐비한 뉴욕의 맨하탄에 빼어난 미모의 미리엄이 매력적인 남편 존과 함께 살고 있다. 예술품들과 고전 음악으로 둘러싸인 우아한 생활을 하고 있는 미리엄과 존은 인간이 아닌 뱀파이어다. 미리엄은 무려 4,000살이고 존 역시 18세기의 영국 귀족이 인간의 피를 먹고 살아남은 것. 악마로부터 영원한 젊음을 약속 받은 미리엄과 달리 그녀의 유혹에 빠져 뱀파이어가 된 존의 생명은 한시적이다. 300살이 되는 해 어느날, 그들은 존에게 죽음의 순간이 찾아왔음을 알게 된다. 존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던 이들은 여의사 사라를 찾게 되지만 이미 존의 노화는 돌이킬 수 없다. 존의 죽음 이후 미리엄과 사라의 만남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과 타락, 희열로 이어지게 된다. 스페셜피쳐에 수록된 수잔 서렌든과 토니스콧감독의 제작 코멘터리, 포토 갤러리 등이 재미를 더한다(1983년 제작, 2005년 4월 DVD출시, 까뜨린느 드뇌브, 데이빗 보위, 수잔 서랜든, 댄 헤다야, 제이 데이비슨 주연, 96분, 18세 관람가, 11,900원. 자막 한국어, 영어, 일본어, 북경어, 태국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인도네시아어, 화면 아나몰픽 2.35:1, 사운드 돌비 디지탈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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