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가전제품은 참아도 불량 식품은 도저히 못 참겠다.

■중국산 수입 식품 원산지가 “중국산”이라고 하면, 어떤 생각들을 하게 될까? 아마도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싸다’라는 생각보다는 이젠 ‘불량’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 것이다. 며칠을 주기로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는 중국산 수입 식품의 위해성은 이미 국민들에게 있어서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 하게 한 바 있었다. 싼 가격에 대량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농산물, 수산물 등은 원산지 표기마저 불분명하게 되어있어서 소비자들로 하여금 장을 볼 때마다 의혹과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잘 살펴서 중국산 수입 식품을 사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라는 너무나 쉬운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크게 우려할만한 생각이라 할 수 있겠다. 우선 값싸게 들어오는 수입 식품은 포장이 되어있지 않은 경우 원산지 표기를 할 방법이 없어서 시중 판매자들의 양심에 의해 거래되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다소 비 객관적인 방법으로 판매를 하다보니 원산지가 둔갑되어지는가 하면 싸게 들여와 비싸게 팔고자 하는 비양심적 판매상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물론 단속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속여 팔자고 마음먹은 사람들을 모두 가려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문제의 심각성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처럼 원산지 판별을 해내기 쉽지 않은 품목들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모두 동일한 제품으로 인식을 하고 의혹을 품게 되기 때문에 중국산 수입 식품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산지 식품들까지 같이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 시장 규모가 큰 중국의 경우 수출의 차질을 잠시 받았다가 시장이 잠잠해지게 되면 다시 수출을 꾀할 수 있겠지만, 우리처럼 조그마한 관련 품목 시장들은 중국 시장과는 또 다르게 눈 깜짝할 사이 문을 닫게 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사건들은 매우 우려할만한 것이다. 또한 개방된 시장에서 우리 상품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 있어서도 매우 민감하게 신경써야할 문제인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월 중국산 장어에서 말라카이드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장어 소비는 급격하게 감소했고, 그 여파는 중국산 수입 장어뿐 아니라, 국내산 장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문을 닫는 양식업자와 도․소매업자가 줄을 이었었다. 다시 말해, 안전하지 못한 중국산 수입 식품의 영향으로 국민의 건강이 위협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산지 식품업체들까지 도산의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것이다. ■식약청의 대응 지난 7월 4일 식약청은 이 같은 수입 식품들에 대해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자 ‘위해정보기획단’을 만들었다. 발족한지 이제 겨우 3개월 조금 지난 시간이지만, 그들의 활동으로 위해 염려가 있는 중국산 수입식품은 벌써 3건이나 드러났다. 7월 11일 포름알데히드가 첨가된 중국산 수입 맥주를 시작으로 말라카이드그린 성분이 검출된 장어, 그리고 최근 납 함유량이 국내산보다 5배나 더 높다고 나타난 김치 등이 그것이다. ■포름알데히드 맥주 제조 과정에서 사용한 포름알데히드는 식품의 제조 및 가공 과정에 사용할 수 없는 방부제로서 발암의심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포름알데히드를 중국에서는 맥주 제조 시 침전물제거를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를 통해 식약청은 수입산 맥주들을 검사했고, 검사 결과는 포름알데히드의 검출 수준이 맥주 제조공정 중 자연발생적으로 생성 될 수 있는 수준 정도인 불검출~ 0.21ppm이 검출되어 국내에 생산되었거나, 수입되어 유통 중인 맥주는 안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수차례에 걸쳐 문제화 되어왔던 중국산 수입 식품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있어서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비난의 목소리는 커다랗기만 했다. 이에 식약청은 맥주 제조 시 포름알데히드의 사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계속해서 검사를 강화해가겠다고 국민들을 안심시키기도 했었다. ■말라카이트 그린 한편, 중국산 맥주의 이와 같은 논란이 꺼지지 않은 불씨로 남아있던 상태에서 식약청은 또 다시 말라카이트 그린이라는 성분이 검출된 중국산 장어를 적발해냄으로써,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듯해지기 시작했다. 말라카이트 그린은 양식 어류의 세균, 곰팡이 및 기생충 방지제로 널리 사용되었으나, 90년대 초 발암 등의 개연성 물질로 알려져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다. 그러나 식약청에 의하면 중국에서는 말라카이트 그린을 값이 싸고 효과가 매우 우수하다는 특성 때문에 식용에 불법적으로 사용해 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식약청에서는 해당 수산 제품들에 대하여 수입을 금지하고 반송 또는 폐기토록 조치를 하였으며, 이미 수입․통관되어 유통․판매 중인 장어제품 및 장어에 대하여 수거를 하는 한편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정적으로 유통하고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였다. 그러나 국민들의 불신이 쌓일 때까지 쌓여 있는 상태에서 이 같은 문제는 앞서 거론했듯이 장어에 대한 문제 뿐 아니라 그 여파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 시켰다. ■납 국민들의 원성과 불만 그리고 불신이 중국산 수입 식품에 대해 최고조에 달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또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김치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김치에 비해 납 함유량이 5배나 높은 중국산 김치가 식당의 대부분에 올라오고 있었던 것이다. 식약청의 자세한 조사결과 인체에 유해영향의 발생이 우려되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김치가 우리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자주 먹는 식품인 만큼 불안감을 없애도록 하기 위해 전반적인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여 관리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대처 방안 정말로 문제가 있었든, 없었든 국민들은 ‘중국산’이라는 어감 자체에 찝찝함을 먼저 내세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눈속임과, 대충 대충으로 우리의 소비자들을 속여 왔었던가. 충분히 그러한 대우를 받을만하다고 본다. 중국에서는 얼마나 쓰레기 같은 음식들을 자국민에게 먹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깨끗하게 살아온 우리 민족에게는 중국의 음식은 맞지 않는 것 같다.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식약청에서 아무리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한다고는 하지만, 쏟아져 들어오는 그 수입산 식품들에 대해서 어떻게 일일이 다 검역을 하고 확인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결국 이러한 대책은 누가 제시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문제에 도달할 수밖에 없게 된다. 소비자 스스로 국산과 수입산을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것은 물론이고, 판매업자들의 자발적인 원산지 표기 등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져있어야만 할 것이다. 국내산 상품을 보호․육성하고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낼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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