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쉼표를 위한 여행

여름철 수목원은 풀 나무 꽃의 조화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으로 눈이 즐거운 장소다.

도시생활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데 수목원만큼 좋은 곳이 또 있을까.

여름철 수목원은 풀 나무 꽃의 조화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으로 눈이 즐거운 장소다. 특히 삼림욕장은 여름철 기온이 도시에 비해 평균 4~5도 낮고, 피톤치드 테르펜 음이온 등 식물이 뿜어내는 건강 성분이 포함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천연 피서지’다.

호젓한 산책로를 걸으며 부부 사이에 밀렸던 대화를 나누고, 자녀들에게 생태교육을 시킬 수 있다는 것도 수목원의 매력이다. 무더위 속에 녹음이 짙어지고 풀벌레 소리도 커지는 8월, 갑갑한 도시를 벗어나 수목원으로 향해 보자.

★ 한 폭의 작품 같은 ‘아침고요수목원’ 경기 가평군 축령산 중턱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은 ‘아침고요정원’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10만 평 터에 자연미와 인공미를 느낄 수 있는 13개의 테마 정원에서 1700여 종의 식물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울창한 숲보다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정원의 분위기가 강해 사진 촬영을 하기에 좋다.

영화 ‘편지’와 ‘중독’, 드라마 ‘불새’(MBC)와 ‘이 죽일 놈의 사랑’(KBS)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하경정원은 영화 ‘편지’에서 박신양과 최진실의 데이트 장소로 선보여 유명해진 곳. 맞은편 언덕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한반도 모양을 한 정원이다.

페튜니아 토레니아 아스타 푸크시아 란타나 등 다양한 외국산 꽃이 심어져 있다. 물이 맑고 찬 계곡에는 방문객들이 들어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 여름철의 녹음을 즐길 수 있는 ‘국립수목원’ 경기 포천시 소홀읍의 국립수목원은 녹음 속에서 무더위를 식히기에 제격이다. 수목원까지 가는 차도 양옆으로 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어 운치를 더한다.

국립수목원은 침엽수원 관목원 화목원 등 수목 종류에 따라 공간을 나누어 놓았다. 소나무 잣나무 가문비나무 향나무 등 키가 큰 나무들로 빽빽이 둘러싸인 침엽수원은 짙푸른 녹음을 감상하며 더위를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화살나무 황매화 생강나무 등 2m 안팎의 키가 작은 나무로 이뤄진 관목원과 철쭉 목련 라일락 등이 있는 화목원에서도 여름철 녹음을 즐길 수 있다. 화목원에선 7, 8월 황색 꽃을 피우는 모감주나무도 감상할 수 있다.

4km와 8km 코스의 숲 속 산책로를 걷다 보면 딱따구리 까막딱따구리 어치 부엉이와도 만날 수 있다. 수목원의 산림동물원에서는 백두산호랑이 원앙 독수리 반달가슴곰 등 한국 산림에 사는 동물을 사육하고 있다.

올해 2월에 태어난 반달가슴곰이 방문객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산림박물관에는 야생동물 곤충 식물의 표본과 암석 화석 1500여 종이 전시돼 있고 산림의 생성과 목재의 이용에 관한 자료도 있다.

★ 우리 것만으로 이루어진 ‘꽃무지 풀무지’ 경기 가평군 하면에 있는 꽃무지 풀무지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풀과 나무만으로 이뤄진 수목원으로 8월에는 향기원 산채원 삼림욕장을 둘러보는 게 좋다.

향기원은 강한 향을 풍기는 야생초들로 꾸며져 배초향 숙은노루오줌 용머리 등이 꽃을 피우며 산채원은 조상들이 흉년에 허기를 때우려 곡식을 대신해 먹던 식물들이 심어져 있는 곳이다. 8월에는 다양한 체험 행사도 열린다.

수목원 주변 산에 많은 다래나무 열매를 맛보는 ‘자연 먹을거리 다래 열매를 찾아라’와 도라지 부처꽃 붓꽃 기린초 등의 씨앗을 채취하는 ‘우리 꽃씨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 미각과 촉각으로 즐기는 ‘용도수목원’ 경기 시흥시 매화동의 용도수목원은 야생화 단지와 허브마을이 메인 테마인 수목원이다. 100여 종의 야생화가 서식하는 야생화 단지에서는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에 따라 다양한 꽃을 관찰할 수 있다.

7, 8월에는 해바라기 원추리꽃 부처꽃 개불알꽃 꽃창포가 제철이다. 꽃이 낮에는 피고 밤에는 수그러드는 것으로 유명한 자귀나무도 있다. 허브마을에서는 로즈메리 페퍼민트 라벤더 재스민 등 50여 종의 허브를 관찰할 수 있는데 8월에는 제라늄과 헬리오트로프 꽃이 핀다.

허브마을에선 눈과 코뿐 아니라 미각과 촉각으로도 허브를 즐길 수 있다. 방문객들은 즉석에서 만든 라벤더와 로즈메리 주스를 맛보면서 허브 양초도 만들 수 있다.

★ 걸으며 관찰하며 ‘물향기수목원’ 경기 오산시 수청동의 물향기수목원은 자연 습지의 모습으로 조성한 수생식물 전문 수목원이다. 수생식물원에서는 벌개미취 애기부들 부처꽃 물옥잠 개연꽃 등 물가와 얕은 물속에 사는 식물들을 산책로를 걸으며 관찰할 수 있다.

향나무로 거북 공작 공룡 등의 모형을 만들어 놓은 ‘토피어리원’과 김소월 이육사 홍난파 등 예술 가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식물을 모아 놓은 ‘향토예술나무원’도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다. 물방개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등 곤충의 생활과 성장과정을 볼 수 있는 ‘곤충생태원’은 어린이 생태학습 장소로도 적합하다.

★ 거미박사가 되어보자, ‘아라크노피아’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의 아라크노피아는 ‘거미 박사’인 동국대 생물학과 김주필 교수가 설립한 ‘거미 수목원’이다.

이곳은 야생화 단지와 희귀 식물원도 갖추고 있지만 거미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거미 박물관과 연구소가 메인 테마다. 거미 박물관에는 4000여 종 10만여 개의 거미 표본이 전시돼 있다.

어린이 손바닥만 한 ‘자이언트 바븐’과 거미 중 독성이 가장 강한 ‘붉은 꼬마 거미’의 표본도 볼 수 있다. 거미연구소에서는 거미의 턱 생식기 알집 등을 각각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거미의 수명과 거미줄 등 거미관련 상식도 공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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