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어느 곳에서 이보다 뛰어난 관광지가 있으랴

사람들이 왜 통영을 한국의 나폴리라고들 말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폴리가 어떤 곳인지를 모른다거나, 통영을 가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 뜻을 이해시키기란 어쩐지 쉬운일만은 아닌 것 같다. 깨끗하고 맑은 느낌에 이국적인 정취까지 감싸고 있는 통영은 이름이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의외로 가 봤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보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만만치 않은 거리에 마음은 있어도 선뜻 시간을 내지 못해 아직까지 발걸음을 못한 까닭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통영은 언제나 추천 여행지나 가보고 싶은 여행지에 항상 우선순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동양의 나폴리? 작고 조용한 항구 도시인 통영은 어쩐지 낚시에 재미를 붙인 사람들이 더욱 많이 찾아 올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맑은 물에 조용한 바닷가 모습을 보고 있자면 어쩐지 수 없이 많은 물고기들이 무리를 지어 놀고 있을 것만 같다. 상상속의 바닷속 모습을 증명해 보이기려도 하려는 듯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는 낚시집들이 줄지어 늘어서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물론 낚시를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조용한 해안도로는 심신이 지친 도시인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해 줄 것이다. 이따금 들어왔다 나가는 작은 배들의 움직임과 말없이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있자면, 여행은 이미 오랜 추억으로 자리할 것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어진다. 통영은 우리나라의 남쪽 바다의 한려해상국립공원과 300리 한려수도 뱃길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해안도시이다. 이처럼 깨끗한 바다를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옥빛 같은 물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이곳이 바로 ‘동양의 나폴리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될 것이다. ■미륵도 통영 앞바다에서는 크고 작은 아름다운 섬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섬들 가운데 단연 눈과 마음에 들어오는 섬이 하나 있으니 바로 미륵도이다. 인구 약 1만여 명이 살고 있을 정도로 꽤 큰 섬인데, 이 곳은 총 23km나 되는 긴 해안일주도로가 무척이나 멋진 곳이다. 또한 미륵도의 도남동 일대는 유람선 선착장과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마리나리조트 등에 의해 국민관광지로까지 지정되어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 곳은 해양 관광지의 대표적인 모델로서 일반 여행객들의 휴식과 함께 각종 해상 스포츠와 근처 몇몇 섬들을 둘러 볼 수 있는 유람선 선착장도 갖추고 있어 볼거리, 즐길 거리를 동시에 만족시키기도 하는 곳이다. 또한 미륵도의 남쪽 끄트머리이자 동백나무가 곳곳에 즐비한 산양일주도로의 중간 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바닷가의 야트막한 언덕배기에는 달아공원이 있고, 한산대첩의 전승을 기리기 위해 세운 관해정,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오솔길 등 볼 거리, 느낄 거리가 많은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도남동은 통영을 찾은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꼭 들렸다가 가고는 한다. ■달아공원 지형이 마치 코끼리 어금니 모형과 닮아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달아공원은 지금은 지형의 특성때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달구경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역 사람들은 이 곳을 달아라고 하지 않고 달애라고 부른다고 한다. 일주도로에는 통영의 나무인 동백나무가 가로수로 즐비하게 서 있어 다도해의 절경과 함께 동백꽃의 그윽한 아름다움까지 느낄 수 있게 되어있는데,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남해의 아름다움에 빠져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공원은 미륵도 남쪽 끝에 있는데 완만한 공원길을 따라 올라가면 관해정(觀海亭)이라는 정자가 서 있다. 이 정자에 올라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바라보면 아름다운 바다가 모두 내 손 안에 들어온 듯 한 눈에 쏙 들어온다. 특히 관해정에서는 바다를 향해 저물어 가는 일몰을 구경할 수 있는데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일몰 풍경은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장엄한 느낌을 전해준다. 또한 관해정에서 비껴 바다쪽으로 조금 더 나가면 그야말로 땅끝에 선 기분을 맛볼 수도 있다. 이름을 갖지 못한 작은 바위섬에서부터 대·소장재도, 저도, 송도, 학림도, 곤리도, 연대도, 만지도, 오곡도, 추도 그리고 멀리 욕지열도까지 수십 개의 섬이 한 눈에 들어 와 다도해가 왜 다도해인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원래 이 관해정은 오랜 역사와 함께 해 온 정자는 아니다. 통영의 아름다운 경관을 구경하려고 몰리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통영시에서 각종 편의시설과 함께 1997년에 지은 것이다. 그 해 4월 5일 식목일에 맞춰 ‘관해정’이라는 현판식을 갖고 주변에 10년생 동백나무 1,000그루를 심어 통영을 자연과 인공이 조화되는 ‘경승 1번지’로 가꾸기 시작한 것이다. ■해저터널 이 곳은 해저터널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일으키는 연상 작용에 의해 아름답다거나 바닷속을 걸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거나 하는 맛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이라는 것과 우리의 아픈 역사들이 서려 있는 곳이기 때문에 뜻 깊은 발걸음이 되기에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 터널은 1931년부터 1932년까지 1년 4개월에 걸쳐 만든 동양 최초의 바다 밑 터널인데 길이가 무려 483m, 너비는 5m, 높이는 3.5m나 되는 대형 터널이다. 만들어진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할 때, 터널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였을지 터널의 규모만으로도 짐작을 가능하게 해 준다. 이 곳은 양쪽 바다를 막아 바다 밑을 파서 콘크리트 터널을 만든 것으로 터널 입구에는 용문달양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용문달양이라는 말뜻은 ‘섬과 육지를 잇는 해저도로 입구의 문’이라는 뜻이라 한다. 이 터널이 일제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시대적 상황을 생각해보았다면 금방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원래는 바다 위로 다리를 놓으려고 하였지만, 일본이 이 곳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장군한테 수장당한 자신들의 선조의 원혼이 잠든 곳이라고 하며, 바다 위로 다리를 놓을 수 없어 바다 밑으로 낸 터널이라고 한다. 이 공사를 위해 착취한 우리 조상들의 노동력을 생각하며 터널을 지나본다면 볼 것은 없더라도 민족의식에 한번쯤 불을 지피는 계기는 되지 않을까 싶다. ■통영대교, 통영 운하 길이 1420m, 너비 55m로 통영반도 남단과 미륵도 사이를 흐르는 통영 운하는 그 아래로 동양 최초로 만들어진 해저터널을 품고 있어 더욱 유명하다. 본래는 바닷물이 빠지면 갯벌이 드러나 반도와 섬이 연결되는 곳이었는데, 한산대첩 당시 이순신 장군에게 쫓기던 왜선들이 이곳까지 흘러 들어 왔다가 퇴로가 막히자 도망치기 위해 땅을 파헤치고 물길을 뚫었다고 한다. 즉, 통영운하의 시초는 일본군이 뚫어주고 간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곳을 판데목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물길을 뚫었음에도 결국 우리 수군의 공격으로 무수한 왜군이 죽어나간 탓에 송장목으로 그 이름을 달리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일본군에 의해 뚫린 물길은 다시 1932년 일제에 의해 운하로 확장개통되게 되어 참으로 역설적이지 않을 수 없다. 약 5년 6개월간의 공사 끝에 완공된 이 운하는 임진왜란의 주범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관명을 따서 ‘다이코호리’라고 명명되었으며 그 아래로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인 충무 해저터널도 함께 개통되었다. 이 운하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가 놓여 있어 사람과 말이 건너다니고 다리 밑으로는 작은 배가 왕래하였다고 한다. 운하 밑으로 뚫린 해저터널로는 사람들이 다니고, 그 위에 걸린 공중 다리로는 자동차가 통행하며 운하로는 바다 조수와 상관없이 배들이 지나다닌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3중 교통로인 이 곳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무지개 모양의 거대한 통영 대교가 운하를 가르고 있는데, 낮에도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지만, 해가 진 뒤 들어오는 다리위의 오색 조명과 진입도로변의 가로등이 바닷물에 반사되어 절묘하게 어우러진 훌륭한 야경은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겠다. (통영시문화예술관광 자료) ■이순신 장군을 만난다 한산섬 달 밝은 밤의 수루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할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긋나니 근래 이순신 장군 신드롬이 불고 있다고 할 만큼 TV 드라마나 소설 등 수 많은 곳에서 이순신 장군이 되살아나고 있다. 본래는 충무시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통영군 모두가 이순신 장군의 ‘충무공’과 ‘통제영’에서 따 온 이름들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으려나. 같은 생활 영역이면서도 두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다가 1995년에 충무시와 통영군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하나의 ‘통영시’가 된 것이다. 이 곳 통영의 곳곳에서는 아직도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문화와 유적들이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산도에는 충무공이 갑옷을 벗고 쉬었다 하여 불러진 해갑도가 있으며, 왜적이 길을 물었다 하여 불려진 ‘문어포’, 군수물자를 수송하던 ‘멜개’ 등 그와 관련된 지명들이 수도 없이 많이 있다. 뿐만 아니라 통영 시내에는 충렬사, 세병관, 착량묘 등 유적지가 즐비하므로 통영이 전국에서 충무공의 얼이 가장 많이 배어 있는 고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바다를 호령하던 충무공의 얼을 느끼면서 자란 통영 사람들은 바다만큼이나 넓은 자부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통영시내에 있는 충렬사는 임진왜란 중에 수군통제사로서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사당으로 임진왜란이 끝난 8년 후인 선조 39년에 왕의 명령에 따라 지었으며, 현종 4년에는 남해 충렬사와 함께 임금이 지어 보낸 현판을 받았고, 그 이후에는 역대의 수군통제사들이 매년 봄, 가을에 걸쳐 2번씩 제사를 지내왔다. 충무공의 활동무대가 한산도를 중심으로 한 통영 근처였기 때문에 남해 충렬사와 함께 이곳에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게 된 것이다. 이 곳에는 현재 사당을 비롯하여 동서재, 경충재, 숭무당, 비각, 전시관, 강한루 등 건물 17개 동과 5개 문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보물 제 440호인 명조팔사품을 비롯하여 지방유형문화재인 충렬묘비와 지방기념품인 동백나무 등 많은 동산문화재를 가지고 있다. ■먹거리 해안선이 잘 발달되어있는 지역적인 특성과 풍부한 수산자원이 어우러져 낙천적인 통영사람들은 다양한 먹거리를 생활 속에서 만들어 내었는데, 이는 통영의 또 다른 자랑거리라 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통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의례 ‘충무김밥’만을 통영의 대표적 먹거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충무김밥은 어떤 계기로 기자들에 의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을뿐이지 실제 통영에는 충무김밥 보다 먹을만한 음식들이 수도 없이 많다. 통영음식이 다른 지역의 음식들과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에게 맛을 알리는 식당중심의 음식이 아니라 생활의 한 부분으로 발달 되어져 왔다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만들어져 내려온 통영만의 먹거리로는 여유로운 통영 사람들의 술 문화가 만들어낸 ‘다찌집’이 있고, 어시장 사람들이 장어를 손질하고 버린 장어머리와 뼈를 갈아서 시장사람들에게 팔던 ‘시락국집’이 있다. 또한 도다리쑥국, 메기탕, 장어국 등도 빼 놓을 수 없는 먹거리들이며, 멸치잡이 배 사람들이 어장 일을 하면서 허기를 달랬던 ‘멸치회’와 명절과 제사상에 오르던 ‘나물비빔밥’, 잔칫집에서 생굴과 해물을 넣은 ‘떡국’등도 다른 지역의 음식들과는 차별되는 토영만의 음식이라 할 수 있겠다. 한편 여행객들이 섬으로 오가면서 먹었던 충무김밥의 원조격인 ‘꼬치김밥’이나 어장 인부들이 새참으로 즐겨 먹었던 ‘꿀빵’ 등은 다른 어떤 지역에서도 흉내 내지 못할 통영만의 독특한 음식 문화인 것이다. ■교통 <미륵도> 1) 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 (14번국도) → 고성 → 통영 → 여객선터미널 2) 남해고속도로 사천IC (3번국도) → 사천읍 (33번국도) → 고성 (14번국도) → 통영 현지교통 : 1) 시외버스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시내버스 37, 38, 38-1, 39, 39-1번 승차 → 산양삼거리에서 하차 2) 시외버스터미널앞 정류장에서 달아.척포방향 시내버스 39, 39-1번 승차 → 달아공원에서 하차 3) 통영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서 시내버스 20∼25번 승차 → 봉평동 용화사 광장(주차장) 하차(시내버스 종점) 4) 통영시외버스터미널앞에서 시내버스 20∼25번 승차 → 봉평동 용화사광장 (주차장)종점 하차 ※ 통영시 무전동의 버스터미널에서 도남동, 용화사, 산양3거리 등으로 가는 시외버스 이용 <충렬사> 현지 시내 버스 - 29, 29-1, 31, 43, 44, 48, 48-1, 52, 55, 57, 73, 78번 89, 99, 112, 현지 좌석 버스 - 129, 148, 183번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연산동역이나, 동래역에서 하차하여 버스를 타고 안락로타리에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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