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몽구 회장 사재출연, 공정위 조사 결과에 영향을 줄까?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가 빈발하는 광고업계에 대해 불공정 거래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사재 출연 조치가 공정위의 제재 수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일 현대차 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개인보유 지분 36만주를 모두 '현대차 정몽구 재단'에 출연하기로 했다. 정 회장의 사재 출연은 시기나 정황을 따져볼 때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의식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도 과징금 등 제재조치를 내릴 때 사재 출연 등 사회환원 조치를 전혀 반영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여러 회사가 한꺼번에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 커다란 영향은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동안 사례를 보면 해석에 따라 감경사유로 적용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다"고 밝혔다.

이번 사재출연은 지난 2006년 정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소환을 앞둔 상황에서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글로비스 주식 2250만주를 포함해 1조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성격상 비슷한 것으로 분석된다. 발표 시점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절묘하게 비슷하다는 것이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미 오래 전에 이번 사재출연을 결정했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공정위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이노션 월드와이드 본사에 대한 직권조사를 벌인 직후 정 회장이 사재출연을 발표했기 때문에 현대차 관계자의 주장은 그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기업 총수들은 사재출연을 법원이나 행정부처의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한 카드로 사용해왔다. 실제로 법원 판결에서도 사재출연 등 사회환원 조치는 양형 경감 배경으로 작용을 했다.

현재 공정위가 이노션 월드와이드에 이어 현대차그룹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를 대상으로 불공정 하도급거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최근 경실련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20.7%이지만 총수 배우자나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의 거래는 44.6%로 집계됐다. 특히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사례로 평가된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