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처형을 살해해 암매장한 전직 농구선수가 붙잡혔다. 이 전직 농구선수는 한때 프로 1라운드 지명을 받을 정도로 유망했던 선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혐의로 전직 농구선수 정모(31)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26일 화성시 처가에서 처형 최모(33·여)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목졸라 살해한 혐의다.

정씨는 최씨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고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 지난달 28일 자신의 집에서 약 9㎞ 떨어진 오산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정씨는 범행 후 최씨의 핸드폰을 이용해 아내에게 '일요일(30일)까지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행 사실을 숨기려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또 돌아온다고 했던 날짜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음을 이상하게 여긴 쌍둥이 동생(정씨의 아내)이 경찰에 신고를 한다고 하자 함께 경찰서를 방문해 신고까지 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경찰은 28일 새벽 정씨가 숨진 최씨의 차를 몰고 나가 대부업자에게 1200만원을 받고 급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정씨를 긴급체포했다.

또 정씨 차량에서 나온 최씨의 혈흔과 머리핀 등을 토대로 추궁해 범행 사실을 자백받았다.

정씨는 경찰에서 "최씨가 '너같은 놈 만날까봐 결혼안한다'며 무시하는 말을 하자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전 프로농구 모비스 소속 선수였던 정씨는 한때 프로 1라운드 지명을 받을 정도로 유망주였지만 2005년 입단한 오리온스에서 적응하지 못해 방출됐고, 이후 2006년 울산 모비스 소속으로 뛰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