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17일 한반도 문제에 관해 전화통화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화는 G8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북아일랜드행 비행기 안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걸어 이뤄진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오전 11시부터 11시20분까지 20분간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지난 7∼8일 양일간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청취하고 북한 문제와 관련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어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지역의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관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중국의 의지를 표명하고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용인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와 그 성과를 다시 한 번 평가하고 그 연장선에서 북한 문제 등 주요 현안에 관해 계속해서 긴밀하게 협력해나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이번 통화에서 북한이 제안한 북·미 고위급 회담과 관련 논의 여부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공식적인 브리핑은 이걸로 마무리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또한 이정현 홍보수석은 오후 브리핑에 앞서 “(통화)내용에 대해 추가로 더 (설명)해드릴 것은 없다”며 “대통령께서 스피커폰을 켜놓고 한 것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며 딱 잘랐다.

한편, 지난 16일 북한은 중대담화를 통해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한중정상회담을 가진다고 하자 북한이 초조감을 못 이겨 대화 제의를 했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북한의 제의에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대화를 선호하며 북한과 대화 라인을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북한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단호히 했다.

또 “우리(미국)는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다다를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을 원한다”면서 “그러려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준수하는 것을 포함해 국제 의무를 지켜야 한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