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엔진에서 실린더는 기통이라 부른다. 이 실린더 개수에 따라 통상 “엔진이 ‘몇 기통’이다”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그 앞을 보면 항상 영문 이니셜이 붙어 있다. 가장 많이 보는 글자가 영문 ‘V’자다. 일단 자동차 뒤에서 보면 V6, 또는 V8 이렇게 써있고, 옆에 숫자가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V는 특정 단어의 이니셜이 아닌 기통, 즉 실린더의 배열 모양을 나타낸다. 흔히 엔젠 내부에는 피스톤이 있는데, 우선 피스톤이 몇 개냐에 따라 3기통, 4기통, 5기통, 6기통, 8기통, 10기통, 12기통으로 나뉜다.

이런 기통은 배열하는 방법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그냥 일렬로 배열하는 것이다. 이를 보고 ‘직렬’이라 표현한다. 통상 4기통까지는 직렬로 배열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여기에 실린더를 두 개 추가하면 6기통이 된다. 이때는 엔진의 크기가 커져 일렬로 배열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양쪽에 실린더를 3개씩 V자 형태로 비스듬히 배열하게 됐다. 그래서 V형 6기통을 V6로 표현하는 것이다. V8은 V형 8기통을 의미한다. 즉 양쪽에 실린더 4개씩 비스듬히 배열된 것이다.

또한 직렬로 연결된 것들 중에 6기통도 많이 있다. 그런데 6기통을 일렬로 배열하려면 실린더의 부피를 줄이든가, 아니면 세로형태로 엔진을 배치하든가 해야만 한다. 엔진룸을 보면 엔진이 좌에서 우로 길게 펼쳐진 게 있고 앞에서 뒤로 길게 펼쳐진 게 있는데, 앞바퀴 굴림은 좌에서 우로 배치하고 뒷바퀴 굴림은 앞에서 뒤로 가는 세로형으로 배치한다. 대표적으로 한국GM 토스카는 좌에서 우로 배열된 전륜구동 직렬 6기통이고, BMW 5시리즈는 직렬 6기통이지만 세로로 배치된 후륜구동이다.

W형이라는 것은 3개씩 4줄로 걸쳐 배열돼 있는 것을 말한다. 12기통 엔진에서 주로 사용되는 형태인데, 12개 실린더를 모두 담으려니 공간이 없어 4줄에 걸쳐 실린더를 3개씩 놓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론적으로 실린더는 모아놓는 게 성능면에서 유리하다. 그래서 성능을 중요시하는 자동차의 경우 양쪽에 6개씩 실린더를 배치하는 V12가 사용되기도 한다.

결국 실린더의 숫자와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글자와 숫자가 달라지는 것이다. 같은 배기량이라도 직렬이냐, V형이냐에 따라 그 특성이 달라지는데 이론적으로는 나누는 것 보다는 직렬로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는 실린더가 왕복운동을 할 때 상하진도만 발생하지만 V형은 좌우 진동까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동을 잡아내는 기술이 발해 현격한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그래서 차 뒤에 붙는 숫자가 어느 정도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첫 글자는 그 자동차의 크기를 나타내는 것이 많다. 물론 완성차 업체들 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고, 자동차의 크기를 구분하는 방식 또한 다르지만 첫 글자 이후 숫자의 의미는 대부분 비슷하다. 예를 들어 독일 벤츠사는 S, E, C 등으로 자동차의 크기를 구분한다. 글자 뒤에 숫자를 붙여 엔진 배기량을 나타낸다. 어떤 회사는 7-5-3 등으로 크기를 구분하고, 뒤에 20, 25, 30등으로 엔진 배기량을 나타내기도 하고, 엔진의 총 배기량을 실린더 숫자로 나눠 자동차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자동차를 뒤에서 보면 그 자동차의 성격을 대충 알 수가 있다. 또한 자동차를 뒤에서 보면 가운데 브랜드 로고가 있다.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알 수 있고 더불어 왼쪽에나 오른쪽에 자동차이름이 새겨져있다. 자동차 이름 반대편에는 통상 트림이 붙어 있는데, 이 트림은 같은 차종이라도 격이 다른 것을 말한다. 쉽게 설명하면 현대차아반떼의 경우 아반떼가 차명이고, 그 아래에 GLS·디럭스·슈퍼 등은 트림, 그 아래에 기본형·고급형·최고급형 하는 것은 옵션이라고 한다. 통상 하나의 자동차에 여러 개로 세분화를 두고 트림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자동차 뒤에서 보면 회사와 자동차명과 트림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트림 대신 엔진 형태와 배기량을 표기하기도 한다.

엔진에도 이름이 있다. 엔진도 작명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이름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앞서 설명한 것은 엔진의 형태에 따라 분류하는 이름들이고, 각 엔진명은 회사마다 고유명이 있다. 일반적으로 어느 회사 엔진 등으로 부르지만 각 엔진마다 그 특성의 차이가 있음에 비춰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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