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제2의 오일쇼크에 한 발 더 다가가

28일 오후 미 부시 대통령은 사상 최대의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관련하여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국제 유가 역시 비상사태로 돌입했다. 29일 오전 뉴욕상품거래소 시간외거래에서 68.6달러로 출발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10월 인도분이 곧바로 70.8달러까지 오르면서 국제 유가가 사상 최초로 70달러 선을 넘었다. 국제 석유시장은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북상 소식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27일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하며 진로를 서쪽으로 바꾼 ‘카트리나’가 서부 연안에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멕시코만의 주요 석유 업체들이 일부 생산을 중단하고 인력을 대피시켰다. 이에 따라, 석유 공급량이 하루 약 100만 배럴 이상 생산에서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최대 풍속 시속 284km를 넘고 토네이도와 호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중 최고등급인 ‘카트리나가’ 이 곳을 직접 강타하여 침수나 단전, 선적, 저장, 정유 시설을 폐쇄하거나 손상을 일으킬 경우에는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연재해에 인한 일시적 요인이 국제 유가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지만, 최근 연일 계속된 유가 상승이나, 그로 인해 임금 상승률보다 높은 물가의 상승률은 소비자의 심리를 위축시켜 ‘카트리나’로 인한 유가 상승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기업들 또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마진 압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업들의 유가 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인플레가 가속화될 것임은 물론이고,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는다하더라도 기업들에게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진다. 이에 따라 중국, 일본, 우리나라 등의 주요 원유 수입 국가들의 경우 고유가 부담으로 무역수지가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이며. 인도네시아의 경우 원유 수입 비용 증가로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제 2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유가 급등으로 미국에서는 전략비축유(SPR) 방출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9월 정례 회의에서 유가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가 파장을 줄이기 위한 각국 정부 및 기업의 대응책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카트리나’는 지난 25일 남부 플로리다 지역을 강타하여 최소 7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도로와 가옥을 침수시키는 등 대규모 홍수 피해를 발생시켜 약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 사태를 겪기도 했다. 케빈 오리쉬 바클레이즈캐피탈 분석가는 “허리케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수개월동안 시장에 남아있을 것”이라며 원유 생산과 정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약간만 문제가 생겨도 시장에 엄청난 압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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