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학군 방식, 대안으로 부상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급기야 학군개편 논의로 확산되고 있다. 교육 특구로 불리는 강남 8학군이 집값 상승의 주 요인이기 때문에 공동학군 방식으로 8학군을 공유하면 강남 주택수요가 떨어지고 집값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학군 개편안이 실질적으로 집값을 얼마나 떨어뜨릴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강남 집값에 8학군이 절대적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타 지역에서 강남 고교에 다닐 수 있다면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현재 강남 일부 고교는 송파구 학생들이 배정되고 있지만 집값은 요지부동이라며 학군개편에 따른 집값 하락은 역부족이라는 주장도 있다. 단순히 강남집값을 잡기 위해 백년대계로 불리는 교육제도 개편까지 논의하는 것은 과민 대응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열악한 강북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근본처방이 나와줘야 한다는 견해가 공감대를 얻고 있다. ■ 강남권 내부도 학군 편차 뚜렷 학군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강남권 내부에서조차 희비가 엇갈린다. 강남에서 통학이 편리한 대치동 일대 아파트값이 단연 강세를 띠고 있다. 대청중학교와 단대부고, 중대부고, 숙명여중고 등으로 도보 통학이 가능한 대치동 개포우성1차 45평형은 매매가가 16억∼17억원선이다. 인근 도곡동 개포우성4차아파트 46평형이 13억∼14억원에 그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전반적인 입지여건은 큰 차이가 없지만 우성4차는 인근 고교를 버스로 통학해야 하는 불편함이 가격에 악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별 학군 편차는 강남구 논현동과 역삼동, 삼성동 일대 집값이 같은 강남권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배경이기도 하다. 강남 학군 편차는 중학교 배정에 따라 집값이 희비가 엇갈릴 정도로 뿌리깊다. 대치동 대청중학교에 배정돼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미도1차아파트는 그렇지 못한 미도2차보다 5%이상 가격이 비싼 편이다. ■ 학군개편 집값 하락 vs 불변 그러나 학군 개편이 강남 집값 전반에 큰 영향을 줄지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개별 아파트값은 학군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강남권 전체가 학군개편으로 집값이 떨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동학군이 시행되면 교육특구라는 강점이 반감되며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 지리교육과 최은영 강사는 "8학군이 강남 집값에 미치는 영향력은 이미 수치로도 검증된 바 있다"며 "공동학군이 시행돼 8학군을 타 지역 학생도 다닐 수 있게 되면 강남 집값은 하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 강사는 지난해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에서 8학군 등 교육환경이 강남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8학군 공유가 강남 집값에 실질적인 하락을 가져오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같은 지적은 이미 강남구 17개 고교에 송파구 학생들이 배정돼 실질적으로는 공동학군이 실현되고 있지만 집값은 요지부동이라는 분석이 깔려있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실장은 "공동학군이 집값까지 하향평준화시킬지는 의문이다"며 "EBS수능강의와 내신 위주의 새 대입제도 등 교육혁신에도 불구, 강남집값은 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미 시행중인 서울 중구 종로구 용산구 등의 공동학군제도 집값 변동과는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8학군 활용 못지않게 강북권 교육여건 개선 등 근본적인 교육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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