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최근 재계 전체를 뒤흔들며 중심부 깊숙이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다. 이 키워드에 재벌 2~3세들이 묶여있다. 올해는 특히 더 유난스럽다. 가히 재벌 2~3세들의 수난시대가 본격 도래한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에서부터 '재계의 총체적인 난국'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이러한 수난의 맨 선두에 서 있는 대표주자는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다. 이 회장은 전날인 29일 재계 오너로서는 극히 이례적으로 '신체 압수수색'을 당할 뻔했다. 검찰로부터 험한 꼴을 면하긴 했지만, 신체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 자체가 재계에서는 큰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내달 초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회장의 사촌 동생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비슷한 시기에 세간의 입길에 올랐다. 이번에는 아들의 국제중학교 진학문제 때문이다. 결국 이 부회장은 30일 최근 빚어진 아들의 영훈국제중학교 입학 논란과 관련해 사과했다. 이 부회장은 "제 아들의 학교 문제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며 "이 문제로 논란이 일면서 저는 제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재벌가의 아이 문제는 더 있었다. 조현아(39) 대한항공 부사장이 최근 미국에서 쌍둥이 아들을 원정출산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2010년 초등학교 동창인 성형외과 원장과 결혼한 조 부사장은 만삭의 몸으로 지난 3월 대한항공 미주지역본부로 전근 발령받아 근무하던 중 하와이에서 아들 쌍둥이를 출산했다.

만삭의 몸인 조 부사장을 미국으로 발령낸 것 자체가 회사 차원에서 원정출산을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으나, 대한항공 측은 "병역의무 등 한국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29일 전격 시작된 효성에 대한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도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자녀들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등 3세를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수영 회장 부부가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인터넷언론 뉴스타파의 보도와 관련해서도 OCI 측은 국세청의 역외탈세 조사 불똥이 확대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앞서 이 회장 일가는 지난 2009년 11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를 통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이중 이 회장의 장남 이우현 OCI 사장이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장은 현재 형 집행이 유예된 기간이어서 더욱 긴장하고 있다.

재벌 2~3세는 아니지만, 오너가인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도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추가 조사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진해운 측은 뉴스타파의 보도이후 페이퍼컴퍼니 설립 동기에 대해 여전히 함구하고 있어 궁금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밖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부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 유통 대기업 2세들도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 법원에 출두해 벌금을 선고받았다.

이와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표방해야 할 재벌 2~3세들에 대한 사회적인 감시가 더욱 강화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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