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바로서야 나라가 산다

야당이 위태롭다. 존재감없는 야당이라는 비판도 쇄도하고 있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계파갈등으로 분열된 모습을 보이며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 민주당 새지도부는 개혁과 혁신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어떤 성과물을 내놓을지 미지수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들의 시선은 안철수 의원에게 쏠리고 있다. 지난해 국민들의 새정치 염원은 정치경력이 없는 안철수에게 쏠렸고 여전히 현재도 그러해 보인다. 과연 여당의 독주를 견제하며 좌우의 날개로 정치가 발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범야권 정계개편의 향후 전망을 분석했다.

민주당-안철수 ‘무한경쟁’ 예고
10월 재보선 기점으로 야권재편 등 주목
정치 혁신 둘러싼 주도권 경쟁 불가피

강력한 야권이 형성돼야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는 목소리는 하나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오는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정치혁신과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각축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이다. 하지만 그 중심축이 누가 될 것이냐를 두고 양측은 단기적으로 서로의 자웅을 겨루며 경쟁하다 10월 재보선을 기점으로 야권재편 등 정계개편이라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이유로 해서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중심의 야권재편설과 ‘안철수 신당’ 등 제 세력과 결합하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물론 수권을 위해 과거 3당합당의 민자당 케이스 형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수도권과 호남의 불만이 커서 현실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결국 민주당 중심이냐, 안철수 신당 중심으로 통합 형태의 수순으로 답안이 모아진다.
민주당 주도의 역할론에서는 결국 다음 총선과 대선도 민주당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는 2016년 4월에 치러질 총선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시험대에 나설 주자들이 과연 몇 명이나 있겠느냐는 의문이 그것이다. 특히 단기필마나 다름이 없는 안철수 의원이 1980년대의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카리스마와 조직력 등을 토대로 당장 민주당을 대체하는 정당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도 아니라는 현실론도 그 저변에 깔려있다.
하지만 민주당 중심의 야권재편은 민주당이 뼈를 깎는 혁신으로 수권 정당으로 탈바꿈할 때 가능하며 이것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지난해 총선부터 대선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에 대한 혁신 요구가 빗발쳤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결국 민주당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김한길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혁신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밝힌 대목도 두고두고 곱씹어봐야 할 부분이다. 결국 민주당 내에서 일정한 지위와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이 혁신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요원할 것으로 보는 측면에서 나온 것이 바로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정치 세력의 형성을 위해 소위 안철수 현상 등으로 대변되는 세력과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는 것으로 모아진다. 이것은 물론 민주당 중심이 아니라 민주당이 이루지 못한 혁신을 새로운 정치 세력이 창출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 중심에는 ‘안철수 신당’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그리고 민주당 외부의 세력이 정치 혁신을 둘러싼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한길 리더십 환골탈태로 이어질 지
문재인 안희정 등 친노 각개약진 주목

민주당의 비주류 김한길 의원이 지난 5월4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당선됐다. 또 이날  최고위원에 신경민, 조경태, 양승조, 우원식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이래 지난 10년간 친노(親盧)와 비노(非盧)가 번갈아 당권을 잡으며 같은 계열 8개 정당이 이름과 세력을 바꿔가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반노무현과 탈호남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사실상 주도했던 친노 인사들에 대한 심판이 준엄하게 내려졌다는 관측이다.
친노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뚜렷한 세력을 드러내지 못했고, 이것은 김한길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된 결과를 낳았으며 이같은 반노의 분위기는 최고위원에 출마한 윤호중 의원이 꼴찌로 탈락하는 현실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친노세력이 전당대회에서 패배하였다고 해도 민주당 의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앞으로 김한길 대표 체제가 계파 갈등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파고 사이에서 혼선을 나타낼 경우 민주당 대주주로써 복귀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친노세력은 당분간 독자세력화를 추구하며 정중동의 행보를 나타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의 내부 혼란을 수습하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한 전열 정비에 혼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했다고 해서 민주당의 미래를 밝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야권을 지지하는 상당수의 유권자가 민주당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의석수가 127석에 달하지만 거대야당으로써의 존재감이 완전히 상실됐다.
거기에 4월 24일 재보궐선거 직후 한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했을 경우 이에 대한 지지율은 31%에 달한 반면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15%에 머무르는 처참한 결과마저도 나왔다. 실체조차 없는 ‘안철수 신당’에 민심이 모아졌다는 것이다.
사실 민주당 내에서는 김한길계로 분류될 만한 의원이 뚜렷하지 않다. 압도적으로 대표에 당선됐지만 사실상 정치권에서는 반사이익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당내 비주류 및 대구·경북, 충청표가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런 계파 연합 구도 속에 탄생한 김 대표가 강력한 리더십으로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주도할 수 있을지가 핵심포인트가 됐다. 심지어 선거결과 반노, 탈호남의 성격으로 김 대표가 출발했지만 여전히 당내 다수로 평가되는 친노, 호남 출신의 최고위원이 없다는 점도 역설적으로 넘어서야 하는 큰 언덕이 되고 말았다. 김 대표 입장에서 친노세력들에 대한 당근과 채찍도 얼마큼 융화되어 나타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친노세력은 사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에 따라 당권에서 전면 퇴진한 친노세력은 당분간 각개약진을 통해 향후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속에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문재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핵심인사들의 행보가 초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유시민 문성근 등 친노의 상징적 이미지가 강했던 일부 인사들처럼 정치권을 떠나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보여 또 다른 인물들의 정계은퇴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친노측에서는 “이 기회에 아예 전면적인 노선 재정립이 필요하다”며 “노 전 대통령의 대명사가 된 문 의원이나 안 지사가 전면에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이 관계자는 “당내에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누군가 이를 주도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보선 승패 여부따라 극명한 차이 예상
제1야당 입지 흔들…‘안풍’ 찻잔속 미풍으로

이와 함께 민주당이 넘어야 할 산은 또 하나 있다. 냉담한 민심과 신당 창당을 통해 야권 재편을 모색하는 ‘안철수 세력’ 사이에 끼어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 재보궐 선거까지는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무한경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10월 보선에서 안 의원에게 밀린다면 제1야당의 입지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감이 강해, 민주당 새 지도부에 호남권 인사를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도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호남 등의 일부를 안철수 세력의 후보들에게 빼앗길 경우, 2년 임기의 김한길 체제도 자칫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0월 재보선에 독자 세력으로 나설 뜻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안철수 신당’의 여파가 어디에 이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10월 재보선 결과가 야권 전체의 지각 변동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재영입 등 주도권 확보를 위한 양측의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독자 세력화의 핵심을 신진인사들의 영입에 두고 있다. 안 의원이 최근 인터뷰에서 “결국 문제는 사람”이라며 “형식은 오히려 나중 문제”라고 밝힌 것은 우선적으로 인재를 영입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신당’보다는 10월 재보선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10월 재보선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당 창당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10월 재보선에 참신한 인사들을 출마시켜 당선을 통해 주도권을 획득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위 경쟁력있는 후보들이 얼마나 안 의원 측에 모일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물론 안 의원 측이야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안철수의 새정치’ 때문에 인산인해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두고 볼 대목으로 여겨진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안 의원 만큼 폭발성을 지닌 인지도 있는 인사들이 과연 얼마큼 모일지 아니면 단순한 일회성이 될지 극과 극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호남 지역에서는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의 승부가 명확히 드러나겠지만 자칫 수도권에서는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효과를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오히려 야권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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