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투쟁, 체육대회 개최- 바비큐 파티- 영화 관람까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이 지난17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노사간 협상이 22일 현재 사실상 중단됐다. 노사 양측은 22일 인천공항 화물청사에서 교섭을 재개했으나 서로의 주장만을 내세운 채 파업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결국 노사 양측은 조종사 노조가 주장하는 핵심 사항 13가지를 놓고 장시간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 노사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핵심 쟁점은 ▲임무 수행을 위한 이동시간을 연간 총 비행시간인 1000시간 안에 포함시킬 것 ▲장기근속자 퇴직금 누진제 실시 ▲조종사의 승격, 징계 등을 논의하는 자격심의위원회에 노조의 의결권을 부여할 것 ▲정년을 만 58세로 연장하고 그 뒤 2년 간 촉탁으로 만 60세까지 보장 등이다. 이렇듯 조종사 노조, 그들이 내세우는 13가지 쟁점 사항들은 그야말로 그들이 '귀족노조'라 불리는 이유를 잘 말해주고 있다. 파업의 여파로 국내선을 중심으로 한 무더기 항공기 결항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파업의 장기화가 예고돼 향후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노조인가? 친목 단체인가? 22일 현재 엿새 째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은 다른 노조의 파업과는 확연히 다르다. 억대 연봉자인 조종사 노조의 조합원들은 연수시설을 빌려 농성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이 연수원의 하루 사용료는 1인당 3만5천원으로 파업참가 인원을 300명으로 봤을 때 노조가 연수원에 내야 하는 하루 사용료는 1천만원이 넘는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누적 액수는 6만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은 이 비용을 지금까지 모은 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노조 조합원은 총 527명으로 1인당 300만원 가량을 적립해 놓아 총 기금이 16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돈으로 이들은 연수원을 빌려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바비큐 파티를 즐겼으며 영화까지 관람했다. 이들을 과연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노조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매우 차갑다. 'rep9974'란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노조가 아니라 친목 단체에 불과하다"고 혹평했고, 'opp770406'의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너무 허무하며 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며 허탈해 했다. 또 ‘takage’는 또 “항공노조는 요구수준은 어린이들의 ‘땡깡’수준으로 밖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차라리 항공사 측에서 이 조합원들을 차라리 다 짤라버려라”고 노조에 강력한 항의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 안팎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노조 안에서조차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좋지 않은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행태"라며 비꼬아 말했다. ◆ 힘들어서 일 못하겠다? 조종사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함께 일하는 승무원들이 조종사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조종사들에 비해 적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승무원들의 입장에서는 조종사들의 요구는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9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자신을 남자 승무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존경하는 기장님'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조종사들이 비행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절대 조종사들의 일은 힘든 노동 수준이 아니다. 기장들은 8시간 이상 비행할 경우 절반은 조종실에서 근무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일등석에서 쉰다. 그러나 승무원들은 14시간을 비행해도 일반석이나 쪽방 같은 벙커에서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2~3시간밖에 못 쉰다"며 조종사들의 일은 정비사나 공항직원들보다도 편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피곤하다면서 외국 나가서 골프는 왜 치나"며 "뙤약볕에서 골프 치면서 체력을 소진시키면서 안전운항을 논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영어시험을 면제해달라는 조종사들의 요구에 대해서도 "받은 만큼 공부해야 한다"며 "영어권 국가 관제탑에서 2류 조종사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영어공부를 해라. 조종사 정기 심사에서 떨어지는 이유도 영어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괜한 안전운항 핑계 대지 말라"고 충고했다. ◆ 수출전선도 타격 조종사 노조의 파업으로 승객들만 고통 받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나 항공의 국제 노선과 화물기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업계의 타격도 만만치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미주행 화물기 4편이 결항되면서 이미 엄청난 규모의 반도체, 휴대전화의 수출이 지연됐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항공화물 수출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수출의 32.8%를 차지하고 있다. 항공화물 수출은 대부분이 고부가가치 제품이어서 신속한 운반을 요하는 것으로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 휴대전화, 액정화면(LCD), 컴퓨터, 의약품 등이다. 이에 따라 가장 먼저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의 수출업체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대체 항공편마저도 운임 부담이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항공기의 결항으로 민간 및 기업들의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요즘 경제 불황과 부동산값 폭등으로 국민들의 마음이 편치 않은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유일한 희망인 수출마저 차질을 빚게 만들며 자기 이익 챙기기에 바쁜 조종사 노조는 결코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없으며 또한 자신들의 목적을 성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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