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가실 때 꼭 저 지정해주세요”

서울 강남 일대 룸살롱에서는 여대생이라는 신분이 더 이상 ‘세일즈 포인트’가 되지 않을 만큼 여대생들이 넘쳐난다. ‘특별한’ 서비스가 뒤따르는 ‘여대생 안마’도 한창 유행이다. 인터넷으로 처음 만난 남성과 성관계도 서슴치 않는다. 그녀들의 이중생활을 더듬어본다. ■ 대학 홈페이지에도 술집 광고 등장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노래방. 저녁 9시가 넘자 ‘노래방 도우미’를 찾는 손님들이 생겨났다. 그러자 노래방 주인 조모(37)씨는 곧장 ‘보도방’에 전화를 걸었다. “20대 초반 ‘뿅 가는’ 아가씨 둘!”이라고 주문한 지 5분 만에 두 아가씨가 도착했다. 두 사람은 손님방에 들어가 선곡을 해주고 노래를 부르며 같이 춤을 추기도 했다. 저녁 8시부터 3시간여 동안 손님 가운데 네 그룹이 도우미를 요구했다. “노래방에 도우미들이 상주하진 않아요. 그랬다간 영락없이 불법영업에 걸리니까. 그 대신 보도방 사무실이나 차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전화를 받으면 바로 달려옵니다. 보통 한 시간에 2만∼3만원씩 받는데, 한 달 꼬박 하면 300만원 이상 벌어요.” 조씨는 노래방 도우미 중 여대생이 절반 이상이라고 했다. “그냥 노래 불러주고 분위기만 띄워주면 되는 일이라 학생들도 쉽게 시작해요. 무엇보다 2차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손님 중에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고 심지어는 속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 사람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에요. 처음 일하는 아이들은 이걸 못 견디고 뛰쳐나오죠. 하지만 제가 ‘손님 접대하며 돈 벌겠다면서 자존심이 대수냐. 그 정도는 참아내야지’ 하고 달래면 대개는 수긍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갑니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노래방 도우미 대다수가 30대 주부였다고 한다. 하지만 젊은 여자를 찾는 손님이 늘면서 요즘은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주를 이룬다. ‘벼룩시장’ 등 생활정보지의 노래방 도우미 광고에도 ‘대학생 환영’이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 한 무리의 손님들을 접대하고 방을 나온 두 명의 도우미와 자리를 함께했다. 한 명은 모델 일을 하는 대학 졸업생이었고, 한 명은 지방 출신 대학생이었다. “고향의 부모님이 사업에 실패해 빚을 많이 졌어요. 그래서 제가 벌어 학교를 다녀야 했죠. 우연히 친구가 노래방 도우미를 한다는 걸 알았어요. 매일 출퇴근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 있을 때마다 하면 된다고 해서 친구 따라 시작했죠. 그리 나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윤락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생각처럼 돈을 많이 모으진 못했어요. 돈이 생기니 씀씀이도 커져서 카드도 많이 쓰게 되더라구요. 사실 몇 군데 성형수술도 했어요.” 강남 지역 주점의 바텐더는 여대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한 지 오래다. 논현동 B바의 경우 5명의 바텐더 중 3명이 대학생이다. 바에서 손님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게 이들이 하는 일. 업소에 따라 1만∼3만원의 바 차지가 붙기도 하고, 손님들이 바텐더에게 팁을 주기도 한다. 매달 고정적으로 버는 돈은 130만원 정도. B바에서 일하는 이경민(22·가명)씨는 대학 홈페이지 취업정보란을 검색하다 이곳을 발견했다고 한다. S대, D여대 등 서울 지역 일류대학 홈페이지에도 이들 술집의 구인광고가 버젓이 올라 아르바이트 구하기와 취업에 목말라있는 여대생들을 유혹한다. “남자 손님 옆에 앉아서 술도 따르고 짓궂은 농담도 받아줘야 해요. 무엇보다도 술을 마셔야 한다는 게 고역이죠. 보통 새벽 2∼3시까지 일하다 보니 오전 수업에 빠질 때가 많아요.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 하는 거죠.” 그는 술집에서 만난 손님과 잠자리를 가진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2차의 개념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냥 손님과 ‘눈이 맞아서’ 데이트를 한 것일 뿐, 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데이트 비용만 남자가 지불했다는 것. 한정식집에서는 접대 아르바이트생으로 대학생이나 대학 졸업생을 선호한다.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 한정식집을 찾는데, 서비스 차원에서 이들과 대화가 통할만한 아가씨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휴학생인 김미진(23·가명)씨는 지난 2월부터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정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인터넷 취업사이트에서 구인광고를 본 김씨는 처음에는 그저 식당 서빙으로 알았다. 일을 시작한 후에야 손님에게 음식을 챙겨주고 술도 따라주는 등 접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저녁에만 일해요. 낮에는 사무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요. 한정식 집에서는 한 방에 들어가면 기본으로 5만원을 받아요. 종종 팁을 받기도 하죠. 하루 걸러 한 번씩 나가고 하루에 두 방만 들어가도 한 달에 150만원은 벌어요. 식사를 마친 후에는 손님들과 노래방에 같이 가기도 해요. 아저씨들이 좋아하는 흘러간 노래들을 지겹도록 들어야 하는 게 괴롭긴 해도 5만원 이상 팁을 주니까 버티는 거죠. 경기가 좋을 때는 한 달에 300만원도 벌었대요. 그에 비해 사무실에서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 데도 50만원밖에 안 줘요. 어떤 아르바이트를 택하겠어요?” 그러나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대뜸 “야, 너 술 따라봐” 하며 종 부리듯 하거나 은근슬쩍 가슴이나 치마 속을 더듬는 손님을 만나면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었다. 특히 몇 십만원을 쥐어주며 “호텔에 가자”고 능글맞게 웃는 손님을 보면 구역질이 났다고 한다. “밥집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술집 여자 취급을 하면 속상하죠. 그래도 우리 집은 다른 한정식집에 비하면 점잖은 편이에요. 어떤 집에서는 손님들이 ‘계곡주’를 마신대요. 아가씨들 가슴에 술을 부은 후 입을 대고 마시는 거죠. 한정식집 손님들 중엔 ‘사회지도층’도 많다는데, 행동을 보면 과연 그럴까 의심스러워요.” 다들 ‘쉽게 버는 돈’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며칠 전 새벽 그는 위경련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의사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위에 탈이 난 거라고 했다. 손님들이 따라주는 독한 술을 매일같이 한두 잔씩 받아먹은 게 화근이었다. “부모님은 친구들이랑 술 마시다 그렇게 된 줄 아세요. 얼마나 죄송했는지 몰라요. 같이 일하는 언니는 입버릇처럼 ‘돈 벌면 장기(臟器)를 다 바꿀 거야’라고 해요. 여기서 일하면서 몸이 많이 안 좋아졌죠. 몇 달 전엔 이 일에 회의가 들어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아침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한번 앉아보지도 못하고 일했는데, 겨우 7만원을 주더군요. 그래서 하루만에 그만두고 다시 여기로 왔어요. 이제 다른 아르바이트는 못하겠더라고요.” 지금까지 300만원을 모았다는 김씨는 그 돈으로 내년 여름방학에 유럽 배낭여행을 가겠다고 했다. 그는 “남자친구에겐 호프집에서 일한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이 일을 하고부터는 남자에 대한 흥미도, 결혼에 대한 환상도 사라졌다”고 한다. “남자들은 정말 치마만 둘렀다면 침부터 흘리더군요. 이젠 영화나 멜로 드라마의 남자주인공을 보면 코웃음부터 나와요.” ■ 인기만점 ‘여대생 안마’ 서울 강남구의 A휴게텔. 밤 10시가 넘으면서 넥타이를 맨 남자 손님들이 속속 들어섰다. 카운터에 붙은 조그만 방에서 기다리고 있던 앳된 외모의 여성들은 칸막이와 커튼으로 구분된 마사지실을 분주하게 드나들었다. A휴게텔은 ‘여대생 안마’로 유명한 곳. 지난 5∼6월까지만 해도 ‘여대생 마사지’라는 문구가 들어간 라이터와 전단지를 만들어 뿌렸을 정도로 여대생 안마를 ‘특화’시켰다. 요즘은 경찰의 집중 단속 때문에 적극적인 홍보를 삼가고 있다. 이곳 매니저는 “대학 앞에서 전단지를 뿌려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다”며 “100% 대학생만을 쓴다”고 말했다. 요즘은 굳이 홍보하지 않아도 인터넷 등을 통해 여대생들이 먼저 알고 찾아온다고 한다. 모대학 2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윤정(21·가명)씨는 “시간이 자유로운 데다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여기서 일한다”고 말했다. 수업이 끝난 저녁 시간에 주로 일하며, 수업이 많거나 시험기간일 때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 대개 주 4회 정도 출근해 하루 5∼6명의 손님을 받는다. 손님이 내는 이용료 6만원 중 이들에게 떨어지는 돈은 2만∼3만원. 하루에 4명만 받아도 10만원은 거뜬하다. 매일 일이 끝나면 바로 현금을 지급받는다. “예전에 나레이터 도우미를 한 적이 있어요. 하루종일 춤추고 얼굴 팔며 일했는데도 6만원인가 주더군요. 그런데 여기서 일하면 얼굴 팔릴 일도 없고, 4시간 정도 간단한 마사지와 피부관리만 해주면 10만원을 받아요. 내년에 어학연수를 가려고 하는데, 여기서 일하면서 경비를 꽤 많이 모았어요.” 그러나 ‘여대생 안마’는 단지 스포츠마사지나 피부관리에만 그치지 않는다. 남성 고객들을 위한 ‘특별 서비스’가 제공된다. A업소 매니저는 “얘들이 미쳤다고 6만원 받고 윤락을 하겠냐”고 잡아뗐다. 물론 직접적인 성행위가 이뤄지는 곳은 드물다. 하지만 이런 휴게텔에서는 대부분 ‘핸플(핸드플레이)’이라 불리는 퇴폐행위가 이뤄진다. 이곳에서 일하는 여대생들은 이에 대해 “몸을 파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고 반문한다. “돈을 더 줄 테니 섹스를 하자”고 요구하는 손님을 만나면 매우 불쾌하다는 것.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강남지역에서만 안마시술소 35곳, 성인휴게텔 15곳, 스포츠마사지 업소 14곳이 성업 중이다. 그중 대다수는 지난 6월에서 8월 사이에 생겨났다. 현행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르면 휴게텔과 스포츠마사지 업소는 관할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한 자유업종. 따라서 윤락행위를 적발하지 못하는 한 이들 업소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음란·퇴폐영업을 단속하기란 쉽지 않다. ■ 카드 빚과 명품 유혹이 원흉 이처럼 ‘2차’가 없는 업소에서 일하는 여대생들은 대개 성매매는 하지 않는다는 나름의 ‘소신’을 갖고 있었다. 그렇다면 2차가 일반화된 룸살롱 등 1종 유흥주점엔 여대생이 드물까. 그렇지도 않다. 요즘은 이들 업소에서도 일명 여대생 ‘나가요 걸’이 세일즈 포인트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여대생들이 득실거린다. 하지만 요즘은 여대생이 너무 많아 희소가치가 없다. 특히 강남 룸살롱의 경우 50% 이상이 여대생이라고 한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여대생은 전체 ‘나가요 걸’의 30∼40%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카드 빚과 명품 유행이 여대생들을 룸살롱으로 끌어들인다고 보고있다. 한 업계관계자는 “별다른 수입이 없는 학생이 명품 몇 개만 사다보면 순식간에 수백만원의 카드 빚을 지게 되죠. 부모한테 털어놓을 수도 없으니 슬그머니 술집을 찾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은 마담이 아가씨를 헌팅하러 나가는 일이 없어졌어요. 인터넷이나 생활정보지를 보고 알아서들 찾아오거든요. 찾아오는 여성이 워낙 많아 면접을 봐서 예쁘지 않거나 끼가 없으면 떨어뜨릴 정도죠.” 그는 “요즘은 너도나도 다 대학생이다 보니 엘리트라는 자부심도 없다. 그래서 여대생들이 쉽게 자신을 버린다”고도 했다. 또한 “‘섹스 인 더 시티’와 같은 외국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성에 대한 의식이 개방적으로 변해 젊은이들 사이에 성매매에 대한 죄책감이 없어지는 것 같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그는 며칠 전 지방의 모대학에 일을 보러 내려갔다가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업무를 마치고 그 학교 교수들과 룸살롱에 갔는데, 호스티스로 나온 아가씨가 그 대학 학생이었다는 것. 더 놀라운 것은 그 여대생의 태도였다. “그야말로 학생이 교수의 술시중을 드는 거잖아요.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저희 일행은 무척 불편했어요. 그런데 그 학생은 학생증까지 보여주면서 ‘교수님, 너무 반가워요’ 하며 반색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시험이 어떻고 리포트가 어떻고 하면서 스스럼없이 학교 얘기를 꺼내는 겁니다. 참 황당하데요. 그러더니 술자리가 끝나갈 무렵 ‘교수님, 저 2차 나가거든요. 꼭 지명해주세요’하는 바람에 모두 놀라 자빠질 뻔했습니다.” ■ ‘長期 성매매’ 스폰 유행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벤처회사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조모(30)씨는 일명 ‘ㅈㄱ 마니아’다. 그는 조건 만남을 통해 꽤 많은 여성들을 만났고 그 중 상당수는 대학생이었다고 한다. “이젠 남자들도 미성년자와는 조건 만남을 가지지 않아요. 위험하니까요. 그래서 20세 정도가 가장 인기가 높고, 거기에다 대학생이라면 더욱 좋아하죠. 여대생들은 조건 제시도 정확하고 자기 몸값을 흥정하는 능력도 뛰어나요. ‘디스카운트’도 없죠.” 조씨는 그렇게 만난 여성 가운데 강릉에서 상경해 서울 모 여대를 다닌다던 여대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의 이름은 모른다. ‘조건 세계’에선 이름을 말하지 않는 게 불문율. 조씨와 만난 여대생은 그날 자신의 자취집으로 가자고 했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따라갔더니 같이 사는 친구가 거실에 앉아 있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친구와 인사를 하더니 자기 방으로 저를 데리고 들어갔어요. 친구는 거실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었는데, 제가 황당한 표정을 지으니까 ‘친구도 밖에서 조건 할 남자를 찾고 있어요. 신경 쓰지 말고 얼른 시작해요’라더군요.” 조씨는 모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ㅈㄱ을 한다고 했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조건이 발전된 형태인 ‘스폰’이라는 신종 만남도 성행하고 있다. 스폰은 말 그대로 남성이 여성의 스폰서가 돼주는 것이다. 스폰의 조건은 ‘유학 가는 비용을 준다’ ‘대학 등록금 및 생활비를 대준다’는 등 스케일이 확연히 다르다. 그 대가로 여성은 장기간 섹스를 포함한 애인으로서의 서비스를 해주는 것. 말이 좋아 스폰이지 이 역시 ‘장기 성매매’와 다를 바 없다. ■ 창녀는 없고 매춘만 있다! 조씨는 “앞으로는 창녀는 없고 매춘만 있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여대생들도 이런 트렌드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여관발이’라 불리는 출장마사지, 화상으로 전화 통화를 한 뒤 곧바로 매매춘으로 이어지는 화상전화방, 돈을 받고 며칠간 애인이 되어주는 에스코트 서비스 등에도 여대생들이 몰리고 있다. 인터넷 성인방송 바나나TV의 금민석PD는 “요즘은 룸살롱에 비해 돈도 적게 받고 얼굴까지 알려지는 인터넷 자키를 하겠다는 여대생은 거의 없다”며 “반면 얼굴이 나오지 않고 돈만 받는다면 실제로 정사가 이뤄지는 포르노에도 출연하겠다는 여대생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서울 YMCA 성문화센터 이명화 관장은 “성매매에 나서는 여대생들은 오히려 지나친 순결의식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대생이 매춘에 나선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의 성의식이 문제라는 식으로 접근하지만, 실제 성매매를 하는 여대생들 중에서 ‘좋아서 했다’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단지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 하는 거죠. 예전처럼 생계형 매춘은 사라졌지만, 요즘같은 물질만능사회에서는 상대적인 빈곤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잖아요. 그들은 ‘나는 이미 순결을 잃었기 때문에 이젠 몸을 함부로 다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니 어떻게 보면 이들이 오히려 순결주의자일 수도 있습니다.” 현장을 취재해보니 남성들이 성을 살 수 있는 곳은 정말 너무나도 많았다. 이는 젊은 여성이 몸뚱아리 하나로 돈을 벌기가 그만큼 쉽다는 뜻이 된다. 혹자는 지성과 순수의 상징이라는 여대생들이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과 명품 선호 때문에 스스로를 타락시켰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과연 그뿐일까. 도무지 절제를 모르는 남성들의 성 탐닉, 이를 부채질하며 돈벌이에 혈안이 된 퇴폐업소, 성을 팔고 사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무기력한 여대생들을 성매매의 늪에 빠져들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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