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최근 아파트 분양가 거품 지적

최근 강남을 비롯한 서울과 수도권 나아가 지방까지 아파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형 건설 업체들이 나눠먹기 식으로 분양가 거품을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땅값이 비싸다", "원가가 올랐다"는 말로 얼버무리고 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초호화판 설명회와 경품 등에 안 써도 될 돈을 수십억씩 쏟아 부으면서 그 비용을 고스란히 아파트 가격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비리와 공무원에게 바치는 뇌물도 아파트 분양가에 그대로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 분양가 그대로 믿어야 하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으로 도배하지 않은 한 건축비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분양가가 지금처럼 비쌀 이유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 아파트 고분양가는 거품이라는 지적이 신빙성을 가진다.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고 이러한 시장원리에 따라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익 또한 많이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10대 건설업체들은 외환위기 이후 적자행진을 거듭하다가 2003년부터 최근까지 이익이 수직 상승 중이다. 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기업들이 1~2년 만에 엄청난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바뀔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고분양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아파트 분양가는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 아파트 분양가는 원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 시세에 분양가를 맞추고 난 후 택지비와 건축비 등에 넘쳐나는 돈을 포함시켜 버리는 식"이라고 지적하며 "아파트 분양가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가의 수직 상승은 1999년 처음 시작된 분양가 자율화와 관계가 깊다. 분양가 자율화가 시작된 첫 해에 분양가 상승률은 26%에 달했고 그 이후 극심한 침체기였던 2000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엄청난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시작된 분양가 수직 상승은 부산, 대구 등 지방으로도 급속하게 확산됐으며, 2003년에는 주택공사로까지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한 전문가는 "지금 상황에서 분양가는 20~30% 정도 낮출 수 있으며 나머지는 모두 거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분양가 거품의 원인 지난 3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40~50대 여성들을 모아 놓고 경품을 나눠주는 행사가 벌어졌다. 이는 다름 아닌 한 대형 건설업체가 연 설명회였다. 이 건설업체는 이날 행사비로 수천만 원에 이르는 비용을 썼다. 그러나 이날 행사비는 분양가에 고스란히 포함되기 때문에 결국 모든 부담은 소비자들의 몫이 되는 것이다. 또한 분양가 거품의 다른 문제점 하나는 나눠먹기 식 이윤구조다. 아파트가 지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일단 시행사가 금융기관에 프로젝트 파이낸싱 형태로 돈을 빌려 땅을 산 후 건설업체가 시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개입되는 기관이 시행사, 금융기관, 건설업체 세 기관이다. 이들 세 기관이 각각 이윤을 나눠 가지며, 이 세 기관이 나눠 가지는 이윤을 결국은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문제점은 건설업체들의 원가 부풀리기와 조합의 공무원과의 뒷돈 거래이다. 이들 건설업체의 원가 부풀리기는 땅 값의 객관적 검증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예로 분당에서 2개의 아파트를 분양했는데 같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들이 건설감리협회에 제출한 땅 값은 3배나 차이가 났다. 또한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비리와 공무원에게 바치는 뇌물도 아파트 분양가에 그대로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인·허가 기간 자체가 사업 수익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담당 공무원에 대한 로비가 매우 치열하다. 한 부동산 관련 업자는 "조합장의 비리는 원가 상승의 원인이며, 투명한 인·허가 시스템만 갖춰도 분양가는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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