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뿐 아니라 모든 산업 부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엔진이 바로 디젤엔진이다. 또한 ‘디젤(Diesel)’이란 명칭이 어디서 생겨났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선 디젤엔진을 만든 사람의 이름이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이다. 처음 디젤엔진을 개발했을 때 루돌프 디젤의 아내가 ‘디젤엔진’으로 부르자고 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는 뒷이야기가 있다.

이 디젤엔진을 발명하게 된 계기는 다음과 같다. 1884년경 루돌프 디젤은 ‘증기기관’ 증기 대신 ‘가열한 암모니아 증기를 쓰면 열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암모니아는 냄새가 심하고 금속을 부식시켜 현실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공기를 이용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루돌프 디젤이 고안한 엔진의 특징이 압축된 공기에 연료를 뿌리면 자연 착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당시 기술로는 저절로 불이 붙을 만큼 공기를 압축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루돌프 디젤은 팜플렛을 만들어 옆에 끼고 다니면서 연구비 지원 회사를 찾았고, 마침내 실용화에 성공할 경우 판매권을 양도한다는 조건에 아우구스부르크 기계제작소(현 독일 MAN사에 합병)의 후원을 받게 된다. 1894년 2월 드디어 엔진 개발에 성공한다. 하지만 당시 연료는 지금의 경유가 아니고 등유였는데, 연료효율이 휘발유보다 2배나 좋았다고 한다.

그 후 디젤엔진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경제형 엔진으로 알려지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광산, 공장, 선박, 기차, 건설장비, 트랙터용 엔진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렸고, 순식간에 루돌프 디젤은 백만장자가 됐다. 그러나 가솔린엔진과 증기엔진 제조업자의 시기와 모함 중상 모락 등이 상당히 심했다고 한다. 그러다 1913년 9월 루돌프 디젤은 영국에 세워진 디젤엔진 공장의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기선을 타고 도버 해협을 건너던 중 실종되었는데 그로부터 2주 후 시체로 발견되었다.

일설에는 당시 군비확장에 여념이 없던 독일정부가 해전용 잠수함 U보트에 디젤 엔진을 쓸 계획이었는데, 적이 될 영국에 기술이 넘어가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그러나 루돌프 디젤은 독일의 권고를 무시했고, 결국 독일 비밀경찰에 의해 암살당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했다.

루돌프 디젤은 엔진을 개발한 후 누구나 디젤엔진을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을 허용했다. 기술은 나누는 것이지 독점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앞서 있었던 셈이다. 이런 이유로 디젤엔진이 급속도로 퍼진 것이고, 자동차용으로는 1922년 벤츠가 트럭에 적용했고, 승용차 또한 1936년 벤츠가 사용하게 되었다. 소음이 크고, 진동이 심했기 때문에 아무도 승용차에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전 세계 모든 자동차회사가 앞 다퉈 사용하고 있다.

이렇듯 그 어느 때보다 특허 분쟁이 만연한 요즘, 자신의 개발 기술을 허용했던 루돌프 디젤을 통해 특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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