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많은 이들이 ‘백미러’라 부르는 자동차 내의 ‘룸미러’가 등장했던 배경이 바로 자동차경주다. 여기서, 우리들이 자주 사용하는 백미러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다. 정확히는 룸미러가 맞는 표현이다. 백미러라는 것은 SUV나 RV 차량의 뒷 유리 위에 부착한 미러를 일 컷는다. 우리말로는 후사경이라고 한다. 또한 좌우 바깥에 있는 미러는 사이드미러라고 하는 게 맞다.

이런 룸미러는 미국에서 오래되고 인기 있는 경주 가운데 하나인 인디애나폴리스에서 1911년에 생겨난 인디 500마일(800Km) 논스톱 트랙경기에서 처음 생겨났다. 인디 500마일은 1911년 제1회 레이스가 열렸는데, 주최측이 무려 1만 달러라는 거액의 상금을 걸면서 엔진 배기량 1만cc 이하, 무게 1,000kg이하로 규정하면서 이때 레이하룬이라는 사람이 경주용차를 한대 제작했는데, 1인승 경주용차였다. 그 전까지만 해도 경주용차는 앞뒤로 2인승이고, 뒤에는 정비사가 동승했다. 정비사는 뒤쪽 상황을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겸했는데, 무게를 줄이기 위해 좌석 한 개를 떼어내 버리고 대신에 룸미러를 장착한 것이 최초이다.

그런데 이 때 룸미러에 대해 레이하룬이 말하길 부인의 화장거울 보고 떠올렸다고 한다. 당시 룸미러는 위치가 운전대 앞 가운데 였는데, 이후 운전에 방해가 되지 않고 뒤쪽이 가장 잘보이는 위치로 지금과 같이 옮겨진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감광식 (ECM, Electronic Chromic Mirror)룸미러가 적용되는데, ECM은 거울 안의 광센서가 후방 차량의 불빛을 감지해 반사율을 낮춰주는 장치다. ECM 룸미러와 일반 미러의 반사율은 큰 차이를 보인다. 야간운전 중 아마도 백미러에 반산된 뒤 차량의 전조등 섬광 때문에 눈이 부시거나 시야방해를 받는 경험을 많을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전자가 뒤 차로부터의 강한 전조등 불빛에 노출되면 불빛이 사라진 후에도 잔상이 망막 속에 남아 운전자의 반응속도를 1.4초 지연시키는 TroXler효과가 나타난다. 이는 100Km로 주행 시 전방 장애물을 운전자가 인지하기까지 37m 더 전진한다는 얘기다.

또한, 간혹 룸미러 옆에 자동차의 방향을 표시해 주는 기능이나 룸미러에 조그만 모니터를 설치해서 후진할 때 뒤쪽 상황을 보여주기도 한다. 자동차에서 빠져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장치가 된 룸미러는 이제 더 많은 전장시스템들과 결합하고 있다. 처음 부인의 화장거울에서 발상을 얻게 된 것이 이젠 자동차에서 없어선 안될 것으로 자리 매김을 했다. 또한 이제는 단순한 룸미러가 아닌 각가지 전장시스템들과 결합해 카오디오 대신 음악 선별부터 하이패스, 블랙박스까지 연동되고 있다.

이렇듯 자동차에는 수 많은 하드웨어적/소프트웨어적 장치들의 결합으로 운전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수 많은 기능이 어떤 기능이고 왜 필요한지 버튼은 있지만 무슨 용도 인지 알지 못하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운전자는 모르지만 자동차 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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