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등 120명 설문조사 결과

올 상반기 패션계의 3대 키워드는 '로맨틱' '메트로섹슈얼' '로하스.' LG패션이 상반기 경향을 정리 분석하기 위해 자체 14개 브랜드의 디자이너와 머천다이저(MD. 패션제품 기획담당자) 등 1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다득표 키워드는 '로맨틱'으로 나타났다. '로맨틱 무드'는 올 상반기에 절정을 이뤘다. 미국의 TV 연속물 '섹스 앤드 더 시티'의 주인공 사라 제시카 파커의 로맨틱하면서도 세련된 뉴욕 스타일은 전세계 여성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로맨틱 무드는 화려한 꽃무늬 패턴, 에스닉 패턴과 함께 핑크나 바이올렛, 옐로 등 파스텔 색상의 유행을 주도했다. 2위를 차지한 키워드는 '메트로섹슈얼.' 실루엣을 강조한 신사복이나 파스텔 계열의 니트웨어, 화려한 패턴의 셔츠 등이 대표적 아이템이다. 헤지스의 김선희 디자인실장은 "올 상반기에는 메트로섹슈얼 열풍으로 핑크, 그린 등 화사한 파스텔 계열 아이템이 크게 유행했으며, 여기에 매치하기 좋은 화이트 룩도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트렌드는 패션뿐 아니라 뷰티산업에도 영향을 끼쳐 '그루밍(Grooming, 남자를 깔끔하고 매너있게 다듬기)' 현상을 불러왔다.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의 최근 보고서는 여성적 장점을 추구하는 남성을 '미스터 뷰티(Mr. Beauty)'로 규정했다. 세 번째는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다. '로하스'는 단순 웰빙을 넘어 삶과 환경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한 단계 높은 개념의 용어다. 이런 영향으로 유기농 코튼이나 죽섬유, 콩섬유 등을 사용한 제품이 많이 나왔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녹색이 유행했다. 그밖에도 '경량화(Light)' '하이브리드(Hybrid, 서로 다른 트렌드를 섞는 경향)' 등이 뒤를 이었다. LG패션의 CDO(Chief Design Officer) 김영순 상무는 "올 상반기에는 캐주얼 착장의 유행과 여성스러움을 부각하는 '페미닌'의 큰 흐름 속에서 다양한 트렌드가 공존했다. 특히 여러 패션 아이템 간의 믹스&매치나 다양한 트렌드를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경향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반적 경향 속에서 인기를 끈 아이템으로 가장 많이 손꼽힌 것이 '티어드 스커트(Tiered Skirt)'였다. 층층이 천을 이어 만들어 '캉캉 스커트'라고도 불리는 이 제품은 복고풍에 힘입어 여성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신입사원' '패션 70's' 등 연속극 여주인공이 입고 나와 가속도가 붙였다. 티어드 스커트의 인기로 굽이 낮은 샌들과 주렁주렁, 알록달록한 구슬 목걸이 등 에스닉풍의 액세서리도 인기를 끌었다. 두 번째는 '실크혼방 수트.' 실크는 특유의 광택이 있어 고급스러운 데다 시원해보여 여름이 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다음은 소매가 짧고 허리 길이도 일반 카디건의 반 정도인 '볼레로'가 차지했다. '파리의 연인'에서 김정은이 입고 나와 인기를 얻기 시작했던 아이템. 올해에는 슬리브리스 원피스, 티어드 스커트와의 코디 아이템으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또 다른 상반기의 히트 아이템은 '시어서커(Seersucker.주름가공) 재킷.' 작년 가을부터 재킷의 인기가 워낙 높았고, 그 중에서도 표면에 주름가공을 해 시원한 느낌을 주는 '시어서커 재킷'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화이트 팬츠, 크롭트 팬츠 등이 히트 아이템으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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