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논란이 일었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외상 과일값 논란 전말’의 기사가 사실과 다른 부분이 확인되어 논란이 재 점화되고 있다.

모 언론에서 단독으로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제 19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지역 영세 상인으로부터 3천500만원 상당의 과일을 구입해 지금까지 그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으며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발뺌하고 있다는 것.

해당 사건으로 인해 한 전 대표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것과 맞물려 야권성향의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맹비난과 함께 사기꾼이라는 꼬리표마저 달렸다.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 주세요
모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9월 추석을 앞두고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양씨(48)는 한 전 대표의 처남 정씨(57)로부터 명절 때 주민들에게 인사하기 위한 3천500만원 상당의 과일을 주문 받았다. 이 과정에서 양씨는 빚을 내어 과일을 사들였으며, 주민들에게 보낼 택배비 명목으로 약 500만원을 정씨에게 온라인으로 송금했다. 그러나 과일값을 받아야되는 양씨가 오히려 정씨에게 택배비를 지급했다는 양씨측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당보도에 따르면, 양씨는 몇 개월이 지나도록 대금이 결제되지 않자 정씨에게 대금 지급을 독촉했고 정씨는 현재는 지불할 돈이 없다며 선거가 끝나면 지불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금 지불은 1년 이상 미뤄졌다. 과일 대금 중 결제된 금액은 11월 2일 정씨측이 송금한 500만원이 전부라는 것이 모 언론의 보도였다.
 
해당 주장을 근거로 사실 확인을 위해 정씨의 주변 이웃들을 시작으로 탐문에 나선 기자는 우연히 한 이웃을 통해 과일 대금이라며 보내줬던 500만원이 한 전 대표나 정씨가 아닌 정씨의 여동생이 보내줬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정씨의 여동생을 수소문 끝에 만난 뒤 언론에서 보도된 사실과 다른 정씨의 그간 행실과 충격적인 사실 전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동생의 증언에 따르면 “정씨는 무리하게 빚을 내며 건설관련 사업을 하다 도산하는 바람에 그간 주변의 도움과 부인의 활동으로 생활해왔으며, 정씨 형제들이 자녀들 학비를 보태주거나 어려운 문제들을 보조해줬다”고 한다.
 
또한 정씨가 그간 한 전 대표의 처남이라는 이유만으로 반복적으로 외상을 해온 사실도 여동생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한 전 대표의 처남이라는 사실만으로 주변의 상인들이 외상을 선뜻 준다는 것. 그리고 나면 한 전 대표에게 누를 끼칠까봐 어쩔 수 없이 형제들이 이를 갚아줘야 하는 일이 반복되었다는 것이다.
 
여동생 정씨는 “과일을 구입해 배포한 것은 한 전 대표와는 상관없이 정씨가 습관적으로 벌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과일을 배포한 해당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작년 추석 전 과일을 배포한 것에 대해 함구하고 있던 정씨가 2012년 4월 총선이 끝난 직후 한 전 대표를 찾아와 “3천500만원 상당의 과일을 외상으로 구입해 배포했으니 과일값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는 본지가 취재에 나서기 전, 한 전 대표의 측근과의 통화에서 알아낸 사실과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정씨의 여동생은 그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정씨가 과일값을 요구할 당시 그 말을 들은 정씨의 여동생은 “2011년 추석 당시는 대표님께서 경제사정이 어려워 고향에 내려 갈 여비 마련도 힘든 지경이었는데 삼천만원에 해당하는 과일을 어떻게 돌리느냐?”고 오빠를 나무랐다. 이에 정씨는 “대표님께서 어떻게 결정할지 몰랐지만 어쨌든 미리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돌렸다”며 “다 대표님을 위해서 그렇게 했다”고 단독으로 벌인 일임을 시인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모 언론은 “한 전 대표도 과일을 돌리며 인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때는 묵인하고 선거가 끝나면 돈을 치러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낙선해서 그런지 이제는 자신이 모르는 일이라고 나보고 해결하라고 한다”고 말했다며 정씨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언론은 한 전 대표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한 전 대표의 입장을 확인하지 않고 보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보도내용과는 다르게 이후 양씨 측은 정씨가 아닌 여동생 정씨에게도 전화를 걸어 외상값을 달라고 독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씨 역시 한 전 대표에게 폭언을 퍼부으며 외상값을 내놓으라고 협박해온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결국 이를 보다 못한 정씨의 여동생이 500만원을 마련해 대신 갚아주자 양씨 측은 여동생 정씨에게 “다 갚지 않으면 인터넷에 도배 하겠다”고 협박했다. 이것이 과일가게 양씨의 딸이 다음 아고라에 “제발 저희 엄마를 살려 주세요”라는 글을 올리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한화갑은 없고 한화갑 이름만 있는 이상한 거래
정씨의 여동생은 “영세 상인이라는 과일상점에서 어떻게 삼천만원이 넘는 외상을 줄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이웃집에 살면서 정씨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양씨가 과일값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한 전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며 왜 외상값을 달라고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며  "형부는(한 전대표) 물론 저도 (정씨의 여동생) 오빠가 (정씨) 언제 얼마만큼의 과일을 구매하여 누구에게 어떻게 나눠 주었는지를 지금도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단지 한 전 대표의 처남인 것 하나만으로 한 전 대표가 한 일인 냥 덮어씌우고 인터넷에 올리는 등, 한 전 대표가 마치 불쌍한 영세민의 돈을 떼어먹는 것처럼 구는 행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기자가 한 전 대표가 해당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정씨는 “오빠가 어렸을 때 언니가(한 전 대표의 부인) 오빠를 등에 업어주다 마루에서 떨어뜨렸는데, 그때 오빠가 머리를 다쳐 학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언니는 지금도 그 문제로 죄책감에 시달리며 마음 아파하고 있다. 그 사정 때문에 두 분 모두 그동안 오빠의 입장을 이해하고 도움을 줬다. 지금도 언니는 자기의 공직자 연금으로 오빠를 도와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동생의 일로 남편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자 언니가 매우 괴로워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금실 좋기로 소문 난 언니네 부부인 만큼,  오히려 형부(한 전 대표)는 이번 일로 언니의 입장이 난처해지는 것에 대해 무척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의 본질은 양씨가 정씨와 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양씨와 정씨는 거래 당사자가 한 전 대표라고 주장했지만 내용증명이나 각서 어디에도 한화갑이란 이름이나 한 전 대표가 관련되어있다는 내용은 없었다. 각서인 또한  한 전 대표가 아닌 정씨였다. 더욱이 한 전 대표 측에 본지가 논란에 대한 입장을 확인한 결과, 모 언론은 해당논란에 대한 사실확인을 하지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3천5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거래하는데, 사건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의 주장을 배제한 것은 의아함을 남긴다.
 
선거 당시 자원봉사를 했던 캠프의 한 관계자는 “선거 당시 돈이 없어 봉사자들이 찜질방에서 잠을 자며 사투를 벌였다”며 “신안군은 섬으로 연결되어 있어 선거운동원들의 활동이 매우 취약한 지역이다. 선거자금이 부족하여 선거 운동원들의 활발한 활동이 불가능했다. 선거자금에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도 당선되었을 거라고 아쉬워했었는데 3천500만원에 해당하는 과일값이 있었다면 선거 자금으로 썼을 것”이라고 황당해했다.
 
또 한 전 대표의 측근은 전화통화에서 “선출직 공무원 선거 시 금품은 물론 향응, 식사제공도 일절 금하고 있는 마당에 (과일을 돌린 것은) 한 전 대표가 국회의원에 당선이 된다고 하더라도 불법행위로 당선무효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한 것을 공개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다”며 못을 박았다.
 
더욱이 과일이 돌려진 당시 한 전 대표는 평화민주당 대표로 있었으며 2012년 4월 선거에 출마할 계획조차 없었다. 때문에 선거를 위해 그 과일을 사용했다는 양씨의 주장과, 국회의원 입후보 예정사실을 알리며 명절 이전에 유권자들에게 과일을 돌렸던 것이라 보도했던 모 언론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화갑 ‘과일값외상’ 논란, 무책임한 네티즌들의 인신공격
당사자 인터넷에 사과문을 올려도 “우리는 못 믿겠다” 고질적인 마녀사냥 여전
배신자에 사기꾼까지 덧씌우기 위한 악의적인 공작흔적도...
 
▲ 2012.12.31 사건 당사자인 양씨의 딸이 자신의 아이디를 밝히며 올린 사과글,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원본은 삭제된 상태다.
 
한화갑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발 저희 엄마를 살려주세요’란 글을 올린 양씨의 딸은 작년 12월 31일, “본의 아니게 한화갑 대표님의 명성에 누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의 글을 인터넷 아고라에 올렸다. 결국 한화갑의 이름만 오고 갔을 뿐, 사건 당사자도, 언론사도 정작 한화갑 없는 ‘한화갑 과일외상값’ 논란을 벌여온 해프닝이 막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상에서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한 전 대표 당사자만 빠진 그들만의 리그가 벌어지는 가운데 일부 악의적인 네티즌들은 “사과글 자체를 누가 써준 것 아니냐”, “못 믿겠다”, “한 전대표 측에서 덮었다” 등 설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특히 애초 글이 올라왔을 때 조직적으로 해당 글을 퍼 나르며 ‘한화갑 죽이기’에 앞장섰던 몇몇 네티즌은  이번에도 온갖 의혹을 만들어내며, ‘과일외상값’ 의혹을 ‘한 전 대표가 진실을 무마시킨 사건’으로 변질시키고 있는 중이다.
 
기자가 이러한 네티즌들의 동향을 살펴보는 가운데 특이한 행보를 보이는 한 네티즌을 발견했다. kimoks****이라는 아이디로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이 네티즌은 양씨의 딸이 올린 글을 가장 주도적으로 퍼트린 주동자 중에 하나였다. 특히 양씨의 딸이나 해당 글을 접한 다른 네티즌에게 글을 퍼트리는 방법을 설명해주며 적극적으로 사건불리기에 나섰다.
 
본인은 “파렴치한 한 전 대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선량한 한 시민”을 도운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한 전 대표 당사자의 입장이나 상황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었다. 소위 말하는 반대를 위한 반대, 문제제기를 위한 문제제기 식의 일방통행은 한 전 대표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던 양씨 가족이나 모 언론사 기자와의 공통점이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kimoks****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이 다른 네티즌들을 선동하며 글을 퍼나르게 한 곳이 ‘새누리당 누리터’라는 박근혜 후보의(현재는 대통령 당선인)공식 홈페이지나 박사모 같은 카페였다는 것이다. 과일외상값 논란은 박근혜 당선인과의 어떠한 연관성도 없다.  한 전 대표와 박 당선인과의 연관성을 굳이 찾는다면 오로지 ‘한 전 대표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것’ 밖에 없다. 그런데 이들은 왜 대선기간에 한 전대표를 향해 댓글 공격을 강행 했을까?
 
이를 두고 몇몇 네티즌들은 악의적인 정치공작이라며 ‘민주당십알단’이라는 조롱을 남기기도 했다. 야권 지지자들의 배신자라는 맹비난과 함께 사기꾼이라는 악성 댓글은 한 전 대표를 깎아내리려는 의도적인 행위라는 주장이다.
 
▲ kimoks****는 양씨의 딸이 아고라에 올린 글을 박사모나 새누리당 누리터 같은 박근혜 당선인 공식사이트에 퍼트리는 것을 주도했다.
 
사건은 마무리 되었지만 이미 이미지를 실추한 한 전 대표의 명예가 회복될 길은 없어 보인다. 특히 한화갑 전 대표에게 온갖 모욕적인 말을 쏟아내며 트위터 같은 SNS에서 ‘한화갑 죽이기’에 나섰던 사람들은 재생산된 루머를 양산하며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사건의 종지부를 찍은 ‘한화갑 대표님 죄송합니다’란 사과글조차 제대로 전해지지 못한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한 전 대표 죽이기에 나섰던 과일가게 주인과  언론 그리고 네티즌들 중 그 누구도 한 전 대표의 입장을 확인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과일가게 주인이 인터넷 아고라에 올린 내용증명의 과일값만 계산해봐도 과일값이 3천500만원에 미치지 않는다는 아주 간단한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한화갑 대표님 죄송합니다’라는 글은 현재 인터넷 상에 떠돌고 있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실추된 명예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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