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검사'에 이어 '성추문 검사' 사건까지 터져 검찰의 위신이 땅에 떨어진 가운데, 상황 수습을 위해 열린 고검장 회의는 시종일관 침통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지난 22일 사상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검찰 수뇌부는 조직을 추스르고 국면을 타개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6시간 가까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특히 이날 회의는 현직 검찰 간부가 거액 수뢰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 한상대 검찰총장이 대국민 사과를 한 직후, 신임검사와 피의간의 성추문 사건까지 터진 상황에서 열려 당혹감과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또 검사장들은 이날 언론에 보도된 서울동부지검 검사의 성추문 사건에 대해 긴급 상황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검장 회의가 시작되자 청사 내 출입을 통제했으며 회의는 시종일관 침통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환균 법무연수원장은 "지금 국민은 검찰에 대해 신뢰를 거둔 정도에 머물지 않고 분노를 보인다""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에 앞서 국민이 검찰에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업무시스템 전반에 걸쳐 철저하게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서울고검장은 "검찰권은 국민으로부터 주어진 것이지 우리의 고유 권한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패닉상태에 빠진 조직을 신속히 추스르는 방안과 실추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내외적으로 검찰이 이미 자체 감찰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 내부에서는 수뇌부 책임론마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태를 반영해 이번 회의에서 검사장들은 검찰 감찰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상대 총장의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채동욱 대검차장, 노환균 법무연수원장, 김진태 서울고검장, 김학의 대전고검장, 소병철 대구고검장, 김홍일 부산고검장,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정인창 대검 기획조정부장, 이건리 대검 공판송무부장, 이준호 대검 감찰본부장 등 총 11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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