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원전 부품 품질검증서 위조 사건과 관련,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원전 부품들의 적격 여부는 물론 한국수력원자력의 구매 시스템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이는 사실상 원전 운영주체인 한수원의 품질 검증뿐 아니라 구매·계약 체계 전반까지 샅샅이 훑어보겠다는 입장으로, 이 과정에서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7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공개한 조사 계획에 따르면 민·관 합동조사단은 권동일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과 이준식 서울대 교수를 단장으로 민간 전문가 20명, 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 16명, 원자력안전위 소속 22명 등 58명으로 구성되었다. 조사단은 8일 회의를 시작으로 활동에 들어가 우선 한수원이 앞서 발표한 검증서 위조 품목들뿐 아니라 품질검증제도가 적용되는 모든 품목에 대해 한수원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핀다고 한다.

이번 조사를 통해 국민들은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또 다시 과거의 조사처럼 은근슬쩍 넘어가는 조사를 한다면 추후 발생하는 모든 사고에 대해 철저히 규명하여 당시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그 책임을 묻도록 해야 한다고 많은 국민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공개한 조사내용에 포함되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된 바가 없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영광원자력발전소 1, 2호기 비상발전기에 대한 것이다. 일본의 후꾸시마 원전 사고 시 비상발전기가 물속에 잠겨 가동을 못했다는 사실을 관심있는 사람들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만큼 비상발전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영광원자력발전소 1,2호기에는 미국의 '드라발'이라는 회사에서 제작한 비상발전기 4대가 비치되어 있다. 이 비상발전기가 1979년3월28일 미국의 쓰리마일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때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고 대만의 원자력발전소 사고 시에는 크랭크 샤프트가 부러져 큰 사고를 발생시키자 '드라발'이라는 회사 자체가 아예 없어져 버렸다.

한수원에 문의를 해 보니 드라발이라는 회사는 그 후 인수와 개명 등을 통해 현재(1995년 5월부터 현재까지) Cameron Cooper Energy Survices로 변경되어 엔진이나 피스톤 등의 주요 부품들에 대해서는 계약을 체결하여 예비품 확보가 가능하여 비상디젤발전기 운전에 영향이 없다고 했다.

한수원에서 지난 3월 21일부터 4월 21일까지 한 달간 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가 입회하에 원전 20기 총 50대의 비상발전기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해다. 이 과정에서 영광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비상발전기 2대 중 1대는 성능시험 중 1분14초 동안 정지했는데 엔진의 냉각수 압력은 정상이었으나 압력스위치 설정치가 변경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원자력발전소의 비상발전기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전력이 모두 상실됐을 경우 가동되는 발전기로서 원자로 비상냉각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필수 안전설비다. 이것에는 원전 1호기 당 비상디젤발전기 2대와 각 부지별 1~4대의 대체교류발전기가 설치돼 있어 안정성에는 별 문제가 없어 국민들의 불안감이 많이 해소 되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뒤덮은 쓰나미로 인해 전력공급이 차단되면서 비상발전기가 물에 침수되어 사용을 못하고 냉각시스템에 문제가 일어나 1~6호기가 전부 폭발하여 엄청난 사상자와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 전력공급이 차단되었을 때 비상발전기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도 발전소에 근무하는 분들이나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이번 기회에 영광원자력발전소 1, 2호기 비상발전기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조사에 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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