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원하지 않는다. 투표연장(단일화)을...

 

쉽지않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의 ‘단일화’ 카드를 와해시킬 목적으로 나온 ‘먹튀방지법’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패 받을 테니 ‘투표시간 연장’ 카드를 뒤집을 것을 종용했다. 이에 무소속 안철수 후보까지 판에 끼어들어 “문재인의 결정을 존중하며 박근혜는 수용하라”라는 상황. 투표연장을 두고 온갖 설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개헌론 카드를 꺼낼지 주목되고 있다.

박근혜는 원하지 않는다. 투표연장(단일화)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지난 31일 드디어 신의 한수를 던졌다. 후보를 중도 사퇴할 경우 국고의 선거보조금을 못 받게 하자는 새누리당의 ‘먹튀방지법(정치자금법 개정안)’ 제안을 수용하며 대신 이 법안을 투표시간 연장(선거법 개정안)과 함께 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날 진선미 대변인은 “먹튀방지법은 새누리당이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회피하다 못해 제기한 편법”이라며 “새누리당이 이정현 공보단장을 통해 공식 제기한 이 법안에 대해 문 후보의 결단에 따라 수용의사를 밝힌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9일 박근혜 캠프 측 이정현 공보단장이 “여야가 투표시간 연장과 먹튀방지법을 동시에 논의해 관련 법을 고치자”고 제의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이 와중에 평소 ‘기득권 포기’를 외쳤던 안철수 후보까지 가세했다. 안철수 캠프 정연순 대변인은 문 후보가 후보 중도사퇴 시 선거보조금 환수법안 수용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안 후보가 제안한 투표시간 연장을 위해 문 후보가 결단한 것에 대해 존중한다"고 환영 입장을 밝히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은 약속한 대로 즉시 투표시간 연장 법안을 처리하기를 부탁드린다"고 압박에 들어간 것이다.

물론 "두 개 법안을 연계시킨 것 자체가 비겁하다고 본다" 양측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며 거리두기도 잊지 않았다. 이에 이정현 공보단장은 “동시에 논의돼야 한다는 원칙을 얘기한 것이지 연계해 처리하자는 뜻이 아니었다”며 발뺌하고 나서 ‘먹튀정당’이라는 오명을 자처했다.

 

문재인은 원한다. 먹튀방지법(개헌)을...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문재인 후보의 먹튀방지법 수용에 대해 “너무 당연한 이치다. 돈 빌린 사람이 갚는 게 당연하다”며 야권의 투표시간 연장 주장에 “당연한 의무를 이행하면서 마치 권리를 포기한 양 가장하고 마치 양보라도 한 것처럼 가장하는 것은 대통령 후보라는 것을 의심하게 한다”고 비난했지만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라는 당연한 권리를 보장하는 ‘투표시간 연장’에 대해서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모든 방법을 적극 발굴하겠다”며 “우리 당은 투표시간 연장 뿐 아니라 여러 가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물러서 여전히 ‘투표시간 연장’을 반대하고 있음을 스스로 시인하는 우를 범했다.

여의도 당사에서 잇따라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선대본부회의에서 유기준 최고위원은 투표시간 연장 필요성에 대해 “해외 사례에 비춰 봐도 국민의 참정권에 미흡하다고 주장할 이유는 없다”며 “2007년 대선 이후에는 적극 주장하지 않던 민주당이 대선 얼마 두지 않은 시점에 이런 주장하는 것은 진정성이 없는 것이다”고 말했지만 3년여 전 친박 7인이 투표시간 2~3시간 연장안보다 훨씬 강력한 ‘24시간 투표안’을 제출했던 사실이 확인돼 새누리당 스스로 모순에 갇히게 된 형국이다.

게다가 박근혜 후보조차, 대통령 후보라면 일차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에서 입장에서 봐야 할 사안에 대해 “100억이 드는데 그럴 가치 있나?”라고 발언해 뭇매를 맞는 등 현재으로서는 마땅한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

개헌만이 돌파구? 단일화 훼방>먹튀방지법>투표시간 연장>개헌론

소모적인 설전만 거듭될 뿐 먹튀방지법과 투표시간 연장 이슈에 맞설 또렷한 묘책이 없는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결국에는 ‘개헌론’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되고 있다.

박 후보는 앞서 개헌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다 입장을 밝혀왔다. 그동안 경제민주화 추진이나 경제위기 극복 등 서민 생활에 관련된 사안에 힘을 실어왔던 박 후보 측 내에서는 아직까지 이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라는 이슈를 통해 대선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타개책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민생 문제가 더 심각하므로 경제공약으로 이슈를 만들자는 주장이 엇갈리던 박 후보의 캠프에 현재로서는 단일화라는 대형 이슈에 맞설 적절한 카드는 없어 보인다.

단일화 훼방 > 먹튀방지법 > 투표시간 연장으로 이어진 대선 형국에 국면전환을 위한 ‘개헌’ 카드가 등장할지 혹은 다른 카드를 꺼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쨌든 이제 새누리당이 카드 뒤집을 차례인 것은 분명하다.

조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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