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자동차 급 발진 추정 사고 규명을 위해 ‘EDR(Event Data Recorder)’에 대한 분석 결과를 8월과 10월에 걸쳐 발표하겠다고 밝혔고, 일부 국회의원들은 EDR 설치 의무화를 위해 자동차관리법 일부 개정법률안까지 발의한 상태다.

그러나 EDR의 실효성 여부는 아직도 미지수다. EDR은 사고가 발생해야만 기록이 된다는 것으로 인명 또는 대물 사고가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슨 사고든 예방이 더 중요하다. 이런 사고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BOS(Break Override Systems)’과 급출발방지시스템(BTSI: Brake Transmission Shift Interlock)이다.

BOS는 흔히 스마트페달이라고 하며 가속과 감속에 대한 가속페달이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기계적인 움직임을 전자신호로 바꿔 전자제어장치 ‘ECU(Electronic control unit)’에 전달하여 자동차를 가속 또는 정지시킨다. 즉, BOS가 장착된 차량은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도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ECU는 가속페달 신호를 무시하고 브레이크 신호를 우선적으로 전달하여 자동차를 제어하게 된다.

급출발방지시스템인 BTSI는 브레이크를 밟아야만 변속 레버를 작동이 가능하게 해주는 전자전장 시스템이다. 이는 운전자가 블레이크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시동을 걸고 변속레버를 ‘R(후진)’ 혹은 ‘D(운전)’로 변속했을 때 자동차가 갑자기 움직여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외국 완성차 회사들은 ‘전자가속제어시스템(ETC-Electronic Throttle Control)’가 적용된 1990년대 후반부터 BOS를 장착해 왔으며 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과 같은 완성차 회사들은 2000년대 초에 전자전장시스템의의 상용화에 대한 BOS 적용을 마쳤다. 일본은 토요타의 급발진 추정 사고로 대규모 리콜로 인한 2010년 8월부터 이를 적용했지만, 혼다와 시바루는 아직 장착하지 않고 있다.

국내 완성차 회사인 현대는 2010년 3월 이후 일부 자동차를 제외한 신형 아반떼부터 모두 장착되어 있으며, 기아차는 2011년 1월 이후의 신형 모닝부터 BOS를 장착했고 르노삼성은 2000년대 초부터 장착 완료 되었다. 한국 GM의 경우 스파크/다마스/라보를 제외한 모든 자동차에 BOS가 장착되었으며 올란도 LPG은 2013년 7월에 적용 예정이다.

BTSI는 일반적으로 변속레버가 오토라면 모두 장착되어 있지만, BOS는 BTSI에 비해 많이 미흡함을 알 수 있다. 아직까지 급발진 현상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미 항공우주국인 NASA의 공동조사도 소득 없이 끝났다. 국내에서도 민관 합동조사를 나섰지만 규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에 발생한 사고를 보면 지난 달 초 대구에서 발생한 현대차 YF쏘나타(2009년식)와 2010년 미국에서 렉서스 ES350의 사고 등 급발진 추정사고에 대한 자동차 대부분은 ECU를 사용하면서 BTSI는 있었으나 BOS가 장착되지 않았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BOS의 성능을 인정하여 지난달부터 의무 장착을 권고하고 실태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그런 것 조차도 없다.

이렇듯 사고 발생에 대한 규명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사고 예방이 더 중요하다. EDR에 대한 의무장착에 대한 법률안개정도 좋지만, 그보다 BOS에 대한 장착 의무화가 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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