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그룹 허창수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이끄는 수장 GS그룹의 허창수 회장이 최근 수입차 렉서스 딜러 ‘센트럴모터스’의 2대 주주 위치에 있는 것을 두고 재계가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간 재벌의 수입차 사업분야 진출에 대해서 “손쉬운 돈벌이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목소리가 컸다. “재벌들이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공헌을 할 수 있는 제조업에 진출하지 않고, 비교적 사업 리스크가 없는 수입차 사업 등을 통해 수익을 내려하고 있다”는 얘기인 셈이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나라 산업 개발과 국민경제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설립된 전경련의 수장인 ‘허창수 회장’의 수입차 사업 참여는 그만큼 논란이 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이 2대 주주로 있는 ‘센트럴 모터스’는 렉서스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회사로, 허 회장의 삼촌인 허완구 회장의 장녀 허인영 (주)승산 대표이사가 최대주주로 등록된 회사다.

‘센트럴 모터스’, GS家 지분이 대부분

허인영 대표이사가 전체 지분의 약 18.67%를 보유하고 있고, 그 뒤를 이어 허 회장이 11.92%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허 회장의 사촌형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허준홍 GS칼텍스 팀장이 10.11%를,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이 9.76%를 각각 가지고 있다. 이를 미루어 본다면 센트럴모터스는 사실상 허 회장의 친인척들이 지분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허 회장의 일가가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는 센트럴모터스는 2003년 9월에 설립됐고, 2007년 7520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로 지난해에는 431억5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전년대비 각각 958%, 276% 폭등한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사업을 본격화한 지난 2004년 107%에서 2010년 332%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허 회장 일가의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센트럴모터스는 단지 영업손실을 막는데 급급한 처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일본 수입차에 대한 지명도 및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렉서스와 같은 일본 명차들이 각광 받을 때가 있었지만 현재는 수입차 시장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지게 됐다”며 “센트럴모터스가 다른 수입차 브랜드를 팔지 않은 이상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여타의 수입차 브랜드를 다른 대기업에서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센트럴모터스의 입지가 점점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센트럴모터스의 손실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허 회장은 수입차 사업을 중단하거나 지분을 매각하는 등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허 회장이 어떤 속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GS그룹 관계자는 “수입차 문제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GS그룹의 창업주인 고 허만정 회장의 증손자 허자홍씨가 캐나다 모터 스포츠 전문 업체인 멀티매틱과 함께 슈퍼카 개발 및 판매 사업에 돌입해 GS일가의 수입차 사업 참여의 열망은 계속되고 있다.

수입차 사업, 손 뗀 재벌가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센트럴모터스의 영업실적을 알고도 지분 매각 등을 하지 않는 허 회장과 다르게 두산은 자사 계열사인 ‘두산DFSM(구 두산모터스)'의 수입차 사업을 철수시켰다.
지난 2월, 두산그룹은 수입차 사업에서 완전히 손 뗄 것을 공식선언했고, 이에 지난 5월 혼다코리아는 두산DFMS 딜러사업권을 안호모터스에 최종 인계했다.
수입차 사업에서 철수한 두산DFMS는 혼다를 주력으로, 재규어?랜드로버 등 수입차를 판매해왔고,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과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등 창업주의 3~4세들이 대주주로 등재돼 있었다.
두산DFMS가 수입차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놓은 가장 큰 이유에 대해 “혼다차 판매량 급감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두산DFMS는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0%∼70% 상승한 611억원을 달성했지만 순이익이 43%정도 급감한 2억에 그쳤고, 게다가 “대기업이 돈벌기 쉬운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 때문에 수입차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벌들의 ‘빵집사업’ 진출로 인해 수입차 딜러 사업도 같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며 “수입차 딜러 사업은 영세 상인들이 진출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지만 재벌들이 리스크 없고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사업에만 진출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수입차 사업을…

효성·한진 등 그룹도 수입차 딜러사로 활동을 하고 있고, 사업 지분은 오너가 2~3세 자녀들이 보유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효성그룹의 계열사 ‘더 프리미엄 효성’의 경우 허 회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센트럴모터스와 마찬가지로 토요타의 렉서스를 판매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지분의 70%는 효성토요타가, 나머지 지분은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인 조현준·현문·현상 형제가 보유하고 있다.
한진건설 전 사장인 조중석 사장의 아들인 조현호씨는 최근 일본의 미쓰비시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CXC모터스를 설립했다. CXC모터스는 조현호 대표 자체적으로 설립한 회사라는 점에서 한진그룹과 연결을 짓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지난 2월에 수입차 사업에서 철수한 두산DFMS의 경우에도 두산家의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등 창업주의 3,4세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GS, 잇딴 구설수

허 회장이 센트럴모터스의 2대 주주라는 점이 세간에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GS그룹은 ‘GS칼텍스’의 자회사인 ‘GS넥스테이션’을 통해 중고차 사업까지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GS넥스테이션(옛 GS카넷)은 한국토요타자동차와의 전략적 제휴를 맺고 토요타 중고차를 판매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또한 GS칼텍스의 주유소에 입점해 있는 편의점 ‘joyMART’도 GS넥스테이션이 운영하고 있다. ‘joyMART’는 커피를 비롯해 지역 특산물도 팔고 있으며, GS그룹 비상장사 중 식료품 제조 회사인 ‘후레쉬서브’가 GS25에 김밥·샌드위치 등을 납품하고 있어 골목상권 위협은 물론, 계열사들에게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다는 따가운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허 회장은 동반성장위원회에 ‘초과이익공유제’와 ‘동반성장지수’에 관해 “법과 제도로 강제하는 동반성장정책이 아니라, 기업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동반성장정책에 대해서는 향후 전경련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GS그룹의 최근 행보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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