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가스에 노출되는 꼴’

국산차, 수입차 가릴 것 없이 국내에 시판되는 자동차 18종이 실내로 배기가스가 유입되는 문제점이 발견돼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는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현대자동차 그랜저HG 차량에서 배기가스가 실내로 유입된다는 문제가 제기돼 실험을 진행했다.

실내공기조절장치 스위치를 외부공기가 유입되지 않는 ‘내부순환 상태’에 두고 30분간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으로 급가속과 감속을 반복해 주행하는 실험을 통해 실내 배기가스 유입 상태를 조사했다.

실험 결과 배기가스인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기가스에는 일산화탄소를 비롯해 질소산화물, 오존 등 유해물질이 포함돼있다. 특히 일산화탄소는 연탄가스의 주성분으로 장시간 노출될 경우 정신을 잃을 수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그랜저HG외에 시중에 출고된 3년 이내의 차량 중 무작위로 국산차 13종, 수입차 5종을 선정해 같은 실험을 한 결과 대부분 차량의 실내에서 배기가스인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차종별로 실내 유입의 정도 차이는 있지만 특히 기아차의 K5(21.0)와 K7(17.9), 르노삼성의 SM3(15.9), 벤츠의 E350(25.4), 미쓰비시 ECLIPSE(70.7)가 정부의 실내 공간 기준치인 10ppm을 넘겼다. 조사 차량 중 유일하게 일산화탄소가 검출되지 않는 제품은 SM5 GSL이다.

이에 처음 그랜저HG로 배기가스 실내 유입의 문제점이 드러난 현대자동차 측은 무상수리 대책에 이어 자동차의 속도에 따라 공기가 자동으로 제어되는 속도감응형 공기제어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통안전공단은 인체 유해성 여부를 조사한 뒤 차량의 실내 배기가스 유입 기준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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