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용’을 보느냐, ‘박은태’를 보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현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공연 중인 체코뮤지컬 ‘햄릿’은 매년 다양한 장르로 무대에 올라간 종전의 셰익스피어의 햄릿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원작에 있는 비극의 뼈대는 유지하면서도 재즈, 스윙, 랩 등 장르를 망라한 화려한 음악으로 관객들을 열광시키는데 성공했다.

‘햄릿’의 캐릭터는 더욱 강력해졌다. 원작의 우유부단함, 정신착란을 일으키는 듯한 모습뿐만 아니라 과감하고, 남성미 넘치는 파워풀한 햄릿도 더해져 ‘햄릿’이라는 인물의 정점을 보여준다.

비극적 요소와 희극적 요소가 결합된 역설적인 매력을 가진 작품 속에서 복잡한 햄릿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김수용’과 ‘박은태’이다. 두 주인공은 각기 다른 음색과 연기로 개성이 뚜렷한 자신만의 ‘햄릿’을 만들었다. 덕분에 많은 관객들이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대신 “김수용의 햄릿이냐, 박은태의 햄릿이냐’의 고민을 하게 되었다.

햄릿 시즌 1에서부터 가히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계속해서 햄릿 역을 맡아 온 ‘김수용’은 ‘금발이 너무해’, ‘헤드윅’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얻은 경험들을 통해 초연 때 보다 더 단단해져 돌아왔다.
무대를 휘저으며 관객의 마음을 휘두르는 김수용은 이미 ‘무대에서 놀 줄 아는 배우’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다. 특히 마지막 커튼콜에서 부르는 ‘오늘 밤을 위해’는 왜 김수용이 ‘원조 햄릿’이라 불리는지를 알 수 있을 만큼 탄성을 자아낸다.

최근 제 17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남우신인상까지 수상하면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박은태’는 지난 시즌 레어티스 역을 맡아 많은 여동생들의 로망이었던 자상한 오빠의 모습을 보여주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열정적인 사랑도 하고, 끓어오르는 분노로 복수를 계획하는 진짜 ‘남자’ 햄릿으로 변신하여 돌아왔다. 평소 연습벌레로 유명한 그는 고뇌에 찬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몸무게를 5kg이나 감량해가며, 겉모습까지도 완벽한 햄릿이 되고자 했다.

이처럼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두 남자의 연기와 가창력으로 인해 ‘용릿’, ‘은릿’이라는 애칭이 생길 정도로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오필리어 역의 윤공주, 거투르트 역의 신영숙, 클라우디우스 역의 서범석, 윤영석 등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여 뮤지컬 ‘햄릿’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남심과 여심 모두를 사로잡은 뮤지컬 ‘햄릿’은 12월 17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