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따라하다가 ‘성형중독’ 늪 빠진다?

연예인들, 양악수술 통해 달라진 외모 공개…젊은층 선망의 대상
성형수술,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자신 가치 높이는 긍정적 의견도
외모에 대한 지나친 집착, 성형중독 불러오는 ‘자기 망치는 행위’
성형수술 붐 편승한 불법시술 판쳐…성형 대한 지나친 믿음 위험

최근 유명 탤런트 A모씨가 양악수술 후 훨씬 어려진 외모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양악성형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씨는 이전에 카리스마 있고, 강한 역할이나 중성적인 역할을 주로 연기했는데, 이미지 변신 차원에서 양악수술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처럼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한 특정 성형수술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대세를 이루면서 미용 성형 수술을 부추기고 있다. 이른바 ‘성형천국’이라는 한국에서 또다시 성형 열풍이 재현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다. 외모지상주의는 물론 성형중독, 자살, 성형열풍에 편승한 각종 범죄까지 사회전반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투브 등 해외 유명 동영상 사이트에서 ‘한국(Korea)’과 ‘성형(Plastic Surgery)’을 검색하면 ‘성형수술왕국’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발견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성형의 천국’이라고 손꼽히고 있다.

성형의 천국 한국에서 요즘 대세로 꼽히고 있는 성형수술이 바로 양악수술이다. 양악수술로 많은 연예인들이 개선된 외모를 공개함에 따라 양악수술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양악수술을 매우 간단한 수술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양악수술은 결코 간단한 수술이 아니라는게 성형전문의의 공통된 의견이다. 양악수술의 목적은 단순히 외모 개선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얼굴 작아지는 수술 인식 위험

양악수술은 구강외과와 성형외과에서 각각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성형외과에서도 가장 어렵고 난해한 수술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일반인들 즉 20~30대 사이에는 외모를 확실히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는 선망의 수술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급격한 상승세의 양악수술 신드롬에 대해 안면윤곽성형 전문의들은 경고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강남 한 성형전문병원 원장은 “양악수술을 ‘연예인 수술’ ‘얼굴이 작아지는 수술’이라는 인식은 매우 위험하다”며 “환자 본인에게는 매우 큰 수술이므로, 수술 및 회복 기간 등 수술에 따른 수고 대비 수술효과를 면밀히 검토한 다음 신중히 수술하도록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변화된 모습에 매료된 젊은 층은 성형에 앞서 아무런 고민 없이 선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40대 이상의 중년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 세대에서는 동안성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들 사이에서는 다른 무엇보다 젊어지려는 욕구가 가장 크다. 이들은 실제로 어려보이기 위해서 안티에이징 화장품이나 다른 제품들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말 그대로 노화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들 40대 이상의 중년들에게 동안 성형 중 가장 인기 있는 시술이 바로 보톡스다. 보톡스 시술은 간편한 주사를 통해 주름을 없애고 얼굴에 탄력을 높여주는 시술중 하나이다.

이처럼 성형수술 열풍을 일으킨 것에 대해 취업에서건 결혼에서건 외모지상주의가 판치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자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또한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가 정착되면서 부에 스펙에 따라 계급이 나뉘고 결혼으로 이같은 벽을 깨보려는 젊은이들이 더 예뻐지고 잘생겨지기 위한 몸부림으로 성형을 택했다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대중매체에서의 성형수술에 대한 연예인의 언급하고 연예인들의 도를 넘어선 성형수술에 대한 무분별한 발언과 자랑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것도 외모 지상주의의의 심화와 함께 대한민국을 성형공화국으로 몰아가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남성 30.5% “성형수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 때문일까. 외모지상주의 열풍 속에서 한국의 젊은 남녀들은 외모에 깊은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생 10명 중 9명이 자신의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고 고백했다.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이 최근 대학생 6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3.5%가 “내 외모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알바몬에 따르면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묻는 설문조사에 여학생의 96.0%, 남학생의 90.0%가 “콤플렉스가 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인 콤플렉스 부위를 묻는 질문에 여학생은 평균 2.8개, 남학생은 2.2개의 부위를 선택해 성별을 막론하고 최소 2개 이상의 외모 부위에 콤플렉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젊은 세대들은 성형을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서울시가 2010년 9월 2일 발표한 ‘2010 통계로 보는 서울남성’ 자료에 따르면 20∼30대 남성 30.5%가 남성도 성형수술을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년 전 조사 때보다 9.8%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젊은 세대의 외모지상주의가 더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시는 밝혔다. 50대 남성의 경우에는 16.1%만 ‘남성 성형수술’에 긍정적이라고 대답했지만, 2008년(8.6%)보다는 2배가량 늘었다.

또한 2007년도 서울시가 뉴스 웹진인 ‘e-서울통계’ 8호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시에 거주 10대 여성의 절반 가량이 외모를 위해 성형 수술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대 남성의 33.7%와 20대 여성의 41.2%가 성형수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젊은층의 외모지상주의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가구원 4만8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대 여성의 49.3%는 ‘외모를 위해 성형수술을 할 수 있다’고 답하는 등 전체 연령대 중에서 10대가 41.4%의 비율로 성형수술에 가장 긍정적이었다. 다음으로 20대 33.4%, 30대 24.1%, 40대 20.0%, 50대 13.2%, 60세 이상 6.8% 순이었다.

신체변형장애 때문에 성형중독 빠져

결국 많은 사람들이 성형을 선택한 이유가 외모 콤플렉스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누구나 예뻐지려 하고 외모에 신경을 쓴다는 것이 통계에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외모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문제를 낳고 만다. 정상적인 신체를 가지고도 결점이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회적·의학적 병리현상을 일컬어 ‘신체변형장애’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젊은층들 사이에서 그런 증상이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체변형장애는 멀쩡한 신체를 가지고도 어떤 부분에 결점이 있다고 잘못 생각해 막대한 돈과 시간을 투자해 신체변형에 매달리는 일종의 정신병으로 이 때문에 성형 중독증에 걸리는 사람 많다.

결국 성형중독은 마음의 병에서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예뻐지기 위해 성형을 하고 또 해도 뭔가 부족한 듯 느껴지고 그 충동을 제어하지 못할 때 성형 중독에 빠졌다고 보고 있다. ‘자신을 위해서 한 행위’가 지나쳐서 ‘자기를 망치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수년 전 한 방송에서 소개되어 큰 이목을 끌었던 ‘선풍기 아줌마’가 그 대표적인 예다. 가수였던 그녀는 자신감을 얻고 성공하고자 턱과 이마에 불법시술을 받았다. 불법시술이었지만 결과가 좋아 이후에 얼굴 곳곳에 시술을 받고 나중에는 본인이 직접 주사를 놓았다. 신체에 절대 넣지 말아야 할 파라핀과 콩기름을 주입한 것 때문에 얼굴이 일반인의 서너 배로 부풀어 선풍기 아줌마란 별명까지 얻게 되었다.

성형중독, 사망까지 불러

성형중독은 심지어 사망까지 불러올 수 있다. 실제 눈, 코에 이어 턱 수술까지 받은 성형중독의 2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2월 1일 서울 신사동 한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 교정을 위해 턱관절 수술을 받은 김모씨(21·여)가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1일 오전 11시40분부터 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뒤 40분쯤 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숨졌다. 김씨는 미용관련 대학을 다니다 휴학하고 미용학원을 다니며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가족들은 “전에도 혼자서 쌍꺼풀과 코 성형수술을 받았는데 외모에 자신감을 얻자 턱에도 손을 대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이에대해 한 성형외과 의사는 “환자의 성형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양심있는 성형외과 의사들이 많아야 한다. 특히 환자와의 상담 시 환자가 원하는 얼굴의 현실 가능성에 대해 꼼꼼한 상담을 통해 허황된 성형의 꿈을 갖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며 “또한 지나친 반복적인 수술은 의사들이 나서서 환자의 안전을 위해 컨트롤해야 한다”고 전했다.

성형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다양한 의견과 논란을 안고 있다. 그러나 인간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욕망이 있는 이상 성형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는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외모지상주의에서 비롯된 성형수술은 비단 성형중독만의 문제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성형붐을 타고 범죄행위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의료면허 없이 불법 성형시술을 해 50대 주부의 눈을 멀게 한 ‘돌팔이’ 40대 여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6월 13일 주부들을 상대로 불법 성형시술을 한 이모(40.여)씨를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 3월 23일 오후 2시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한 스포츠센터 김모(50.여)씨의 사무실에서 250만원을 받고 2차례에 걸쳐 불법 눈밑 지방 제거와 이마 주름제거 시술을 하는 등 최씨 등 2명에게 모두 3차례에 걸쳐 불법 시술을 해주고 3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다.

최씨는 눈밑 지방제거시술 이후 왼쪽 눈의 시신경이 손상돼 실명되는 피해를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7년전 성형외과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면서 어깨 너머로 의료지식을 익혔고, 직장을 그만둔 뒤 무면허 성형시술을 하다 2009년 7월 구속돼 집행유예기간 중 또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무면허 의사, 470명 성형수술 하기도

더욱 놀라운 사건도 벌어졌다. 부산에서는 무면허 의사가 1년 8개월동안 무려 470여명에게 성형수술을 해 오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2월 23일 의료자격증이 없는데도 성형수술을 해온 혐의로 부산 모 병원 실제 운영자 박모씨(38)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9년 5월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 소재 의료관광센터에 자신이 고용한 유씨 명의로 병원을 설립, 지난 1년8개월 동안 환자 472명에게 성형 수술·지방흡입 수술·보톡스 시술 등 부정의료 행위를 해 3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박씨는 1994년 발급받은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지만, 실제 간호조무 보다는 병·의원의 운영업무를 주로 해왔다. 박씨는 이 과정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유씨·이씨와 공모해 유씨 명의로 성형외과의원을 개원, 의사 행세를 하며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부산시내 여자고등학교와 일반 회사를 돌며 수술비 할인을 홍보하고, 병원안에 미스코리아·유명 야구선수 및 가수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해 환자를 끌어들였다.

박씨에게서 수술을 받은 피해자 중 A(29.여)씨는 지방흡입 수술 후 피부가 괴사하거나 흉터가 사라지지 않는 부작용으로 다른 병원에서 수개월간 치료를 받고 있고, B(53)씨는 눈꺼풀 수술 후 수술 부위에서 고름이 계속 나오는 부작용을 겪는 등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한 사람들은 대부분 수술비 할인과 이같은 광고에 속아 수술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성형붐에 편승하며 불법 미용성형에 쓰이는 제품을 수입하는 경우도 있다. 부산해경은 지난해 9월 14일 미용성형에 쓰이는 침구를 중국에서 밀수입해 국산으로 속여 팔고, 시술기구와 색소 또한 정품으로 위조해 판매하는 등 모두 45억 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을 챙긴 유명 미용업체 대표 B씨(55.서울) 등 16명을 의료기기법 위반과 상습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5억 원 상당의 의료기기를 압수했다.

유명 미용업체 대표 B씨는 2007년 2월부터 중국산 침을 밀수입해 국내제조회사에서 만든 것처럼 위조한 뒤 전국 14개의 지역총판에 미용시술용 침구를 납품 판매하고,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에 위조라벨을 붙여 판매하는 수법으로 부당한 이득을 챙긴 혐의다.

성형 부작용 10건 중 7건 불법시술

이처럼 경각심을 일으키는 사건이 종종 발생됨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불법 성형의료시술이 여전히 뿌리 뽑히지 못하고 있다. 작년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얼굴 성형 부작용 사례 10건 중 7건이 무허가 불법시술 때문이며, 그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예로는 고통을 참기 어려운 심각한 염증이 45%로 가장 많았고, 얼굴 윤곽이 변형된 경우가 36%, 나머지 19%는 감각 이상 및 이물감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성형 강국’이라는 뒤편엔 항상 ‘불법 시술’의 그늘이 공존하고 있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성형수술은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고 말한다. 성형수술 받는 이들은 성형수술에 의존하는 것은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마음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지만 손쉬운 방법인 성형수술을 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형수술에 대해 지나친 믿음을 갖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안 마련 시급”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성형수술은 자기 자신의 콤플렉스를 좀 더 커버하고 자신감을 위한 길이다”며 “하지만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고 있는 가운데 성형으로 인한 성형 중독을 일삼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외모가 중시되고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지적하며 △외모로 인한 불이익을 없애는 사회 시스템의 강화 △무분별한 성형과 다이어트의 해악에 대한 홍보 △대중매체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아름다움에 대한 교육 및 대안 제시 등을 제시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강남구에서 성형 의사가 많아 돈의 여유가 되는 사람이 성형을 한다는 속설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미래희망연대 김정 의원은 보건복지부의 ‘전문과목별 전문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 말 기준으로 서울 성형외과 전문의 607명 중 369명(60.8%)이 강남구에서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월 12일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국 성형외과 전문의 수는 총 1313명으로 강남구가 전체의 28%를 차지했다. 강남구 성형외과 전문의 수는 경기도 전체 179명 보다 많았다.

성형외과 전문의 분포는 자치구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중랑구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1명도 없었다. 도봉구(307명), 마포구(332명), 중랑구(338명), 강북구(313명), 금천구(183명) 5개구는 전체 전문의 수가 서울 강남구의 성형외과 전문의 수 보다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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