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던 사건들은 영화의 좋은 소재가 된다.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관심도를 높이기에도 유리하고, 리얼리티와 탄탄한 스토리를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무엇보다 사건 자체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들의 관심과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영화로 <살인의 추억>, <그놈 목소리>, <아이들>이 있다. 이른바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을 영화화 한 것으로 각각 1980년대 화성 부녀자 연쇄살인사건, 1991년 이형호군 유괴사건, 1991년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세 작품 모두 공소시효가 지났지만 진범이 잡히지 않은 채 끝난 사건들로 영화 속에서 보여줄 엔딩에 대해 관객들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특히 <아이들> 개봉 이후에는 실제 아이들의 부모들이 인터뷰에서 아동범죄 공소시효 폐지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면서 약 5만 명 이상이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등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는 영화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을 모으며 실제 사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공지영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도가니>는 지난 2000년부터 5년간 광주의 한 청각장애인 학교에서 일어난 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루고 있다.

당시 피해학생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지만, 가해자들은 자신이 가진 권력을 교묘히 이용, 집행유예와 징역 10개월 등 터무니 없이 가벼운 형량이 내려졌다.

사건에 대한 신문 기사를 읽던 공지영 작가는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는 한 줄의 글을 읽고 이미 집필을 시작한 다른 작품을 덮고, 소설 도가니를 쓰기 시작했고, 다음 연재 시 1,600만 클릭이라는 엄청난 조회수를 올리며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또한 군 시절 소설을 읽은 공유가 영화화를 적극 추진하면서 소설 도가니는 영화 <도가니>로 다시 한번 재창조되었다. 여기에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전작 <마이 파더>로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던 황동혁 감독이 합류했다.

황동혁 감독은 전작에 이어 또 실화가 소재이고, 어두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사건의 피해자들과 관계자들이 지금까지도 재조사 및 항소를 요구하는 등 많은 노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영화로 만들어지면 그런 노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연출을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극 중 인권운동센터의 간사 서유진 역을 맡은 정유미 역시 내가 하는 영화작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며 어느덧 잊혀진 이 끔찍한 사건에 다시 한 번 귀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지금까지도 진실을 향한 투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922일 영화 <도가니>의 개봉으로 다시 한 번 묻혀 있던 진실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공유, 정유미 주연의 <도가니>는 무진의 한 청각장애학교에 새로 부임한 미술교사가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대당하던 아이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2005년 한 청각장애학교에서 실제 발생한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일어난 충격적인 아동성범죄를 소재로 한 <도가니>는 오는 922일 개봉으로 관객들을 진실의 도가니로 안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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